중동-북아프리카 펀드 수익률 곤두박질, 돈도 썰물..이집트 등 비중 축소
이집트에서 시작된 시민혁명의 물결이 예멘과 모로코,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를 거쳐 중동의 바레인, 요르단, 리비아로 확산되면서 이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수익률도 추락하고 있다.
지금으로선 사태가 어디까지 확산될지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다행히 사태가 조기에 진정되더라도 중동, 아프리카 경제는 최소 3~6개월의 중단기적 후유증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중동 증시는 규모가 작아 조그만 충격에도 쉽게 흔들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등 왕정국가의 경우, 국가 기간산업에 치중된 산업구조를 갖고 있어 정정 불안이 국가 경제 전체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하다.
이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는, 크게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 집중 투자하는 MENA(중동·북아프리카:Middle East and North Africa)펀드와 아프리카, 중동, 이머징유럽에 투자하는 EMEA(이머징유럽·중동·아프리카)펀드 등 두가지로 나뉜다.
두 펀드 모두 중동아프리카지역에 투자하지만 최근 수익률에선 차이를 보인다. 투자 비중 때문이다.
아프리카와 중동 투자 비중이 높은 MENA펀드는 이번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반면 러시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주요 투자처인 EMEA펀드는 유탄을 살짝 비켜가는 모습이다.
◇ MENA펀드, 타격 불가피
22일 펀드 평가사 FN가이드에 따르면 21일 기준 MENA펀드가 포함된 중동아프리카펀드의 경우, 1개월 평균 수익률이 -5.35%로 해외 주식형펀드(평균 -1.60%)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9.69%로 인도의 -10.79%에 이어 끝에서 두번째다.
자금도 급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최근 한달 동안 114억원이 이탈했다. 지난주에만 41억원이 빠졌다.
투자 수요가 많지 않다는 게 불행 중 다행이다. 중동아프리카펀드는 총 30개, 설정액은 1306억에 불과하다. 1년 전만 해도 설정액이 2700억원을 상회했지만 이후 1414억원이 빠져나가며 설정액이 반도막 났다.

독자들의 PICK!
MENA펀드 중 설정액이 100억원 이상인 펀드는 'JP모간중동&아프리카증권자투자신탁(주식)A', '프랭클린MENA증권자투자신탁(주식)Class A', KB MENA증권자투자신탁(주식)A' 등 3개.
이중 설정액 600억원으로 가장 덩치가 큰 'JP모간중동&아프리카증권자투자신탁(주식)A'는 연초 대비 -10.98%, 1개월 -5.39%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설정액이 240억원인 '프랭클린MENA증권자투자신탁(주식)Class A'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6.03%에 불과하며 'KB MENA증권자투자신탁(주식)A'도 연초 대비 -5.87%의 수익률에 그치고 있다.
특히 프랭클린자산운용의 펀드는 여타 MENA펀드에 비해 중동 및 북아프리카 투자 비중이 높아 이번 사태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말 현재 프랭클린MENA증권자투자신탁(주식)Class A의 투자 비중은 쿠웨이트 34%, 카타르 24%, 이집트 23%, 아랍에미리트연합 12%, 오만 5%, 튀니지 3% 등이다.
프랭클린자산운용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아직까진 투자 비중 조절 등 구체적인 대응전략을 수립하진 않았다면서 장기화 여부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JP모간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은 이집트 사태 발발 직후 이집트와 주변지역 투자 비중을 다소 줄였으며 사태 장기화시 추가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
기준환 JP모간자산운용 상무는 "이집트 투자 비중을 다소 줄였다"면서 "그러나 현재 중동 투자 불안이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인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오세현 KB자산운용 해외운용팀장은 "지난달 말 이집트와 주변지역 투자 비중을 10%포인트 가량 낮췄다"면서 "장기화시 추가 비중 축소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 EMEA는 그나마 양호
EMEA펀드는 불안의 근원지인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투자 비중이 높지 않아 그나마 한숨을 돌리고 있다.
EMEA펀드의 한달 수익률 역시 -1.91%로 해외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을 밑돌고 있지만 투자 자산이 원자재 수출국인 러시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 집중돼 있어 오히려 이번 사태의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펀드별 수익률에서도 상대적으로 우수하다. '피델리티EMEA증권자투자신탁(주식)종류CI'가 연초 대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대부분 -4%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은 이에 대해 "이번 사태 해당국들이 집중돼 있는 MENA펀드의 경우, 일정 부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EMEA펀드는 러시아, 터키 등 이번 사태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지역의 투자 비중이 커 오히려 중동사태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자재와 안전자산 등 대안 투자처가 충분하기 때문에 굳이 중동펀드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면서 적립식의 경우, 환매기 주가가 더 중요하므로 그냥 두는 것도 괜찮지만 거치식의 경우, 비중을 줄이거나 다른 펀드로 갈아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