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본 '외국인파워' "토종이 外人 대체한다"

전문가가 본 '외국인파워' "토종이 外人 대체한다"

김부원 기자
2011.03.02 10:41

[머니위크 커버]긴급점검 외국인 파워/ 2011년 외국인 따라잡기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전백승." 이 말은 주식시장에서도 여지없이 들어맞는다. 상대방의 수를 읽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면 승산은 당연히 높아지기 마련.

국내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대표적인 적은 외국인이다. 때로는 적이 아닌 친구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외국인의 움직임에 따라 증시가 치솟기도 하고 곤두박질치기도 하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외국인의 영향력을 더욱 뼈저리게 실감할 수 있었다.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어 2100을 돌파했지만, 어느 순간 지수가 밀리면서 1900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핵심 원인은 다름 아닌 외국인의 대대적인 매물 공세 때문이다.

물론 올해 전반적인 증시 전망은 긍정적이다. 일시적인 조정도 몇차례 겪겠지만 증시전문가들은 대부분 2400선 안착도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장밋빛 전망만을 기대하며 막연한 투자해선 안 된다.

상대방을 조금 더 제대로 이해하고 이들의 매매행태에 대응하는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이 시급하다. 그리고 그 상대는 바로 외국인이다. <긴급진단 외국인 파워>를 통해 과거와 현재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을 알아보고, 향후 이들의 움직임을 예측하면서 투자 방향을 모색해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23일부터 2월23일까지 한달 동안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179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을 급격히 떠난 이유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중동국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치적인 문제들도 주요 원인이다. 특히 이머징시장에서 이탈한 자금들이 선진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 최근 증시의 특징이다.

그렇다면 외국인들은 언제 다시 국내 주식시장으로 돌아올까? 그리고 투자자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일까?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및 투자전략팀장 등 10명의 증시전문가에게 물었다.

이들은 대체적으로 1분기 말, 또는 4월 초쯤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는 특히 외국인 자금 못지않게 국내유동성이 증시를 뒷받침해줄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10명의 증시전문가 중 4명은 외국인과 국내유동성 중 어느 한쪽에 주도권이 넘어오진 않을 것이라며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고, 다른 4명은 앞으로 외국인이 아닌 국내유동성이 수급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외국인에 대한 증시전문가들의 의견을 각각 살펴보자.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국내 유동성의 중요도가 커졌다"

외국인은 빠르면 3월 초, 늦어도 4월 초에 다시 순매수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투자자들은 앞으로 외국인이 아닌 국내유동성의 중요도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만하다. 우선 채권에 있던 자금이 주식으로 넘어오느냐가 관건이다. 금리가 장기적으로 상승한다면 채권수익률이 떨어질 것이고, 결국 주식으로 자금이 넘어올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 여부도 중요하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다시 이어진다 해도 그들이 올해 20조원 이상의 주식을 사들일 가능성은 적다. 내수 공백상태에서 외국인이 주식을 팔면 고스란히 지수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이고, 지금이 그런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지수가 재상승하는 초기 국면에서 수출주 및 낙폭과대주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 만약 지수가 전 고점을 돌파하며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을 하회하면 금융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금융주 중 금리인상 수혜주인 은행 및 보험업종을 중심으로 대응하고, 증시 영향력이 확대될 경우 증권주로 대응 범위를 넓히면 된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단순한 외국인 따라 하기 자제"

한국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월 초 유출 규모가 단기간에 매우 컸다는 점, 원/달러 환율이 다시 상승해 112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 최근 급락으로 주요 아시아국가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다는 점 등이 그 이유다.

그렇지만 앞으로 외국인 수급에 의해 증시의 방향성이 결정되기보다는 국내주식형펀드, 퇴직연금, 자문형랩 등에 국내자금 유입이 활발해지면서 외국인 수급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제는 단순히 외국인 따라잡기를 할 시점은 아니라고 본다. 수급의 중심축이 변하고 있다는 점도 생각하자.

외국인은 2005년부터 2008년 금융위기 당시까지 지속적인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2007년 11월 코스피는 2000선을 돌파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국내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입이 있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최근에도 풍부한 국내 유동성 및 간접투자자금 등을 감안할 때 수급의 중심축은 변할 것으로 판단된다. 직접투자의 경우 무조건적으로 외국인 수급분석만 하기보다는 경기모멘텀, 밸류에이션, 기업이익 등을 고려한 투자가 유효하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

"국내 유동성이 증시상승 버팀목 역할"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은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외이슈에 민감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심리가 최근의 중국 긴축과 중동발 불확실성으로 위축되고 있어 외국인 매수세가 살아나기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3월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채만기 도래 또한 증시 변동성을 확대시킬 주요 요인이다. 연간 기준 외국인의 매수강도는 전년 대비 약화가 불가피하다.

그렇지만 외국인의 차익매물이 출회된다 하더라도 풍부한 국내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며 증시상승의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2007년의 경우 외국인이 25조원을 매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적립식펀드 등에 힘입은 17조원 규모의 국내 유동성이 유입되며 코스피는 32% 상승했다. 국내 유동성 여건은 2007년보다 우호적인 상황이다.

물론 투자자들은 외국인들의 매매 패턴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 방법은 단순하다. 만약 외국인이 특정 종목을 사기 시작했다면 개인들도 이 종목들을 꾸준히 보유하거나 사는 게 맞다. 하지만 개인들은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팔아버리는 경향이 있다. 외국인들은 평균 단가를 올려가며 사는 것이고, 개인들은 그것에 편승하면 된다. 외국인들이 이탈을 시작했다면 개인들도 초기에 나오면 된다. 외국인이 어떤 패턴을 보일 때 과감하게 동참하라.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국내유동성이 매수세의 중심축"

인플레이션 이슈가 이머징시장의 경우 유동성 과열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지만, 선진국에서는 감내할 만한 수준으로 보인다. 결국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증시로 글로벌 유동성이 움직이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1분기 인플레이션 이슈가 부각되는 시점에서 한국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세가 본격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만 한국의 유동성 긴축 정도가 인도 등 다른 이머징국가에 비해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 매수세는 다시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또 올해는 외국인에서 개인, 투신 등 국내유동성으로 매수세의 중심축이 이동하는 한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의 매수 여부에 크게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된다.

▶김주형 동양종합금융증권 투자전략팀장

"외국인은 여전히 증시 주도세력"

현재 국내는 물가 상승속도가 경기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국면이다. 이런 경우 과거 외국인들은 국내증시에서 순매도 우위를 유지했거나 매수 규모를 축소했다. 이번에도 당분간 외국인 매도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국내 경기선행지수 반등 국면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1분기 말이 그 시작 시점이 될 것이다.

물론 올해 증시에는 외국인보다 개인자금이 더 많이 유입될 전망이다. 대표적인 것이 랩에 유입되는 자금이고 주식형펀드에도 개인자금이 많이 몰릴 것이다. 그렇지만 시장영향력에 있어선 여전히 외국인을 무시할 수 없다. 자금의 양과 상관없이 외국인이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올해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지난 2년과 다른 증시 흐름이 예상되는 시점이다. 우선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통화정책 변화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국내 및 신흥국 경제성장과 기업이익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가시화되면서 본격적인 상승랠리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상반기는 위험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고, 하반기부터 성장과 이익모멘텀이 강한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

"장기 분산투자로 외국인 따르라"

2009년 이후 외국인의 평균 매수 지수대는 1700포인트 수준으로, 환차익을 제외하고 2000포인트를 가정하더라도 15~20% 수준의 잠재수익만 달성한 상황이다. 과거 2003년과 2004년 순매수 이후 집중매도 기간에 평균 48% 수준의 잠재수익을 달성했다는 점, 기관의 대응 수급이 좋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외국인이 대량으로 주식을 팔고 떠날 가능성은 낮다. 앞으로도 외국인이 시장을 리드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들은 외국인이 한국시장에서 돈을 버는 이유를 잘 따져봐야 한다. 정보의 우위보다는 막대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한 장기 분산투자가 비결이다. 외국인은 2008년 말 주가가 급락한 이래 2년간 꾸준히 분산 저가매수를 해왔다. 개인투자자들이 흔들리는 이유는 투자 초기 많은 비용을 넣어 변동성 위험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식은 시간과의 싸움인 만큼 투자시계가 장기이고, 분산하는 구조로 접근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

"외국인과 국내유동성 비중은 각 50%"

글로벌 유동성위기 이후 외국인은 우리 시장에서 상당한 수익을 거뒀지만 아직도 배부른 상태가 아니다. 2009년 1분기부터 2010년 4분기까지 외국인은 478억8000만달러의 주식을 순매수했는데 이 기간에 외국인들은 주가와 원화환율의 변동을 통한 비거래요인으로 1438억5000만달러의 평가익을 얻었다.

그렇지만 2007년 3분기부터 2008년 4분기에는 1344억1000만달러의 평가손을 입은 바 있다. 2005~2006년에 그랬듯이 글로벌 경기호황기에 주식시장이 줄 수익으로 배를 채우기 위해 조금씩 순매수를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국내유동성이 들어올 시기가 됐다는 점에도 주목해야겠다. 채권자금이 급속히 이탈하면서 주식시장으로 오는 것이다. 글로벌 자금 역시 채권에서 주식으로 옮기는 모습인데 이머징증시가 이런 수급상황에서 소외되진 않을 것이다.

외국인과 국내유동성 중 어느 한쪽이 수급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 구분하긴 힘들다. 아울러 개인들은 올해 어떤 시점에서 외국인이 투자자산의 1.9% 전후로 주식을 순매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겠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

"외국인과 국내유동성을 함께 보라"

글로벌 매크로지표 중 인플레 관련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글로벌 자금이 이동한다는 점이 최근 외국인 자금이탈 현상의 특징이다. 외국인의 매수 전환은 중동발 민주화 리스크 축소와 3월 PIGS 국채만기 부담해소 시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9월 이집트 대통령선거 마무리와 중동지역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이와 관련한 리스크가 해소될 때 외국인 매매패턴의 변화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국내자금도 증시로 들어오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는 완전히 외국인이 증시를 주도한 상황이었다면, 올해는 외국인과 국내유동성 둘을 함께 봐야 한다. 물론 외국인의 매매패턴에 꾸준히 집중해야겠다.

▶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외국인 매도 시 코스닥 중소형주 주목"

주도권에 대해 얘기하긴 어렵다. 전체적으로 수급상황이 좋진 않을 것으로 본다. 외국인과 국내유동성 중 어느 한쪽의 자금이 증시로 대량 이동하진 않을 것이다. 주가를 한단계 올릴 만큼 강한 외국인의 매수세를 기대하긴 어렵다. 대규모 매도가 이어지진 않겠지만 주도권을 외국인이 잡지도 않을 것이란 얘기다. 국내 투자가들의 상황도 그다지 좋진 않다. 역시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이 있고 시장에 대한 확신이 적기 때문이다. 어느 시점에선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하겠지만 그 규모가 크진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외국인 매도국면에서 대응할 수 있는 투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는데,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코스닥 중소형주에 주목할 만하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강도가 강화되고 있는 시기에 상대적으로 코스닥시장은 외국인 매도에 안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 1월 말 기준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가 보유하고 있는 코스닥 종목 중 1월 한달간 투신권에서 순매수를 기록했고 현재 시장대비 밸류에시션 매력과 EPS(주당순이익) 증가율이 모두 양호한 종목으로성우하이텍(9,490원 ▲290 +3.15%),에스엠(98,200원 ▲1,100 +1.13%),디지텍시스템,하나마이크론(34,750원 ▲1,250 +3.73%)등을 꼽을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국내 유동성도 외국인 수급 못지않다"

2분기 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둔화되고 유가 역시 하향 안정되는 모습을 보일 시점은 2분기 중반 이후로 예상된다. 따라서 2분기부터는 매수세가 점차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MSCI 가입 이슈도 외국인의 매수 재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유동성도 증시 상승에 외국인 수급 못지않은 역할을 할 것이다.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는 것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므로 외국인이 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겠지만, 국내 수급을 간과해서도 안 된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조정 흐름이 이어질 공산이 높다는 점을 생각하고 외국인의 매매흐름, 특히 외국인 선호업종을 중심으로 한 매매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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