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굶으면 성인병 걸릴 위험 높아져"

"어릴 때 굶으면 성인병 걸릴 위험 높아져"

이언주 기자
2011.03.24 10:41

[나눔캠페인]전문가들 "국가영양관리 체제 필요"

당뇨병 환자 김모씨(65)는 어릴 적에 가정형편이 어려워 죽이나 개떡으로 끼니를 때운 적이 많았다. 그조차 못 먹는 날도 있었다. 김씨는 "어렸을 적엔 당뇨병이 뭔지도 몰랐다"며 "못 먹고 자란 게 당뇨병 위험을 높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정최경희 이화여대 예방의학 교수는 "어린 시절 굶은 경험이 많으면 나이 들어서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며 "아동ㆍ청소년기에 끼니를 잘 챙기는 것이 당뇨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가 지난해 975명의 남녀 노인을 연구한 결과, 어릴 적 굶은 경험이 있는 남성이 당뇨에 걸릴 확률은 18.4%로,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6.5%포인트 높았다. 굶주린 경험이 있는 여성의 당뇨병 발병률은 21.8%로, 경험이 없는 여성보다 7%포인트 높았다.

사춘기에 굶주린 경험도 성인기 건강에 큰 영향을 준다. 스웨덴 학자 스파렌의 연구에 따르면 굶주림이 극심한 지역에서 9~15세의 사춘기를 보냈던 사람들은 성인이 된 후 고혈압, 허혈성 심질환, 출혈성 뇌졸중에 걸리는 확률이 다른 지역 사람보다 높았다.

정 교수는 "영양 균형은 아동, 성인, 노년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관리될 필요가 있다"며 "결식을 포함한 빈곤 아동 문제는 평생에 걸쳐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혜련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 국민 영양문제에 대처할 영양정책과 이를 추진할 조직이 여러 부처와 기관에 분산돼 일처리가 유기적이지 못하다"며 "국민 식생활을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하는 국가영양관리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