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발언으로 불거진 '초과이익 공유제‘에 대한 논란이 급기야 감정싸움으로 가열돼 동반성장위원회 정체성까지 흔들고 있다.
사실 동반성장위원회는 민간의 자율기구로 출발했으나 실제 추진주체는 정부였다는 것이 새삼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중립적이지 않고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면 동반성장정책도 민간의 의견이 공정하게 반영되었다고 보기 힘들 것이다.
특히 동반성장위원장의 정치적 성향과 기업관이 한쪽으로 편향되었을 경우 신뢰성 있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논란의 핵심이 되었던 초과이익 공유제가 대표적인 예이다.
정운찬 위원장이 제안한 초과이익공유제는 한마디로 대기업이 거둔 초과 이익 가운데 일부를 중소기업에도 나눠주자는 것이다.
하지만 '초과이익'이란 말은 경제학에서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다. 초과이익이란 말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적정이익'이란 말이 사회적 합의로 받아들여져야 하다.
적정이익이란 기업이 시장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최소이익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적정이익은 회계 상의 이익이라기보다는 기회비용을 포함하는 극히 주관적인 것이므로 객관화하기 어렵다.
글로벌 경쟁에 노출되어 있는 대기업들은 개별기업마다 처한 경영여건과 기업환경이 다르다. 단기적으로 누리는 이익은 언제라도 경쟁기업에게 잃을 수 있고, 심지어는 적자로 돌아설 수도 있다.
따라서 초과이익공유제를 도입할지의 여부는 개별기업들이 처한 상황과 계획에 따라 알아서 결정할 일이다. 굳이 제3자가 관여하지 않아도 기업은 시장에서 저렴하고 질 좋은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과의 거래를 다양한 지원수단을 써서라도 놓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거래란 양 당사자의 필요가 있을 때 발생한다. 즉 거래자체에 쌍방의 이익이 이미 존재한다. 시장에서 결정된 가격을 통해 지불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 당사자의 거래에 어느 일방이 사후적으로 추가이익을 제공한다는 것은 기업의 이윤동기를 치명적으로 훼손하는 것이다.
독자들의 PICK!
사실 납품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이익공유제를 통해 대기업으로부터 '불확실한 미래 이익'을 기다리느니 대기업과의 거래관계에서 '가격'을 통해 '확실한 이익'을 챙기는 것을 선호할 것이다.
일각에선 이미 삼성그룹에서 연말에 임직원들에게 보너스 형식으로 주고 있는 프로핏 셰어링(Profit Sharing, 초과이익분배)을 '초과이익공유제'와 유사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삼성의 PS는 타 기업과의 임금차이를 보전해주는 임금성격이 짙다. 삼성전자의 초임은 금융권이나 타 기업들에 비해 결코 높지 않다. 기업 내부에서 더 노력해 당초 목표보다 더 많은 노력의 결과를 얻어 이를 직원들에게 보상하는 임금성격의 제도로 초과이익공유제와는 엄연히 다르다.
기업이 초과 이익을 외부와 공유해야 한다면 당연히 나올 수 있는 말이 '초과손실 공유제'라는 얘기도 가능하다. 기업이 손실을 볼 경우 그 손실의 일정부분을 협력사와 나눠야 한다는 논리도 가능하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자신들의 손실을 떠넘길 경우 이를 올바른 제도라고 할 수 없듯이 정당하게 얻은 이익을 강제로 나누라는 얘기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대-중소기업간의 진정한 동반성장은 강제적인 초과이익공유제도 성과공유제도 아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스스로 협력의 필요성을 느껴서 공동의 혁신활동으로 원가절감, 품질향상, 신제품 등을 개발하고, 그 결과로 나타난 성과뿐만 아니라 위험도 사전에 합의한 방식으로 나눌 때 가능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