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프리미엄아울렛 전성시대/ 롯데의 반격 카드는?
‘파주 목장의 결투?’
신세계의 파주프리미엄아울렛 오픈에 가장 신경이 곤두선 쪽은 아무래도 롯데다. 유통계의 오랜 라이벌이기도 하지만 백화점 못지않게 최근 아울렛시장에서 신세계와 팽팽한 대결구도를 형성하고 있어서다.
롯데 내부에서 조차 “과거에 비해 백화점보다는 아울렛 사업부문에서의 성과가 확실히 늘었다”고 평가할 만큼 신세계와 롯데 간 ‘아울렛 대전’ 은 이미 불붙었다는 게 업계의 정설. 당장 이번 신세계의 파주프리미엄아울렛 오픈에 대한 롯데의 ‘맞짱’이 시작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12월 경기도 파주출판문화단지 내에 ‘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을 오픈한다. 신세계첼시의 프리미엄아울렛과는 불과 6㎞, 차로는 10분 거리에 터를 잡았다.
총 4개의 블록에 지하 3층, 지상 3층 높이로 구성되는 롯데 파주아울렛은 지하층은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지상 1~2층은 판매시설로 국내 및 해외 프리미엄급 브랜드가 입점한다. 지상 3층의 경우 쇼핑과 함께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문화시설과 레스토랑도 들어선다.
롯데는 우선 영업면적 약 3만1113㎡(약 9412평)에 165개 브랜드를 확보한 신세계에 비해 3만5000㎡(1만여평)의 영업면적과 170여개 브랜드 유치라는 ‘맞대결’ 구도를 형성하며 매장 규모와 상품경쟁력 면에서 한발 앞서겠다는 전략을 내세운다.

◆올 12월 파주점 오픈으로 ‘맞불’… 170개 브랜드 선봬
여기에 신세계 아울렛보다 서울에서 차량 이동 시 10분 정도 가까운 곳에 위치해 서울과 경기권 고객들을 흡수한다는 전략, 그리고 명품보다는 철저히 ‘백화점형 아울렛’을 표방하겠다는 의지도 곁들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명품아울렛과 프리미엄아울렛은 엄격히 구분해야 하는 개념”이라며 “신세계의 아울렛이 ‘명품’ 콘셉트로 소비자들에 알려지고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명품아울렛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첼시 입장에서 한국은 세계 각지에 있는 매장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명품 브랜드 수급이 현실적으로 원활하지 못할 것이라는 논리다. 신세계 아울렛에 샤넬, 구찌, 버버리 등의 주요 명품 브랜드가 빠진 것도 같은 이치라는 것.
이에 따라 롯데는 롯데백화점 내 브랜드나 기획전에 활용했던 제품들을 ‘파주프리미엄아울렛’에서 더 싸게 공급한다는 것을 마케팅 골격으로 내세운다.
독자들의 PICK!
롯데가 신세계와의 ‘파주대전’에서 이처럼 유독 전의를 불태우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파주 부지 매입과정에서 신세계에게 ‘새치기’를 당한 아픔과 얽혀있어서다.
롯데는 2008년 1월, 파주의 통일동산 아울렛 부지를 놓고 소유주인 부동산개발업체 CIT랜드와 장기 임대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곧바로 정식 매매계약을 추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협상에 진전이 없자 CIT랜드 측이 롯데 대신 신세계에 땅 매입을 요청했고, 신세계가 롯데보다 비싼 평당 120만원을 제시해 거래를 성사시키면서 손도 못써보고 신세계에 해당 부지를 넘겨야 했다.
이후 신동빈 회장 등 롯데 경영진은 파주에 대체지 확보를 강력히 지시했고 결국 현재의 파주출판단지로 부지를 확정했다. 그러나 롯데가 신세계보다 3.5배가량 비싼 평당 422만원에 부지를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싸게 줬다”는 주변의 평가를 받고 있다.
◆여주 신세계 겨냥해선 2013년 이천점 배치
파주 못지않게 신세계의 명품 아울렛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건 롯데의 또 다른 주력지역은 바로 이천이다.
롯데는 2007년 신세계가 미국계 유통기업인 첼시와 손잡고 경기 남부권에 출점한 여주프리미엄아울렛 1호점과 30㎞ 정도 떨어진 경기도 이천에 프리미엄아울렛을 짓기로 했다. 개장 시기는 2013년 상반기.
사업진행을 위해 롯데는 지난해 12월 이천패션물류단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패션유통물류㈜ 측과 7만7000㎡(약 2만3300평)의 부지 매입 계약을 체결하고, 김해점과 같이 쇼핑과 휴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교외형 프리미엄아울렛을 구상 중이다.
연면적 8만2700㎡(약 2만5000평)에 영업면적만 3만3000㎡(약 1만평) 규모인 롯데 이천아울렛은 이천패션물류단지 주위에 대형 쇼핑시설이 거의 없어 여주 신세계 아울렛과의 박빙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수도권과 강원, 충청권에서 몰리는 신세계 여주아울렛 고객들이 주로 영동·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차로 30분 이내 거리인 롯데 이천아울렛과 상권이 겹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의 자신감은 김해아울렛에서?
시기적으로 이천과 파주, 모두 신세계에 ‘선수’를 빼앗긴 셈이지만 나름 롯데는 프리미엄아울렛시장에 대한 자신감이 그 어느 해보다 충만하다. 그도 그럴 것이 2008년 12월 김해 관광유통단지에 세운 ‘프리미엄아울렛’ 1호점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속속 내놓고 있기 때문.
주로 명품을 판매하는 김해아울렛은 지난해 매출만 1930억원으로, 전년대비 16.4%의 매출성장률을 보이면서 부산·경남 일원의 쇼핑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우선 버버리, 아이그너, 듀퐁, 라우렐 등 명품 23개 브랜드를 포함한 국내외 140여개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20~6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교외에서 쇼핑과 여가를 동시에 누리고 싶어 하는 고객들을 위해 테마형 쇼핑공간을 마련하거나, ‘샤롯데광장’을 만들어 음악회, 콘서트 등 각종 문화공연을 펼친 점도 고객들의 호응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롯데는 향후 용인, 과천, 오산 등 수도권 인근 지역이나 지방 광역시 부근에도 사업성과 접근성이 맞는다면 언제든지 프리미엄아울렛에 진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