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부채위기가 악화되고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와 글로벌 경기 하강에 대한 전망이 뉴욕 증시를 한달래 최저치로 끌어내렸다. 유가와 유로화도 떨어졌다. 반면 국채와 금 가격은 올랐다.
23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130.78포인트, 1.1% 하락한 1만2381.26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4월19일 이후 최저치다. 그나마 다우지수는 장 중 한 때 180포인트까지 확대됐던 낙폭을 축소했다. S&P500 지수가 1.2% 하락한 1317로, 나스닥지수가 1.6% 미끄러진 2758로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이날 지난 4월19일 이후 처음으로 50일 이동평균선 밑에서 하락해 기술적으로 추가 약세를 예고했다.
S&P의 투자 전략가인 샘 스토발은 S&P500 지수가 4월29일 고점인 1369.91 대비 숨 고르기 양상이라고 할 수 있는 5~10% 하락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1295, 조정이라고 하는 10~20% 하락을 보이기 위해선 1137 밑으로 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침체장이라고 할 수 있는 20% 이상의 하락은 S&P500 지수가 1090 밑으로 하락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스토발은 하지만 현재의 경제지표와 주가수익비율(PER)을 감안할 때 뉴욕 증시가 침체장 영역으로 내려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달먼 로즈&Co의 수석 포트폴리오 전략가인 브라이언 로셔는 "약간의 매도자가 출현했지만 매수자는 없었다"며 "지금 매수자는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일 이유가 없으며 어닝시즌이 끝나면서 매수자들은 증시를 떠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로셔는 S&P500 지수가 50일 이동평균선에 이어 100일 이동평균선(1313)을 시험하고 있다며 100일 이동평균선이 깨지면 매도세가 좀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로셔는 하지만 고점 대비 5~7%가량의 완만한 하락을 예상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주식 리서치 이사인 앤드류는 S&P500 지수의 4월 고점인 1369 대비 5% 하락한 1295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들어 고점 대비 5~7%의 하락을 예상한다며 뉴욕 증시는 여름까지 2~3%가량 더 떨어져야 한다는 의미다.
독자들의 PICK!
TEAM 애셋 스트래터지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제임스 데일리도 "단기적으로 증시가 과매도됐다고 보지만 현재 분위기상 S&P500 지수가 1300에서 1280 수준으로 내려가도 전혀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뉴욕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 증시까지 일제히 급락하며 MSCI로 측정한 글로벌 증시는 이날 1.8% 떨어져 두달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ING 뉴욕의 자산배분 대표인 폴 젬스키는 이날 증시 하락의 주요 원인은 "글로벌 경기 냉각과 유럽의 부채 위기 고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주말 신용평가사 피치의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과 S&P의 이탈리아 등급 전망 하향이 부정적인 심리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주말 지방선거에서 스위스의 집권 사회당이 참패했다는 점도 스페인의 긴축 노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을 부추겼다.
이 결과 이날 유로화는 달러당 1.4052달러로 거래되며 달러 대비 2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로화는 이달 들어 달러화 대비 5% 이상 급락했다. 강달러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배럴당 2.40달러 하락해 97.7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강달러로 달러 약세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원유와 주식에 대한 매수 포지션까지 잇달아 청산되고 있다. 이 결과 이달 들어 뉴욕 증시는 3~4%, 국제 유가는 14% 이상 미끄러졌다.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지표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럽의 구매관리지수(PMI)까지 부진하게 발표되면서 글로벌 경기가 하강 사이클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 자본재, 기초소재 등의 업종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팀 파이낸셜 매니저의 수석 투자 책임자(CIO)인 제임스 데일리는 "유럽의 부채 위기는 1년 이상 계속되고 있는 이야기"라며 "지금 증시를 내리 누르는 더 큰 힘은 글로벌 제조업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고 이것이 상품가격까지 끌어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버클리도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올초 3.3%에서 최근 2.7%까지 낮아졌다며 이같은 경기 둔화가 최근 증시 약세의 가장 큰 촉매라고 봤다.
S&P의 스토발은 "최근의 증시 약세는 주가와 상품가, 10년물 국채 수익률의 동반 하락과 더불어 글로벌 경기 둔화를 예고하는 달러 강세와 함께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NYSE 아멕스, 나스닥지수의 거래량은 64억4000만주로 지난해 일평균 거래량 84억7000만주는 물론 올들어 일 평균 거래량 76억3000만주도 밑돌았다.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지 않았다는 점은 매수자가 부재한 가운데 팔 사람만 팔았으며 패닉은 없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