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에게 듣는 종합상사의 매력과 한계는

전문가에게 듣는 종합상사의 매력과 한계는

지영호 기자
2011.06.24 10:50

[머니위크]다시 뛰는 종합상사/ 사공목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종합상사가 부활의 몸짓을 벌이고 있다. IMF경제위기를 거치면서 몰락했던 종합상사가 2010년을 전후로 대기업의 품에 안기더니 자원 확보의 전초기지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자원개발과 삼국 간 거래를 통해 서서히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종합상사는 최근 2년간 대기업의 품으로 들어갔다. 상사 1위 기업인대우인터내셔널(85,100원 ▲5,600 +7.04%)이 포스코의 품에 안겼고,현대종합상사(26,150원 ▲1,200 +4.81%)는 현대중공업의 글로벌 전초기지가 됐다. 쌍용 역시GS글로벌(3,170원 ▲575 +22.16%)로 간판을 바꾸고 GS그룹의 첨병이 됐다.

국내에서 종합상사 유용론을 펴고 있는 국무총리실 산하 산업연구원(KIET) 사공목 연구위원을 만나 종합상사의 매력과 한계에 대해 들어봤다.

류승희 기자

▶대한민국의 종합상사, 그동안 어떤 길을 걸어왔나.

-그동안 종합상사는 경제개발 과정을 거치면서 수출의 첨병 역할을 하며 1970년대 후반부터 승승장구했다. 그만큼 직원들의 대우도 좋았다. 높은 보수와 더불어 해외지사 파견이라는 달콤한 조건이 따라붙었다. 해외출입이 자유롭지 않던 시절, 해외 파견은 일종의 특권과도 같았다. 오죽했으면 배우자 직업 선호 1순위가 ‘상사맨’이었겠나.

그러나 수입을 경시한 결과 수입과 수출의 균형적 발전을 통한 안정적 수입모델 구축에 실패했다. 특히 제조기업의 성장에 따라 그룹 내의 수출을 대행하는 단순한 중개무역은 더 이상 비즈니스로 쳐주지도 않는다. 대신 해외투자 및 자원개발, 신사업 영역 개척 등 다양한 수익모델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

IMF금융위기 이후 종합상사의 상당수가 워크아웃 상태에 빠지는 등 위기를 맞았다. 최근에는 다시 업적도 호조되고 있으며, 자원개발이나 대형 해외 프로젝트의 수행 등에서 활발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어 종합상사의 기능 및 역할이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종합상사의 매력은 무엇인가.

-종합상사는 돈이 되면 무엇이든지 한다. 빠르게 변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만큼 종합적이고 신속히 경영환경에 대응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종합상사의 자체 설비가 거의 없는 것도 같은 이유다. 시대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특화된 측면이다.

종합상사는 뛰어난 정보력과 해외의 네트워크망을 통해서 비즈니스의 니즈를 발굴하고 사업화하는 데 특화됐다. 만약 자원개발 등 해외사업을 수행할 때 자금 조달 등 컨소시엄 멤버의 리더나 조정자 역할도 수행하기 용이하다.

상사가 보유하는 다양한 경영자원과 다양한 업종과의 조합 시 발휘되는 기능 종합성은 새로운 사업영역에서도 제조업체에 비해서 우위를 가진다. 예컨대 IT, BT 등의 첨단기술 분야, 환경문제 등 사업은 거래규모 및 장래의 불확실성이 크다. 광범위한 지역을 영업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이종 간 협업도 필요하다. 상사의 조정역할이 없어선 안 된다.

▶대기업의 종합상사 활용 전략은 어떤 것이 있나.

-종합상사는 그룹 및 계열사의 해외 자원개발사업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들어 종합상사들이 앞다퉈 뛰어들었던 자원개발사업들이 2010년 하반기부터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종합상사의 수익 호전 이유다.

선두업체는 단연 대우인터내셔널이다. 종합 소재ㆍ자원그룹으로의 발전을 지향하는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자원권익(미얀마가스전, 중앙아시아 및 아프리카 희귀금속 등)과 철강 수출을 위한 해외 거점의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위해 대우인터내셔널을 끌어안았다.

대우인터는 세계 58개국, 94곳에 달하는 국외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아프리카를 예로 들면 이집트 카이로, 케냐 나이로비, 알제리 알제,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튀니지 등 8곳에 지사와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카이로에 연락사무소 1곳만 운영하고 있는 포스코 처지에선 대우인터내셔널의 네트워크는 커다란 자산이다.

▶종합상사의 최근 이슈는 무엇인가.

-최근 동향 중 특이한 점은 종합상사가 석탄을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의 시위로 인해 유가불안이 고조되고, 일본의 지진으로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비교적 안전한 석탄을 대체제로 여기고 있다는 뜻이다.

석탄은 석유나 천연가스에 비해 매장량이 풍부하고 개발이 쉬울 뿐 아니라 주로 호주·중국·동남아 등 상대적으로 정치가 안정된 지역에 매장돼 있다.

흔히 석탄을 공해를 유발시키는 구시대적 연료로 생각하기 쉽지만 천연이나 액화석탄 등 고급 제품으로 가공되고 있다. 과거와 같은 석탄이 아니다.

업계도 석탄에 대한 관심이 많다. 몽골 타반톨고이 유연탄 광산개발 프로젝트에 국내 종합상사가 다수 참여했으며, 호주에서 현대종합상사와 대우인터가 유연탄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종합상사 선진국 일본의 경우는 어떤가.

- 일본은 종합상사의 천국이다. 산업규모로 보면 500배 이상이다. 대우인터의 지난해 매출이 15조7000억원 수준인 반면 미쓰비시상사의 매출은 260조원(2011년 3월 기준, 일본의 회계기준월은 3월)을 육박한다.

최근 일본종합상사는 중국 등 신흥공업국의 왕성한 수요확대와 자원에너지 분야의 가격상승으로 호조를 지속하고 있으며, 전력, 물처리산업 등 인프라 비즈니스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올리고 있다.

미쓰비시상사의 경우 매출액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금속자원 4.4조엔(전년대비 21.3% 증가), 기계정보산업 3.5조엔(12.9% 증가), 연료 3.9조엔(20% 증가), 화학 2조엔(13.2% 증가), 식료품 4.4조엔(3.8% 증가) 등이다.

일본종합상사의 2011회계연도 경영과제는 적극적인 사업투자 추진과 수익규모 확대다.

▶종합상사가 갖고 있는 문제점이나 한계, 리스크는 없나.

- 종합상사는 한국과 일본에만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그만큼 국제사회에서는 생소한 업태로 간주된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 산정 시에 불이익을 받는 이유다. 투자할 돈이 없다는 점이 종합상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다.

해외 기관투자가는 종합상사에 대해 5가지로 문제점을 제기한다. 우선 비즈니스 모델로서 이해하기 어렵고, 둘째로 다른 업종 및 국제 수준에 비해 낮은 수익률, 즉 거액의 매출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자본효율)이 극히 낮다는 점, 셋째로 경영정보 공개 미흡과 내용 파악이 곤란해 경영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점, 넷째로 중개업자로서 장래성이 부족한 업태라는 한계, 다섯째로 그룹이나 거래선 기업과의 주식 상호보유 경향이 강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자신의 생산설비 등 자산이나 자본을 많이 보유하기 보다는 타인 자산 및 자본의 활용을 중심으로 하는 업태로서 부채비율이 높은 특성과 담보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안정적인 주력사업 모델이 장기적으로 지속되지 않고 자주 변하는 특성이 문제시되기도 하지만 이는 동시에 장점으로서도 기능하는 측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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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산업2부장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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