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기름값 랩소디/ 유가 전망 및 정유주 투자
국내외로 유가가 말썽이다. 국내에선 치솟는 기름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3개월간 리터당 100원 할인 정책을 실시했다. 그나마 이 정책도 7월6일로 끝이다.
국제적으로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직접 나섰다. IEA가 28개국에서 7월 한달간 매일 200만배럴씩, 총 6000만배럴을 방출키로 한 것이다. 비축유 방출로 국제유가가 안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 역시 단기적으로나마 국제유가가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안정세가 얼마나 지속되느냐가 문제다. 또 유가 등락이 증시에 미칠 영향에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투자자들 역시 정유주를 비롯해 유가와 관련된 일부 업종들의 향방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비축유 방출로 유가 안정될까?
전략 비축유 방출은 유가를 안정시키는 데 효과가 있을까? 과거의 사례를 보면 일단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과거 비축유 방출은 1991년 걸프전 발발 당시(1월16일)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가 발생했던 당시(9월2일)에 두 차례 있었다. 걸프전 때는 두달간 1720만배럴을 방출했고, 카트리나 사건 때에는 현재와 같이 200만배럴씩 30일간 총 6000만배럴을 방출했다.
증시 애널리스트들은 당시 비축유 방출이 유가(WTI기준) 상승세를 저지하는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재만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1991년에는 비축유 방출을 통 해 유가가 단기적으로 40% 가까이 하락했다"며 "2005년에도 낙폭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단기적으로 9% 가까운 하락을 유도했다"고 밝혔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 역시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이번 비축유 방출을 통해서도 국제유가의 단기적인 하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이번 방출은 2005년 사례와 비슷한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며 "따라서 유가하락은 예상되지만 3분기 이후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박정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조치는 미국 GDP(국내총생산)에서 70%를 차지하는 소비를 부양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유가가 WTI 기준으로 배럴당 80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배럴당 90달러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적다는 신중한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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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국제유가가 하락한 만큼 국내 기름값도 떨어질 것으로 기대해선 안 된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국내 기름값도 안정되겠지만 하락폭이 국제유가와 다를 수 있다.
백영찬 연구원은 "국제유가와 국내 기름값이 분명 연동성은 있지만 하락폭이 같은 것은 아니다"며 "특히 기름값 할인정책이 3개월 만에 종료되므로 국내 기름값 하락폭이 기대보다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안정되면 정유주의 앞날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가뿐 아니라 정유사들의 주가 흐름도 관심거리다. 비축유 방출에 따른 정유주의 가격 하락도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 하지만 정유주의 가격 하락은 단기에 그칠 수 있으므로 비중을 확대해도 좋다는 의견도 있다.
백영찬 연구원은 "과거 경험상 비축유 방출 3개월 후부터 국제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3분기 국제유가가 단기적으로 하락하겠지만 중국의 디젤 수출 감소와 석유제품의 화력발전용 수요 확대로 정제마진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3분기 유가하락에 따른 일시적인 재고평가 손실은 있겠지만 국내 내수가격은 오히려 정상적으로 환원될 가능성이 크다"며 "긴 안목으로 본다면 정유업종의 비중확대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 역시 정유주의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손 연구원은 "비축유 방출로 정유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얼어붙었다"며 "하지만 하반기 성수기 진입에 따른 정제마진 반등 기대감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유가등락보다 실질적인 정제마진 개선과 정유사들의 실적개선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손 연구원은 정유업종 중 하반기 최선호주로S-Oil(119,400원 ▼1,400 -1.16%)을 꼽았다. 그는 "상반기 최선호주였던GS(75,700원 ▼1,100 -1.43%)역시 여전히 유망하다"며 "하지만 정유 및 윤활유 부문에서 원가경쟁력이 우위에 있고, 석유화학부문에서도 고부가제품 비중이 비교우위에 있는 S-Oil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한편 백영찬 연구원이 제시한 정유 3사의 적정주가는SK이노베이션(132,900원 ▼300 -0.23%)33만원, GS 11만원, S-Oil 19만원이다. 이 정유사의 6월29일 종가는 각각 20만2500원, 7만9400원, 14만원이다.

정유주 外 유가하락 관련주는?
유가 등락이 정유주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유가하락으로 가격 변동이 예상되는 다른 업종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IEA의 비축유 방출 결정이 주도업종의 차별화로 연결될 수 있다"며 "6월 말 기준으로 각 업종별 가격, 실적, 밸류에이션을 근거로 분석한 결과 전월대비 운송, 기계 및 조선, 건설, 보험, 음식료 업종의 투자메리트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업종은 실적과 가격상의 메리트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유가 하락과 관련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며 "기존 주도주인 화학, 정유, 자동차 모두 지난달보다 투자메리트는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단 자동차만 점수 하락폭이 제한적이므로 자동차의 비중은 유지하는 전략이 좋다는 게 심 팀장의 견해다.
박정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가 하락이 수요 감소에 의한 것이라면 화학과 정유 업종의 펀더멘털에 심각한 훼손을 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2009년 1월 이후 WTI 기준 유가와 업종별 시장 대비 상대수익률 간의 관계를 보면 자동차, 화학, 유통, 에너지가 상관계수가 상당히 높았다"며 "반면 단기적으로 금융, 항공, 음식료의 경우 원유시장이 불안정할 때 좋은 피난처가 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