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국내 최초 토종 풍력단지, 인천 영흥을 가다

# 지난 20일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화력발전소 인근에서 열린 국산 풍력 상용화단지 준공식. 행사 시작 5분여 만에 참석자들은 온몸이 땀에 젖었다. 온도계를 보니 섭씨 34도였다. 전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바닷가 근처라 바람은 많이 불었다. 이 바람(5m/s)에 높이 80미터의 거대한 풍력발전기 9대가 힘차게 돌고 있었다.
같은 시각 전국에선 전력수요가 폭증했다. 최대전력 수요는 7035만㎾로 예비전력은 744만㎾~837만㎾에 불과했다. 전력예비율(최대 전력수요 대비 예비전력 백분율)이 10.4%~10.6%대를 유지했는데,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리는 5.6%에 고작 300만kW 정도의 여유밖에 없었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전력수급 문제로 마음을 졸였던 지식경제부 관계자들은 이날 힘차게 돌아가는 풍력발전기를 보며 작은 위안을 삼았다. 이들 발전기가 생산하는 전력량(22MW)은 인천 영흥도 인근 1만2000가구가 동시에 쓸 수 있는 양이다.
이날은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풍력발전기 9개로 이뤄진 풍력단지가 문을 여는 날이었다. 정석부 영흥화력발전소 본부장은 "오늘처럼 전력 수요가 많을 때 풍력발전기가 많았다면 다른 비용 없이 전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전력난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영흥 풍력단지처럼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풍력 발전기가 국내에 더 많이 들어서야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풍력발전기는 모두 219기(설비용량 350MW)다. 이 중에서 국산 풍력발전기는 영흥 풍력단지를 포함 총 16기에 불과하다. 그동안 국산 풍력발전기는 성능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데다, 납품과 실증 실적이 부족해 해외는 물론 국내 시장에서도 자리 잡지 못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풍력발전기가 외국에서 수입됐다.
지식경제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남동발전과 함께 영흥 풍력단지를 구상했다. 궁극의 목적은 해외 수출이다. 지경부는 지난해 1월부터 총 564억 원을 투입, 9개의 풍력 발전기 생산에 들어갔다. 제조업체는 모두 세 곳인데유니슨(1,490원 ▼2 -0.13%)(2㎿)이 3개,삼성중공업(26,900원 ▼100 -0.37%)(2.5㎿)이 4개,두산중공업(93,600원 ▼6,000 -6.02%)(3㎿)이 2개를 만들었다.
이번 풍력단지 운영으로 그동안 풍력발전기 수출에 최대 걸림돌이었던 실증 실적을 확보하게 됐다. 순수 국내 기술로 풍력단지를 만들었다는 것이 입증돼 수출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또 화력이나 다른 발전 설비와 달리 전기 생산 과정에서 약 3000톤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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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지경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인천 앞바다에 위치한 영흥 국산 풍력 상용화단지는 인천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한눈에 볼 수 있어, 우리나라에 오는 해외바이어들에게 자연스럽게 홍보할 수 있다"며 "우리의 우수한 풍력 기술력을 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동발전은 이번 영흥 풍력단지를 시작으로 국내 유휴 부지를 적극 활용해 '제2의 국산 풍력단지'를 추가로 만들 계획이다. 또 국산 풍력 제조업체와 함께 미국과 동유럽(루마니아, 우크라이나) 등 해외 풍력 시장 진출도 추진할 방침이다.
장도수 남동발전 사장은 "정부와 여러 기업들이 힘을 모아 인천 영흥도에 풍력발전 단지를 만들었는데, 앞으로 이 설비들을 핵심 수출 품목으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2015년 세계 풍력시장이 150조 원으로 급성장하는데, 15%이상 점유율을 기록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