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주간 주식시장 급락으로 주식 값이 매우 싸 보이는 듯싶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기여건 악화로 기업의 미래 수익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캐피탈IQ는 기업들의 향후 12개월 이익 전망을 근거로 할 때 미국 S&P 500 지수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10.6배로, 역대 평균치 17배를 크게 밑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앞으로 벌어들일 이익에 비해 현재의 주가가 형편없이 낮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와 투자자는 WSJ에서 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최근의 경제여건 악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기업 이익 전망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가운데 월트 디즈니와 주니퍼 네트웍스 등 주요 기업이 암울한 실적 전망을 내놓아, 지켜보는 이들을 불안하게 한다.
◆ 기업 이익 전망치, 경제여건 악화 반영해야
아담 파커 모간스탠리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올 하반기와 내년 이익 전망에 대한 컨센서스가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가수익비율을 언급하며 "`P(주가)`가 떨어졌지만, 우리는 아직 `E(이익)` 감소를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커는 S&P 500 종목의 2012년 주당 순이익이 103달러를 기록하리란 예측을 근거로, 올 연말 S&P 500 지수의 목표가를 1238선(15일 마감가 1204.49p)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같은 전망치는 월가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파커는 자신의 이러한 전망도 너무 낙관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파커는 유럽의 불확실성과 취약한 경제, 미국의 정쟁, 여기에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지적하고 "여건들이 아직 부정적인 쪽에 있고, 상황이 개선되기 보다는 악화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경제여건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기업 이익 성장에 대한 애널리스트 전망에는 큰 변화가 없다. 금융정보업체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에 따르면 S&P 500 종목의 3분기 이익 전망은 7월 이후 0.2% 소폭 하향 수정됐지만, 4분기 전망치는 오히려 상향 조정됐다.
또 캐피탈IQ의 조사에서도, S&P 500 종목의 향후 12개월간 이익 전망은 주당 105.69달러를 기록해, 6주전 조사 때(102.26달러)보다 되레 높아졌다. 2012년 연간 이익 전망은 이 보다 더 높은 주당 113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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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헤드는 (낙관적인) 이익 전망이 맞는다면 현재의 주가는 정말로 싸다고 볼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업 수익성이 강하게 유지될 때를 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지금 주식이 싼 이유는 리세션이 임박했고, 이익이 매우 나쁠 것이란 믿음이 많이 생겨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키 프라이빗 뱅크의 닉 레이치 선임 부사장은 지금까지 절대 다수 기업의 이익 전망치가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웃돌았지만, 앞으로 5분기 동안은 예상치에 미달한 기업의 수가 증가하는 반면 예상을 웃돈 기업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주가 싸지도 않고, 이익전망 좋지도 않다"
데이비드 비앙코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스트래티지스트는 2010년 12월 S&P 500 지수가 올 연말에 1400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금은 취약한 경제와 잠재적인 외부 충격이 기업들에 타격을 입힐지 우려한다.
비앙코는 "대단히 중요한 의문은 내년 (S&P 500 종목의) 이익이 주당 100달러 또는 110달러가 될 것이냐가 아니라, 90달러, 80달러 또는 70달러가 될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주가 하락이 경제를 약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전개될까 걱정한다. 통상 주식 값이 하락하면 가계의 소비가 위축되는 `역 부의 효과(negative wealth effect)`가 발생한다.
물론 지금이 주식 매수의 기회로 생각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지난주 S&P 500 기업의 배당수익률이 50년 만에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을 웃돈 점도 주식 투자 메리트를 높이고 있다. 일부에선 미국 경제가 부진하지만 내수시장 의존도가 높지 않은 미 기업의 실적개선이 이어질 것이고, 여건이 더 악화되면 연준이 `3차 양적완화`도 사용할 것이란 주장을 펼친다.
노이버거 버먼의 레아 모디글리아니 수석 부사장은 "3차 양적완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고 효과적일 것"이라며 "기업 수익이 계속 괜찮다면 사람들이 주식시장에 달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주식 값이 싸거나 이익전망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