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월부터 CJ제일제당 편의식 마케팅팀 소속 직원들은 전국 리 단위 마을까지 누비며 막걸리 사업 파트너 찾기에 골몰했다. CJ제일제당이 지역의 숨은 막걸리 명가들을 발굴해 전국적으로 유통시킨다는 방침을 세운 직후였다.
경남 창녕군 본초리의 막걸리업체 '우포의아침'도 CJ제일제당이 이렇게 발굴한 중소기업이다. 지역 특산 쌀과 청정 양파를 사용해 만든 우포의아침 생막걸리는 CJ제일제당이 원하던 바로 그 숨은 고수였다.
하지만 우포의아침은 CJ제일제당 입장에서는 구멍가게 수준을 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무엇보다 막걸리 맛은 뛰어났지만 방서 방충시설 개념조차 없을 정도로 양조방식은 체계적이지 못했다.
그러나 CJ제일제당과 우포의아침 박중협 대표이사는 이 한계를 뛰어넘어 보자는데 의기투합했다. 이때부터 CJ제일제당은 중앙연구소 직원을 우포의아침에 파견해 수개월간 상주시켰다.
공장은 서서히 CJ제일제당의 까다로운 요구기준에 맞춰 탈바꿈했다. 양조 공정에 클린룸을 만들어 이 물질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했고 위생기준을 높이는 한편 생산공정은 표준화했다.
막걸리의 관건인 '맛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에도 착수했다. CJ에서 파견한 연구원은 다양한 발효온도로 양조한 막걸리를 하루에 3말씩 마실 정도로 일관된 맛을 찾기 위해 애썼다.
CJ제일제당과 우포의아침이 손잡고 진행한 노력들은 곧바로 매출로 결실을 맺었다. CJ제일제당과 협력하기 이전까지 우포의아침 월 매출은 1000만원에 그쳤지만 최근 월 매출은 1억6000만원을 넘는다. 우포의아침은 지난달에는 CJ제일제당의 도움으로 막걸리 280톤을 일본으로 수출하는 길도 텄다.
CJ제일제당은 우포의아침과 함께 했던 상생협력을 모델로 지역 유망 식품업체들과 협력 체제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24일 서울 필동 CJ인재개발원에서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사를 비롯해 주요 협력업체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CJ제일제당 협력사 상생 동반성장 협약식'을 개최한 것도 이 연장선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강원도 전두부, 여수 돌산갓김치, 충북 대추고추장 등 지역 유망 식품업체 10곳을 선정해 전국 단위로 알릴 예정"이라며 "지역 업체 판로를 키워주고 브랜드 파워를 높여주는 실질적인 지원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1차로 선정된 10개 업체 외에 앞으로 유망 식품업체 상생협력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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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이 이처럼 지역 식품업체들을 적극 도우려는 배경은 한식 세계화와도 맥을 같이 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중소규모 식품브랜드가 전국 브랜드로 되고, 해외 수출도 늘게 되면 이것이 곧 한식 세계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국내 1위 식품업체인 CJ와 중소업체 모두 윈-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지역 식품업체 외에 주문자상표부착으로 식품을 납품하는 업체들과 포장재 구매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상생 프로그램도 가동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