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 ‘’맑음’ 주택 ‘흐림’

수익형 ‘’맑음’ 주택 ‘흐림’

지영호 기자
2011.09.16 09:16

[머니위크]보름달 재테크/추석 이후 부동산시장 전망

오세훈 전 서울시장 마저도 고생이다. 오 전 시장이 공관을 나와 전셋집을 마련하려고 하는데 이게 쉽지 않은 모양이다. 전임 시장이 이정도니 시민은 오죽하랴.

전세난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서울 수도권 거주자들은 추석 이후 전셋값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전셋값뿐만이 아니다. 내집 마련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잠재적인 주택 수요자들은 침체된 주택시장에 훈풍이 없다면 쉽게 뛰어들기를 꺼리는 분위다.

수익형부동산은 그나마 상황이 좀 낫다. 소형주택의 임대수요가 여전한데다 주택임대사업 규제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명절은 부동산 시장의 중요한 분기점

지금까지 추석과 같은 명절은 국내 부동산에 변화를 가져왔던 시기다. 세계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뉴스가 잠정휴업 상태인 국내 시장에 뒤늦게 반영되기도 하고 물가 안정을 고민하는 정부의 정책들이 명절 이후에야 생활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을 확인할 수 있는 탓이다.

친인척들과 둘러앉아 나누는 정보들도 추석 이후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는 계기가 된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명절이야말로 부동산 시장의 민심을 볼 수 있는 시기”라며 “봄·가을 시장의 시작인 동시에 한해 주택시장의 분수령”이라고 평가했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부사장 역시 “그동안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에서 추석이나 설은 투자를 강화할지, 혹은 반전시킬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점이 됐다. 특히 성수기 때는 투기수요로 이어지는 경향이 강했다”면서 “주택구매통계를 보면 정보제공자가 자신과 관계없는 이른바 부동산 전문가나 공인중개사의 조언을 구하기보다는 가족이나 친지를 신임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흔히 친척이 ‘판교에 상가투자를 했다가 1억원을 챙겼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뒤따라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들고, ‘요즘 부동산 투자는 끝물이다. 친구도 분당에 아파트 샀다가 물려서 대출이자만 매달 수 백 만원씩 나간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투자를 기피하는 식이다.

투자의 자신감이나 두려움이 다른 사람에게 전이되는 이른바 ‘전염효과’다. 전염효과를 통해 가격이 오르면 함께 오르고 내리면 같이 내리는 무한연쇄가 반복되면 결국 투기적 수요가 몰리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현재 부동산 투자의 성적이 나쁘다는 점에서 추석 이후의 전염효과는 ‘비관론’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수익형 맑음, 주택시장 흐림

추석 이후 부동산시장은 호재와 악재가 상존하는 시장이다. 호재는 정부정책이 궁극적으로 친시장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8·18부동산 대책에서도 드러나듯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세제 완화와 공급 활성화에 있다.

특히 임대사업자 등록기준이 완화되면서 투자수요가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으로 몰릴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박 부사장은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에 대해 “베이비 부머의 노후 부동산이 관심을 끌면서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같은 임대소득형 상품이 캐쉬플로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반면 주택시장을 비롯해 전체 부동산시장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상황반전의 모멘텀이 없다는 것이 한계 이유다. 금융시장의 악재가 부동산으로 유입되는 자산을 원천적으로 봉쇄해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의 어려움이 오히려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예컨대 논두렁에서 물을 차단하면 벼농사가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다. 자본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지 않는 이유로 금리인상, 총부채상환비율(DTI) 유지, 대출 규제 등이 있다.

박 부사장은 “현재 부동산시장은 금융시장에 종속된 상태”라며 “부동산이 투자상품으로 변질됐고 그만큼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에 더 이상 안전자산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일부에서 주가 폭락에 따른 대체상품으로 부동산 자산을 꼽고 있지만 올바른 판단은 아니라는 것이 박 부사장의 생각이다.

◆전세가 비율 높은 곳 찾아야

현재 수도권 주택시장은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고 전셋값은 피로감이 올 정도의 누적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 지방시장의 매매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지방시장의 상승세도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는 지방시장의 상승세도 올해까지로 예상하고 있다. 부산에서만 올해 2만가구의 분양을 준비하는 등 분양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다.

지역별·규모별로 보면 의외로 매매가가 상승한 지역도 없지 않다. 함 실장은 “안양·수원·화성·오산·하남·구리·남양주 등에서 20평형대가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에 비해 3000만~4000만원 상승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이들 지역의 특징은 가격이 높지 않으면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이 높은 단지다. 대략 4000만원 정도 차이가 있다면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향을 나타낸다.

함 실장은 “북아현동 경남2차 아파트의 경우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90%에 이른다”면서 “담보대출총량제로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전세가격이 받쳐주고 시세가 잘 떨어지지 않는 곳을 찾는다면 자기자본비율을 줄이더라도 주택 구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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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산업2부장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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