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통화정책주간, '완화로 한 클릭?'.. 韓 금리결정에 관심 집중

전세계 통화정책주간, '완화로 한 클릭?'.. 韓 금리결정에 관심 집중

권성희 기자
2011.09.05 15:18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지난 2일 이례적으로 한국 기사를 1면 사이드에 실었다. '한국의 인플레이션이 금리 인상 필요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제목이었다.

FT는 기사 첫 문장에서 "한국의 8월 물가상승률이 5.3%로 3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수출 둔화 조짐에도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로이터는 5일 '성장 우려로 딜레마에 빠진 아시아 중앙은행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같은 아시아의 몇 안 되는 선진국조차 글로벌 성장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금리 인상을 연기해야 한다는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며 FT와 상반된 분석을 내놓았다.

서로 다른 전망 자체가 물가를 보면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 경제를 보면 도저히 금리를 올릴 수 없는 한국은행의 갈등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주는 아시아 통화정책 주간, 브라질 참조할까

이번주에는 아시아에서 호주가 6일, 일본이 7일, 한국을 위시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필리핀이 8일 금융통화회의를 연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이들 아시아 국가 모두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가운데 가장 먼저 금리를 올리며 긴축으로 돌아섰던 호주의 경우 금리 선물 동향을 봤을 때 트레이더들이 0.2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았던 브라질이 지난 8월31일 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하면서 긴축정책을 펼치던 국가들 사이에서 금리 인하의 첫 신호탄을 쏘아올린데 따른 것이다.

HSBC 홍콩 법인의 아시아 경제 리서치 대표인 프레데릭 뉴만은 "모든 국가가 브라질처럼 급격하게 통화정책을 바꾸진 않겠지만 전반적으로 통화완화 쪽으로 한 걸음 이동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은 지난주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가 12%로 중국의 두 배, 한국의 세 배 수준을 넘는다. 로이터는 브라질과 비교해 "아시아 국가 대부분은 조달 금리가 엄청나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라며 "중국과 한국, 인도의 기준금리는 물가상승률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글로벌 경제가 꺾이고 있는 상황에서 고물가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과 수요 약화 때문에 금리 인상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물가상승률이 3년래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과 중국의 고민이 깊다.

◆한국과 비슷한 처지, 중국의 선택은?

중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아 최근 선진국 경기 하강이 상당한 부담이다. 하지만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8월31일 공산당 기관지 치우시에 게재한 글에서 경제의 최우선 목표는 물가 안정이라고 밝혀 추가 긴축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와 상반되게 트레이더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대출 조건을 완화할 것이란 소문이 돌기도 했다.

오는 16일 발표가 예정된 중국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2%로 7월의 6.5%에 비해 소폭 낮아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클레이즈 캐피탈 싱가포르 법인의 이코노미스트 주 왕은 "물가상승 압력은 여전히 높지만 고점을 쳤다"며 "아시아 국가가 조만간 통화완화로 돌아서진 않을 것으로 보지만 긴축은 막바지에 도달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칭후아대학의 패트릭 쇼바넥 교수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인플레이션은 구조적이기 때문에 유가와 농산물 가격이 하락한다고 잦아들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인플레이션은 통화 공급의 급격한 팽창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이 한국과 다른 점은 중국의 경우 고용시장이 매우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물가 상승에 따른 임금 인상 요구가 가능해 추가적인 물가 상승의 위험이 잠재해 있다. 싱가포르도 2분기 실업률이 2.1%에 불과해 노동력 수급에 여유가 없다.

미국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경우 신흥국 물가가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따라서 스탠다드 차터드는 보고서에서 "현재로선 아시아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더블딥(이중 침체)에 대비해 공격적인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예방적인 차원의 스탠스를 취할 것"으로 예상했다.

◆선진국도 이번주 중앙은행 주간..통화정책에 관심

아시아의 일본(6일)과 호주(6일)를 비롯해 캐나다(7일), 영국(8일), 유로존(8일) 등 선진국들도 사실상 미국만 제외하고는 이번주에 일제히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은 미국과 영국과는 달리 올들어 2차례 금리를 올렸던 ECB이다.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지난달 말 성장 전망이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기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금리 정책의 변화를 시사했다.

실제로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ECB가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ECB가 올해 안에 금리를 내리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긴축은 마무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화정책회의뿐만 아니라 이번주에는 중앙은행장의 행보가 유독 관심을 끈다. 일단 오는 9일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주요 7개국(G7) 중앙은행장들과 재무장관들이 회의를 갖는다.

하루 전인 8일에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네소타주에서 연설한다. 버냉키 의장 외에도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6일,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가 7일 강연한다. 두 사람 모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이다.

FOMC 위원은 아니지만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7일과 9일 연달아 연설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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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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