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펀드들 주식 외면 "10년 수익률 채권보다 못해"

국부펀드들 주식 외면 "10년 수익률 채권보다 못해"

권성희 기자
2011.09.29 14:53

'금융위기의 구세주' 되지 못할 것

전세계 국부펀드들의 투자 전략이 바뀌고 있다. 주식이 지난 10여년간 선진국 국채보다 못한 수익률을 내면서 인프라와 부동산 같은 대안 투자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

로이터는 28일(현지시간) 주식 수익률이 최근 10여년간 크게 떨어지면서 국부펀드들이 주식과 채권, 현금으로 이뤄진 전통적인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나 부동산 등 주식 외에 다른 형태의 위험자산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미국 주식은 지난 111년 이상 실질 기준으로 연평균 6.3%의 수익률을 내왔다. 이는 같은 기간 국채 수익률 1.8%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국채 수익률은 1980년부터 2010년말까지 연평균 6%로 올라 거의 위험자산인 주식 수익률을 따라잡았다.

특히 지난 2000년부터 2010년까지는 채권 대비 주식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마이너스(-) 3.2%로 떨어졌다. 이는 국채 수익률이 오히려 주식 수익률보다 연평균 3.2%포인트 가량 높았다는 의미다.

로이터가 지난 10년간 누적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도 채권이 89%였던 반면 글로벌 주식은 59%에 그쳤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기관 대표인 존 너지는 "장기적으로 주식이 채권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낸다는 것은 다 알고 있다"며 "하지만 1990년 이후 일본 증시를 보면 장기간이라는 것이 매우 긴 세월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빚을 내서 투자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장기간 투자할 있는 국부펀드조차 아주 오래 참을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일부 국부펀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두자리수의 손실률을 기록한 뒤 1년 단위로 수익률을 평가 받게 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초 발간한 보고서에서 "다른 민간 투자자들처럼 국부펀드도 위기 때 입은 극심한 손실로 다양한 종류의 리스크를 이전보다 더 민감하게 인식하고 아마도 더 회피하게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부 국부펀드는 운용 규정이 변해 이제는 투자 목적에 재정적, 경제적, 금융적 안정성을 포함시켜야 하며 이 결과 국부펀드들이 좀 더 안정적이고 유동성이 풍부한 자산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4조달러에 달하는 국부펀드가 2008년에 위기에 빠진 서구 금융회사에 800억달러를 투자했던 것처럼 현재 유럽 위기에서도 구원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호주의 760억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는 지난주 글로벌 시장의 혼란 때문에 현금 비중을 늘릴 계획이며 당분간 신규 투자를 자제한 채 관망세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JP모간이 대표적인 국부펀드를 분석한 결과 자산의 절반 이상은 상장회사 주식에 투자하고 31% 가량은 채권과 현금, 나머지 20% 미만은 헤지펀드나 상품, 부동산, 인프라 같은 대안자산에 투자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식 비중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 JP모간의 판단이다.

JP모간의 국부펀드 글로벌 대표인 패트릭 톰슨은 "과거 주식의 수익률은 빈도로 표시하면 정규분포의 모습을 뛴다고 생각돼 왔는데 이러한 믿음이 과거만큼 적절하지 않게 됐다"고 지적했다. 주식에서 과거처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반면 인프라의 경우 직접 거래를 해야 하거나 파트너십으로 참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과거 10년간 수익률은 매우 높았다. 골드만삭스 인프라 지수는 지난 2001년 이후 거의 100% 가까운 누적 수익률을 올려 왔다.

또 투자 부동산 데이터뱅크에 따르면 글로벌 부동산도 2000년부터 2010년까지 87.2%에 달하는 수익률을 냈다.

이런 가운데 카타르 투자청(QIA)의 카타르 디아르는 지난 8월에 영국 런던의 올림픽 선수촌 5억5700만채를 부동산 개발업체 델란시(Delancey)와 함께 공동 매입했다고 밝혔다. QIA는 영국 런던의 W호텔도 2억파운트에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 에미리트의 아부다비 투자청도 사모펀드 투자 활동을 늘리면서 인프라 투자 기회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12개월간 국부펀드의 전체 투자자산 가운데 부동산은 12%를 차지해 금융, 에너지, 전력, 제조업의 뒤를 이어 투자 비중이 높았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너지는 "국부펀드들이 좀더 평범한 투자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국부펀드 같은 대형 펀드가 금융위기의 구세주가 될 것이란 기대도 있었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문제가 훨씬 심각했다"고 말했다.

또 국부펀드가 프랑스 은행에 투자할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아마도 유럽 은행 위기는 정부가 담당해야 할 것"이라며 "국부펀드 같은 제 3자가 이번 위기의 해법이 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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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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