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찰 기준을 완화했다지만 '눈가리고 아웅'이죠. 중소 가구업체들에겐 공공입찰이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중소 가구업체 관계자)
동반성장을 외치며 대기업의 '희생'을 강요하는 정부가 정작 산하 공공기관들이 발주하는 조달물량에선 중소기업을 '왕따'시키는 이중 잣대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특히 까다로운 입찰 참가자격과 평가기준을 제시하며 사실상 중소업체들을 배제시켜 특정업체 몰아주기 의혹이 심심찮게 제기되는 등 공공조달 입찰과정의 잡음은 여전하다.
최근 대한체육회의 진천선수촌 가구입찰 선정과정이 대표적인 경우다. 특정업체 몰아주기 논란으로 기준을 완화했다는 대한체육회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업계 상위 업체인 퍼시스와 리바트 2곳만 참여해 퍼시스가 결국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조건이 완화됐어도 정작 중소업체들이 참여하기 어렵고 선정을 위한 품평회에서도 '특정업체 봐주기'가 노골화됐다는 게 중소가구업체들의 불만이다.
한 중소가구 업체 관계자는 "20억원 이상 단일 납품 실적이 있는 업체에게만 입찰자격을 주는 것은 중소업체들의 입찰기회를 아예 박탈하는 것"이라며 "고작 6억3000만원 납품 규모라면 5억원 이상의 납품실적이 있는 업체에게도 기회를 주는 게 당연한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재입찰을 통해 품평회에 참여하려 했던 한 중소업체는 중도에 포기했다. 특정업체의 봐주기가 정도를 넘어섰다는 이유에서다. 이 업체 관계자는 "품평회는 원칙을 갖고 진행해야 하는데, 발주기관이 규정을 어긴 업체에게 편파적인 편의를 봐줬다"면서 "이번 입찰 과정에 대한 감사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발주하는 가구 공공조달 시장을 보면 이들 업체들의 불만에 수긍이 간다. 조달청이 2009년부터 2011년 10월 현재까지 입찰이 진행된 다수계약자제도(MAS)에 의한 가구업체들의 납품실적에 따르면 퍼시스는 2009년 859억원, 2010년 857억원, 그리고 올 10월 현재까지 618억원을 공공조달을 통해 수주했다. 수의계약까지 포함한다면 지난해 1000억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올해는 이를 훨씬 넘어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전체 가구 조달물량의 70%이상을 '독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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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들이 공공조달시장에 참여할 수 없도록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을 개정해 국회에 상정한 상태다. 하지만 퍼시스는 '인적분할'이란 기막힌 방법을 동원해 사실상 '무늬만 중소기업'을 만들어 내년에도 조달시장에 계속 참여할 수 있는 '법적 인증'을 마쳤다. 동반성장의 진정성을 중소업체들이 피부로 느끼게 하려면 공공조달시장서부터 정부의 철저한 제도적 보완노력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