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9조 최대 공기업 온다" 나주시가 '들썩'

"매출 39조 최대 공기업 온다" 나주시가 '들썩'

정진우 기자
2011.11.04 06:20

[르포]한국전력 본사 신사옥 착공식 열린 '나주 혁신도시' 가보니

↑ 한전 신사옥 건립 부지. 원래 배나무가 많은 낮은 구릉지대였는데, 평평한 땅으로 다져졌다. 이곳엔 오는 2014년까지 31층 높이의 한전 본사 신사옥이 들어선다.ⓒ정진우 기자
↑ 한전 신사옥 건립 부지. 원래 배나무가 많은 낮은 구릉지대였는데, 평평한 땅으로 다져졌다. 이곳엔 오는 2014년까지 31층 높이의 한전 본사 신사옥이 들어선다.ⓒ정진우 기자

2일 광주광역시 신촌동에 위치한 광주공항에서 자동차로 40분쯤 달리자 732만7000㎡(약 220만 평) 규모의 광활한 황토 벌판이 나왔다. 전남 나주시 금천·산포면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배나무로 가득 찬 낮은 구릉 지대가 지금은 평지로 재탄생했다.

땅은 고르게 다져진 상태였다. 공사 시작을 알리는 표지판들이 여기 저기 꽂혀 있었다. 이곳은 인구 5만 명의 자족형 거점도시로 지어질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부지다. 오는 2014년까지 총 1조4175억 원이 투입돼 도시가 새로 형성될 예정이다.

혁신도시엔 국내 최대 공기업인한국전력(41,250원 ▼2,450 -5.61%)을 비롯해 한전KDN, 한전KPS, 한국전력거래소 등 전력 자회사와 한국농어촌공사 우정사업정보센터 등 모두 15개 공공기관이 입주한다. 이전기관 종사자를 위해 올해 안에 아파트 등 공동주택 5200가구가 건립되며, 입주 시기에 맞춰 초등학교 1곳과 중학교 1곳이 신설될 예정이다. 공공기관별 부지 조성이 이미 끝나 건물만 지으면 된다.

기자가 찾은 2일 오후엔 한전 본사 신사옥 착공식이 열렸다. 행사장은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였다. 행사에 참석한 인사들은 저마다 '광주·전남 혁신도시' 시작을 알리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 2일 오후 나주 혁신도시에서 열린 한전 신사옥 착공식왼쪽 네번째가 김중겸 사장, 다섯번째가 김황식 국무총리다.(사진: 한국전력)
↑ 2일 오후 나주 혁신도시에서 열린 한전 신사옥 착공식왼쪽 네번째가 김중겸 사장, 다섯번째가 김황식 국무총리다.(사진: 한국전력)

김황식 국무총리는 "한전이 신사옥 완공과 함께 빠른 시일 내에 지역의 중심 기업으로 뿌리를 내려 모든 시·도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바란다"며 "한전 이전은 광주·전남 혁신도시의 성공적인 추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나주가 지역구인 최인기 민주당 의원도 "지난 2005년 나주가 혁신도시로 지정된 이후 한전 본사를 유치하기 위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피나는 노력을 했다"면서 관사를 한전 본사이전 팀에게 내준 임성훈 나주시장 등의 유공자에게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행사장을 찾은 광주와 나주 시민 1000여 명은 하나같이 부푼 기대감을 나타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공기업인 한전 본사가 둥지를 튼다는 사실에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시민들은 특히 김중겸 한전 사장이 본사 이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자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김 사장은 "한전을 비롯한 에너지 관련 기업의 동반 이전은 광주·전남 지역의 고용창출과 함께 생산유발로 이어져 지역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이곳이 에너지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주에서 음식점을 하는 박광식(55세)씨 역시 "한전이 안 오면 어쩌나 그동안 노심초사 걱정을 많이 했다"며 "오늘 착공식을 보니까 진짜 오긴 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두발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광주에서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점순(48세)씨는 "한전이 오면 지역 경제가 살아날 것이다. 광주가 나주와 인접해 있기 때문에 광주에서 출퇴근 하는 사람도 많을 테고, 쇼핑객들도 늘어날 것"이라며 "주변 상인들도 크게 반기고 있다"고 한전 본사이전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한전은 연 매출 39조원, 총 1만9000여명의 임직원, 3조600억 원(2011년 상반기 기준)의 예산을 집행하는 매머드 급 공공기관이다. 나주에 들어서는 신사옥에 오는 한전 본사 직원은 1500명 정도지만, 그 가족을 비롯해 자회사와 협력업체 직원 등을 감안하면 1만 명 정도의 인구가 나주로 유입된다. 이들이 미칠 파급효과는 주거, 교육, 문화 등 다방면에서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8만5000명의 나주시가 들썩거리는 이유다.

↑ 한전 신사옥 투시도.(자료: 한국전력)
↑ 한전 신사옥 투시도.(자료: 한국전력)

한전이 오는 2014년 신사옥을 완공하고, 본사 이전을 완료되면 이곳은 에너지산업의 성장 동력 기반을 다지게 된다. 또 지역산업을 활성화하면서, 광주·전남 혁신도시 균형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동반 이전 기관인 한국전력거래소, 한전KDN, 한전KPS 및 유관 기업들과 에너지 관련 산학연 클러스터도 만들어진다.

총 공사비 1853억 원이 투입되는 한전 신사옥은 14만9372㎡(4만5185평)의 부지에 지하 2층∼지상 31층 높이로 건립된다. 연 면적 9만3222㎡(2만8200평)를 자랑하는 호남의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한전 신사옥은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따라 태양광 발전설비,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시스템 등 에너지 절약형 건물로 지어진다. 업무용 건물로는 국내 최대 신재생에너지 설비(6750kW)가 설치되는데, 31층 높이 건물 유리 벽면에 12만 개에 달하는 태양광 모듈이 장착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에너지 자급률 42%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저 에너지 소비건물(180kWh/㎡·연간)로 건설된다.

한전은 벌써 신사옥을 에너지 생산형 건물로 건립하기 위해 △에너지효율 1등급 △친환경 건축물 최우수등급 △지능형건축물 1등급 △초고속정보통신 특등급 예비인증 등을 받았다.

이밖에 신사옥에 설치될 다목적 대강당, 컨퍼런스홀, 디지털도서관 등이 지역주민에게 개방된다. 혁신도시 내 기반시설과 연계를 고려해 전기자동차와 자전거 충전소 등 녹색교통수단 활성화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한전 신사옥 공사에는 지역 건설업체가 참여해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고용 창출에도 직접적으로 기여하게 된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 2월 국가 계약법 시행령을 개정해 지역 건설회사가 총 건축 공사비의 40% 이상을 공동 도급토록 했다.

이번 공사에서도 건축 공사비 1853억 원 중 741억 원 이상을 지역 건설업체가 수주하게 된다. 한전에 따르면 본사 신사옥 착공이 이뤄지면 오는 2014년까지 3년 간 1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7000여 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발생한다.

김 사장은 "한전의 본사 이전은 지역 균형발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의미가 큰 사업"이라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한전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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