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 한전 사장, "창사이래 최대위기"라고 한 이유

김중겸 한전 사장, "창사이래 최대위기"라고 한 이유

정진우 기자
2011.11.04 06:15

취임 후 첫 월례조회서 재무건전성 강화 주문 "마른수건도 짜라..해외 수익성 높여라"

"전기를 팔면 팔수록 밑지는 원가구조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우리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김중겸한국전력(41,250원 ▼2,450 -5.61%)사장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취임한 지 한 달 남짓 만에 직원들에게 이런 얘기를 할 수밖에 없는 게 안타깝지만 회사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 최고영영자(CEO)의 소명을 다해야 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지난달 31일 취임 후 처음으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가진 월례조회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모두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가 하고 있는 사업은 80원에 물건을 들여와서 관리비로 20원 붙여, 100원에 팔아야 하는 소매업이다. 100원 이상을 받아야 장사를 계속 할 수 있지만, 피치 못 할 사정으로 90원 밖에 못 받고 있고 구입비용 80원도 깎을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가 여기서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한전의 원가 보상률은 2009년 91.5%, 2010년 90.2%, 올 들어서는 8월 기준으로 86.1%까지 떨어졌다. 9월부터 전기요금이 평균 4.7% 인상된 덕분에 겨우 90%를 맞춘 상태다. 영업손실은 2008년 3조7000억 원, 2009년 6000억 원, 지난해 1조8000억 원으로 3년간 누적 적자가 무려 6조1000억 원에 달한다. 올 들어서도 10월까지 2조 원 가량의 적자가 발생했다.

한전 직원들도 이처럼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선 전기요금 현실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지만, 물가 문제와 직결되는 탓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김 사장은 "관리비 20원에서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치열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전이 나아가야 할 길을 해외에서 찾아야 한다고 정리했다.

그는 "국내 사업은 철저히 공익성, 해외사업은 수익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에서 이뤄지는 사업은 공익성 개념으로 접근, 질 좋은 전기를 싸게 공급한다는 생각으로 일해야 한다는 것. 대신 해외에서 벌이는 사업은 "절대 손해를 봐선 안 된다"는 생각으로 하라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해외사업 추진 시 한전이 메이저 업체로 참여한다는 자세로, 수익성 극대화를 비롯해 고용창출에 적극 나서라고 밝혔다. 또 단순히 발전소를 짓는 IPP(Independent Power Producer) 방식에서 벗어나, EPCM( Engineering Procurement & construction management) 설계와 자재 구매, 시공, 일괄 관리까지 아우르는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해외사업 손실은 곧 국부유출이란 인식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그만큼 리스크 관리에도 신경을 쓰라는 얘기였다. 이밖에 원자력과 발전소 운영, 자원개발, 신재생 에너지, 송변전 등 사업영역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끝으로 "한전은 수익성을 염두에 둔 해외 플랜트 사업에 역점을 둬야 한다"며 "해외 사업 수익성 강화를 위해 자원개발 관련 M&A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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