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너마저..獨 국채 매각 실패 '충격'

독일 너마저..獨 국채 매각 실패 '충격'

최종일 기자, 권다희
2011.11.24 08:44

10년물 발행 목표치 60%만 채워..유로존 가입 이후 가장 '저조'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최대 경제국 독일이 23일 국채(분트)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나섰지만, 목표를 60%밖에 채우지 못했다. 이는 독일이 유로존에 가입한 이후 가장 실망스러운 결과인 까닭에 유로존 붕괴 조짐이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날 독일 정부는 입찰을 통해 10년 만기 국채를 36억4400만유로 어치 발행했다. 이는 목표치 60억 유로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입찰 후 유통시장에서 독일 10년 물 국채 금리는 3주 고점인 2.09%로 급등(국채가격 급락)했다. 달러대비 유로도 연중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입찰을 관할하는 독일 재무부 채권국 대변인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분트 선호를 줄이고 있다는 어떤 신호도 찾아볼 수 없다"며 "이날 입찰 결과를 과잉해석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대변인실도 "이번 입찰 결과가 독일의 차환 문제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독일 당국의 주장처럼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이번 입찰 미달이 지나치게 낮은 금리 때문이었다고 본다. 평균 입찰금리는 1.98%로 사상 최저 수준이었다. 가격 매리트를 느끼지 못해 입찰 포기자가 많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몇 주 간 유로존 주변국 국채를 매도한 투자자들이 이미 분트를 다량 매입해 추가 매입 여력도 크지 않았다.

단기 독일 국채 금리도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렀다. 이는 독일 국채가 아직 초우량 안전자산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블랙록의 마이클 크라우츠버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입찰 결과는 수요 부족에 의한 게 아니"라며 "아직 투자자들은 분트 같은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은 대체로 이번 입찰을 '실패'라고 본다. 독일이 국채 입찰에서 예상보다 적은 물량을 발행한 것은 올해 들어 9번째나 이번처럼 수요가 적었던 적은 처음이다.

에발트 노보트니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 겸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독일 국채 입찰을 '알람 신호'라고 표현하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트레이더들과 투자전략가들도 이날 입찰이 '티핑포인트'일 수 있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은행간 중개업체 ICAP의 돈 스미스 이코노미스트는 "한 번의 입찰이었을 뿐이지만 시장에서는 위기가 한 방향, 즉 유로존 붕괴를 향해 가고 있다는 생각이 커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 미국 은행 트레이더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펀드와 고객들이 유로화 표시 자산이면 무엇이든 팔아치우는 상황이고 여기에는 분트도 포함된다"며 "유로존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앤드류 로버츠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유럽 금리 투자전략 대표는 "시장의 인식은 독일의 신용 수준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비어스 스탠다드앤푸어스 애널리스트도 "분트 금리 상승 압력이 있다"며 "시장의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 국채 입찰 실패가 유로존 공동채권인 유로본드 제안과 같은 날 발생하며 이에 대한 함의를 살피는 시각도 있다.

로이즈뱅크의 아칠레아스 게오르골로포울로스 투자전략가는 "유로본드로 인해 분트가 매력을 잃기 시작했다"며 "독일이 다른 국가들의 채무에 보증을 서기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 가까워오고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와 프랑스 국채 금리도 다시 한 번 급등했다. 이날 금리 상승은 벨기에가 지난달 프랑스와 합의한 덱시아 금융그룹 구제방안에 대해 프랑스에 재협상을 요구했다는 보도로 증폭됐다.

벨기에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40.9bp 상승한 5.483%를, 프랑스 국채 10년물 금리는 15.9bp 오른 3.692%를 각각 기록했다.

이들 국가는 다음 주 차환을 앞두고 있다. 28일에는 벨기에가 30년만기 국채를 매각목표를 공개하지 않은 채 발행한다. 다음달 1일에는15년물 45억유로를 발행할 계획이다.

트리플 A국가인 오스트리아 국채 금리도 전일대비 24bp 뛴 3.744%를 나타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매입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국채 10년 물 금리는 전일대비 4.1bp 오른 6.646%를, 이탈리아는 전일비 14.9bp 뛴 6.969%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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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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