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고리 뒤태 미녀? 보청기 낀 할머니!

귀고리 뒤태 미녀? 보청기 낀 할머니!

이정흔 기자
2011.12.07 10:29

[머니위크 커버]커지는 실버산업, 은맥을 캐라/아이디어 실버상품 열전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의 대부분이 백발의 할아버지나 곱게 화장한 할머니인 시대. 사실 그리 먼 미래의 얘기는 아니다. OECD에 따르면 2026년이면 우리나라 역시 인구 5명 중 한명이 실버족이 된다고 한다.

이들 실버족은 예전의 노인 세대와 확연히 다르다. 왕성한 활동력을 바탕으로 사회 생활을 영위한다. 증가한 소득이 뒷받침이 되니 자연스레 소비가 늘고, 관심사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새롭게 형성된 실버족들의 '황금 시장'을 눈앞에 두고, 벌써부터 이들의 취향이나 필요에 딱 맞는 다양한 상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해외와 국내에서 선보인 이색 실버상품들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 실버용 컴퓨터, 패션 보청기...들어봤나요?

램프 달린 지팡이, 화려한 색깔의 컴퓨터 자판기, 귀걸이 형태의 패션 보청기.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이 상품들이 '실버 맞춤상품'이다.

KOTRA는 최근 미국, 일본, 중국 등 12개국을 대상으로 '해외 실버상품 마케팅 성공사례' 보고서를 펴냈다. 안타깝게도 아직 국내에는 선보이지 않는 제품들이 대다수지만, 국내에서도 머잖아 만나게 될 확률이 높다. 앞으로 실버용품 시장규모가 크게 커질 것에 대비해 벌써부터 이에 관심을 두는 업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KOTRA 통상조사처 관계자는 "실버상품은 국내시장뿐 아니라 해외진출까지 가능한 만큼 잠재력이 큰 분야다"며 "실제로 보고서가 나간 이후 문의 전화가 오는 등 국내 업체들로부터 관심이 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어 실버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버계층의 소비트렌드를 감안한 마케팅 전략이 필수적이다"고 덧붙였다.

'신기능, 고급화, 신상품, 안전, 단순화'. 해외 우수사례를 분석한 결과 KOTRA가 제시한 실버상품 5대 키워드다.

먼저 신기능은 실버세대에게 딱 필요한 맞춤 기능을 제품에 추가하는 경우다. 기존 제품에 간단한 기능만 첨가함으로써 실버용품으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한 사례들이다.

어르신들이 밤 늦은 시간에도 자유롭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지팡이 하단부에 램프를 부착한 것이 대표적이다. 기존의 음료수에 카페인을 다량 첨가해 실버세대에 에너지를 제공하는 카페인 드링크도 요즘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에서는 노인층에 부족하기 쉬운 칼슘과 비타민D를 첨가한 노인용 분유가 등장했다. 일본에서는 대지진 이후 정전에 대한 불안감으로 배터리를 내장한 담(가래) 흡입기가 잘 나가고 있다.

실버세대에 맞게 제품을 고급화하는 것도 트렌드다. 브라질에서는 패션 구두가 여성 실버세대들에게 인기다. 패션에 민감한 신세대 실버세대를 겨냥해 착용감이 편안하면서도 최신 유행의 디자인을 가미한 것이 주요 성공 요인이다. 프랑스에서는 귀걸이 형태의 패션 보청기가 실버 세대들의 지갑을 여는데 성공했다.

신선한 아이디어의 신개념 상품도 눈에 띈다. 일본에서는 침대에 누워서도 음료수를 마실 수 있고, 손 떨림이 심한 노인도 흘리지 않고 사용 가능한 실리콘 병뚜껑이 인기다. 죽음을 대비하는 노인을 위한 유언장 키트도 대박을 쳤다. 독일에서는 침대에 눕거나 일어날 때 힘들어 하는 실버족들을 위해 침대보조 팔걸이가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영국에서는 일정한 시간에 약을 복용해야 하는 실버족에게 안성맞춤인 알람 기능을 갖춘 알약 자동 분배기가 나와 인기다.

노인들의 안전 욕구에 어필해 성공한 사례도 있다. 캐나다에서는 응급상황 발생 시 의료기관과 연결되는 긴급호출시스템, 영국에서는 욕실에서 감각이 둔해진 노인이 샤워 중 갑자기 뜨거워진 물에 화상을 입지 않도록 하는 화상방지 샤워 장치, 일본에서는 뒷바퀴에 보조 바퀴를 단 노인용 자전거가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실버 세대에 맞춰 기능을 단순화해 히트한 상품들도 있다. 일본에서는 컴맹이 되기 쉬운 실버계층을 위해 기능을 단순화하는 대신 자판의 자음과 모음 버튼의 색깔을 달리하고 터치스크린 기능을 추가한 실버세대용 PC가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에서는 간단한 조작으로 틀니를 간편하게 세척할 수 있는 틀니 세척기가 인기다.

◆휴대용 좌변기, LED 돋보기...국내 실버용품 판매도 40% 증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해외 실버용품 만큼이나 국내에서도 실버용품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늘고 있다. 'LED 핸디 돋보기' 등 실버족들이 휴대하기 편한 상품도 여럿 출시돼 있다.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지난 11월 실버상품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전년동기 대비 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실버족을 위한 건강 관리용품 판매량도 전년 대비 26% 늘어났다.

유명일 G마켓 팀장은 "무엇보다 실버족들의 컴퓨터 사용이 자유로워지면서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몰을 통해 손쉽게 상품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휴대가 간편하고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기능이 갖춰진 용품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상품이 '3단 접이식 지팡이'. 다리가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꼭 필요한 지팡이지만 휴대가 불편하다는 점을 고려, 3단으로 접을 수 있도록 해 휴대성을 높였다. 알루미늄 재질로 튼튼하고 가벼운 것이 장점이다. 지팡이에 야광기능을 더한 것도 눈에 띈다. 야광 실버 워킹 조절 지팡이는 자체 야광 등으로 야간 보행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LED 핸디 돋보기'는 어두운 곳에서도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맞춤 기능을 돋보기에 덧붙였다. LED 라이트를 통해 언제든 책 등을 읽을 수 있다. 어깨, 목, 복부 등 온몸에 사용 가능한 충전식 황토박사 온열찜질기는 콘센트에 꽂아 충전한 후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INDUSTEX 이어줌'은 상대방이 말하는 소리를 증폭시켜 선명하게 들려주는 음성 증폭기다. 볼륨 조절 기능이 있어 개인의 청력에 맞게 조절해 사용 가능하다.

요강 대신 휴대용 수세식 좌변기도 인기다. 휴대가 가능한 좌변기로 거동이 불편한 환자나 어르신들에게 편리한 제품이다. 기존의 좌변기와 달리 물을 내릴 수 있어 위생적이다. 좌변기 위 부분은 커버, 펌프, 사용 전 물탱크로 이뤄져 있으며 아래 부분은 사용 후 물 탱크로 구성돼 있다. 사용 전 물 탱크의 물은 약 40회 정도 사용할 수 있다. 사용한 물 탱크의 내용물은 일반 화장실에 버린 후 락스로 소독한 후 재사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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