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돈 내고 대학 가면 투자수익률은?

비싼 돈 내고 대학 가면 투자수익률은?

뉴욕=권성희 특파원
2012.01.13 13:30

[줄리아 투자노트]

"너 공부 안 하면 나중에 저렇게 고깃집에서 불 나르며 평생 고생해야 한다. 지금 공부하는 거야 잠깐 고생이야." 한국 부모들이 공부 안 하는 자식에게 흔히 하는 잔소리다.

정부는 대학 진학률이 너무 높아 대졸 실업자는 넘치는데 정작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을 못 구한다며 고졸 취업을 장려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책을 만드는 공무원들도 정작 자기 자녀가 대학을 안 가겠다고 하면 "평생 주유소에서 기름이나 넣으며 고생할래?"라며 윽박지를 확률이 십중팔구다.

이렇듯 우리 사회에는 '좋은 대학=성공한 인생', '대졸=인생의 필수 코스'라는 공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 문제는 대학이 진짜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 곳인가 하는 점이다. 4년간 대학 교육에 드는 등록금만 5천~6천만원. 대학 입학 때까지 드는 사교육비를 감안하면 대학 졸업장에만 족히 1억원의 돈을 투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과연 이 정도 돈을 투자했을 때 얻게 되는 수익은 어느 정도나 될까.

한국보다 대학 등록금이 훨씬 비싼 미국에서도 대학 교육의 투자 대비 효용성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미국 기업가협회(American Enterprise Institute)의 리처드 베더는 대학이 학생들을 교육시키는데 실패하고 있지만 등록금은 날로 비싸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스이스턴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인 앤드류 섬은 대학 졸업생 대부분이 대학 교육과 별 관계 없는 고객 서비스나 유통, 영업 분야에 진출해 비싼 등록금을 내기 위해 빌린 돈을 갚느라 고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총액은 1조달러가 넘는다.

'백만장자 교육'(The Education of Millionaire)의 저자 마이클 엘스버그는 미국의 명문 브라운대 출신이지만 대학에서 배운 교육이 현실 세계에서 아무 쓸모가 없었으며 대학 교육이 오히려 자신을 더 별볼일 없는 작가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엘스버그는 또 의학이나 법률처럼 전문적인 훈련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대학 교육이 필요하지만 사업이나 예술, 기술 분야에 진출할 사람들은 굳이 비싼 학비를 내고 대학에 다닐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지타운대학 교육 및 근로센터 이사인 앤소니 카네발은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전문가들이 어떻게 선전하더라도 대학 교육을 생략해 저임금 일자리를 얻는 것이 지혜로운 거래는 아니다"라며 대학 졸업장이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실업률이 더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카네발의 지적이 더 현실적으로 들리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백만장자 교육'의 저자 엘스버그는 대졸자들이 실업률이 더 낮고 사회에서 더 성공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대학 졸업장이 성공의 원인이라고 판단할 근거는 없으며 대학에 진학하는 사람들이 좀더 머리가 좋고 야심이 많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 400대 부자 가운데 15%이상인 63명이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순수한 고졸자는 27명이고 나머지는 대학 중퇴자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대학을 반드시 졸업해야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엘스버그의 요점도 성공하는데 대학 졸업장은 큰 의미가 없으며 성공할만한 사람은 대학을 졸업하든, 졸업하지 않든 성공하게 된다는 것이다. 엘스버그는 또 성공할 사람이 갖춰야 할 요건으로 대학 교육보다 중요한 것이 스스로 필요한 것을 찾아 배우는 자발적인 공부라고 강조했다.

19살 때 음악 파일 교환사이트 냅스터를 창업하고 설립 초기에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인 페이스북에 합류해 억만장자가 된 숀 파커도 "구글과 같은 놀라운 지식과 배움의 수단이 등장하면서 공식적인 교육은 점점 더 중요성이 떨어질 것"이라며 "대부분의 지식을 독자적인 탐구에 의해 획득한 기업가들의 출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장이 최소한 중산층으로 진입하기 위한 입장권이 된다는 점은 변치 않는 현실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자발적으로 공부할 생각이 없다면 대학 졸업장의 투자 수익률은 점점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탐구하고 배우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이다. 게다가 의지와 열정을 갖는데는 대학 졸업장과 달리 돈도 들지 않는다.

자녀에게 대학 안 가면 평생 고생이라고 윽박지를 것인가, 대학과 관계없이 의지와 열정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할 것인가. 어떤 방법이 더 투자 수익률이 높을까. 답은 자명하지만 실천이 어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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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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