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는 25일(현지시간) '버냉키 랠리'로 장 초반 약세를 극복하고 거의 장중 고점에서 마감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금리를 최소한 2014년말까지 올리지 않겠다고 밝히며 경기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상당히 완화적인 정책 입장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FOMC 성명서 발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더 악화된다면 자산 확대, 즉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으며 FRB의 경기 부양을 위한 '실탄'이 소진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도 일축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듀퐁와 캐터필러 주도로 83.10포인트, 0.66% 오른 1만2758.85로 마감했다. 듀퐁은 2.39%, 캐터필러는 2.6% 올랐다. 이날 다우지수 종가는 지난해 5월10일 이후 8개월만에 최고치다. 다우지수는 개장 직후 96포인트까지 떨어지다 오후 12시30분(현지시간) FOMC 성명서 발표 이후 상승 전환했다.
S&P500 지수는 11.41포인트, 0.87% 상승한 1326.06으로, 나스닥지수는 31.67포인트, 1.14% 상승한 2818.31로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의 10개 업종 모두 상승했으며 특히 유틸리티와 소재업종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S&P500 지수는 지난해 10월3일 종가 기준 저점 대비 20% 이상 오르면서 새로운 강세장 진입을 선언했다.
증시가 랠리하며 시장의 불안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간주되는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는 19 밑으로 떨어졌다.
◆장 초반 약세를 뒤집은 FRB의 깜짝 선물
애플의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보잉과 AMD의 실적 실망에 하락하던 뉴욕 증시를 구원한 것은 FRB의 저금리 연장 결정이었다.
이날 FOMC는 성명서를 통해 현재의 사실상 제로금리를 2014년 말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기존의 2013년 중반에서 저금리 기조를 더 연장한 것이다.
FOMC는 특히 성명서에서 2014년 말 앞에 '최소한(at least)'이라는 표현을 덧붙여 금리를 2015년까지 올리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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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는 "세계 경제 둔화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면서도 "최근 고용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조짐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여전히 높다"고 지적해 추가 부양 가능성을 열어놨다.
또 가계 소비는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기업의 설비투자는 주춤해졌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주택부문은 침체상태에 있다고 실망감을 표시했다. 인플레이션은 안정을 낙관했다.
FOMC는 "향후에도 경기회복세가 완만하고 실업률 하락 속도도 늦을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 불안으로 인해 경제 전망에 중대한 하강위험(significant downside risk)이 있다"는 인식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이례적으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확인하며 단기채권을 팔아 장기채권을 매입하는 기존의 트위스트 조치도 그대로 진행한다고 밝혔.
이날 정책 결정에는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유일하게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제로금리의 시한을 못박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버냉키 "추가 양적 완화도 여전히 선택 가능한 방안"
오후 12시30분 FOMC 성명서에 이어 오후 2시에 나온 경제전망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인플레이션 목표치가 2%로 공식 제시됐다. FRB가 인플레 목표치를 명시적으로 내놓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FRB는 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범위를 지난해 11월에 제시했던 2.5~2.9%에서 2.2~2.7%로 낮췄다. 하지만 올해 실업률 전망은 8.5~8.7%에서 8.2~8.5%로 하향 조정해 고용 전망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PCE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1.4~2.0%에서 1.4~1.8%로 상단만 소폭 낮췄다.
뒤이어 벤 버냉키 FRB 의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경제에 고무적인 신호가 나타났지만 경제가 더 강한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선언할 준비는 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확실히 일부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났지만 동시에 소매 판매와 같은 다른 영역의 결과는 혼재돼 있으며 유럽과 글로벌 경제 둔화세, 또 다른 일부 요인들에 의한 어려움도 여전하다"고 밝혔다.
또 경제가 더 악화된다면 연준의 자산 확대, 즉 추가 양적완화도 여전히 고려할 수 있는 선택 방안 중의 하나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버냉키 의장은 향후 수년간 인플레이션이 FRB가 공식 목표로 제시한 2%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돼 추가 부양이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덧붙였다.
◆애플 6.2% 급등..금·원유 가격도 랠리
전날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한 애플은 이날 6.24% 급등했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판매가 두 배 이상 늘면서 회계연도 1분기 순익과 매출액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애플은 아울러 회계연도 2분기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했다.
보잉도 실적이 늘었다고 밝히며 초반 약세를 극복하고 0.61% 올랐다. 반면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는 실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0.17% 약세를 보였다.
야후는 순익은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매출액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0.83% 떨어졌다. 엔비디아는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0.6% 하락했다.
유럽 증시는 소폭 약세로 마감했다. 스톡스 유럽 600 지수는 그리스와 민간 채권단 사이에 채무재조정 협의가 잘 진행되지 않으면서 0.4% 약세를 보였다.
금 선물가격은 FRB의 저금리 기간을 연장한다는 발표에 초반 하락세를 뒤집고 온스당 35.6달러, 2.1% 뛴 1700.1달러로 정규거래를 마쳤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도 0.5% 오른 배럴당 99.40달러를 나타냈다. 달러는 유로화와 엔화 대비 강세를 보이다 FRB 성명서 발표 이후 하락 반전했다.
10년물 국채 수요는 FRB 정책 발표 이후 급증하면서 국채수익률이 1.2009%로 떨어졌다.
이날 FRB 성명서 공개 전에 나온 경제지표는 혼조 양상이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미결주택 매매지수는 전달대비 3.5% 하락하며 업계가 예상했던 1% 하락보다 크게 부진했다.
주택 시장에 압류주택 매물이 늘어나며 주택시장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는 영향으로 보인다. 미결주택 매매란 매매 계약을 기준으로 집계되는 주택 거래건수로, 주택 경기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반면 미국 연방주택금융청(FHFA)의 11월 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0%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