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투자노트]
지난해 8월의 끔찍했던 주가 폭락이 언제였던가 싶을 정도로 어느 새 글로벌 증시는 새로운 상승세로 고점을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증시 급등락에 혼쭐 난 투자자들은 주식보다는 좀더 안정적이면서 예금보다는 좀더 높은 수익의 새로운 투자 대상에 목말라하고 있다.
안정과 수익은 함께 쫓을 수 없는 두 마리 토끼라는 사실이 투자의 기본임에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두 가지를 동시에 가질 수 있다는 꿈을 버리지 못한다. 이런 투자자들을 유혹하는 것이 복잡한 금융공학 상품들이다. 예컨대 구조화 채권이나 헤지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복잡한 부가조건이 붙은 상장지수펀드(ETF) 등이다.
안정적이면서 수익률은 높다는 제안이 달콤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런 유혹은 단호하게 외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 증권업계의 자율규제기구인 FINRA도 개인 투자자들이 복잡한 금융상품의 특성과 리스크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내용의 경고문을 최근 증권회사에 보냈다.
FINRA는 또 증권회사가 고객들에게 복잡한 금융상품과 똑같은 투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면서도 덜 복잡하고 비용도 더 저렴한 다른 대안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FINRA의 뉴욕 지부에서 상담역으로 일했던 데이비드 셸린버거 역시 복잡한 증권상품에는 아예 투자하지 말라고 말했다. 복잡한 금융상품은 판매하는 담당자조차 그 상품이 고객에게 적합한지 잘 판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상품 설명을 듣는 고객도 금융상품의 복잡한 리스크를 모두 이해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덧붙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중소기업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던 외환 파생상품, 키코를 떠올리면 셸린버거의 조언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셸린버거는 "이런 복잡한 금융상품이 반드시 더 높은 수익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고객들은 자신이 투자한 상품이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해 심리적으로 골머리만 앓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리스크란 언제나 불확실한 것인데 리스크의 불확실성은 상품의 복잡성이 높아질수록 덩달아 커지게 된다"며 "투자는 가능한 단순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FINRA의 전신인 전미증권업협회(NASD)에서 10년간 일했던 벡 법률회사의 조엘 벡도 어떤 금융상품에 투자하든 3가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독자들의 PICK!
첫째, 투자하려는 상품이 어떤 종류이고 리스크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확실히 이해하고 있는가.
둘째, 투자하려는 투자 상품의 리스크는 정확히 무엇인가. 예를 들어 원금이 보장되는 예금조차 인플레이션에 따른 실질금리 하락의 위험이 있다.
셋째, 투자하려는 상품이 기존에 투자한 다른 상품과 적절하게 어울리는가. 내가 고려하는 투자 기간과 리스크 수준, 전반적인 투자 전략과 일치하는가.
이는 투자의 현인 워렌 버핏이 항상 강조하는, 이해할 수 있는 주식에만 투자한다는 원칙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크고 복잡한 것이 대단해 보일 수 있다. 바쁜 사람이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핵심은 단순하다. 정말 잘 나가는 사람은 정신 없이 바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시간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이다.
'파워 오브 레스(Power of Less)'란 책이 있다. 일상생활이든 일이든, 놀이든 모든 것을 단순하게 하라는 것, 잡동사니를 제거하고 핵심을 남길 때 성과가 높아진다는 주제를 담고 있다. 투자도 단순한 것이 최선이다.
2012년 한달을 지나면서 재테크 성과가 뭔가 만족스럽지 않아 새로운 상품이나 새로운 투자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 뭔가 새로운 것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어쩌면 새로운 것이 너무 많아서, 너무 복잡해서 문제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