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0%의 안정적 기대수익 위해 각종 금융기법 도입
더벨|이 기사는 02월08일(10:00) 자본시장 미디어'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한국석유공사가 보유 중이던 미국 멕시코만 앵커(Anker) 생산 유전 지분 29%가 민간에 매각됐다.
입찰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국투자신탁운용 컨소시엄은 개인투자자들이 안심하고 매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짜는데 중점을 뒀다. 이 과정이 무려 7개월이나 걸렸다.
◇증권사 통큰 베팅…총액인수확약 높은 배점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청약신청을 받은 한투운용 '앵커 유전 해외자원개발 펀드1호'가 성공리에 청약을 마감했다. 약 3500억원(3억800만달러) 모집에 3700억원이 몰렸다. 석유공사의 보유 지분 29%을 넘겨받기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지 7개월만이다.
석유공사는 지난 2008년 미국 테일러사로부터 앵커(Ankor) 생산유전 지분 80% 인수했다. 신규 생산자산을 매입하기 위해 석유공사는 경영권이 유지되는 선에서 보유지분 일부를 매각키로 결정하고 지난해 6월 공개입찰을 실시했다. 석유공사는 현재 10.8%인 에너지 자주개발률을 2012년까지 20%, 2030년에는 40%까지 높여야 한다. 때문에 앵커운영권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부만 국내 민간 자본에 넘기기로했다.
입찰에 참여한 곳은 총 4곳으로 더커자산운용, RG에너지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컨소시엄(한투운용, 삼성증권, 대우증권) 등이다. 한투운용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배경에는 판매사인 삼성증권과 대우증권의 총액인수확약 덕이 컸다는 분석이다.
한투운용은 앵커펀드의 운용을 담당하고 삼성증권과 대우증권은 판매 책임을 지기로 했다. 개인투자자 공모 청약에서 자금 모집이 미달할 경우 두 증권사의 고유자산투자(PI)를 통해 지분을 인수해야하기 때문에 증권사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단순히 판매사로서 참여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삼성증권은 IB사업본부에서, 대우증권은 PF부에서 관련 작업에 참여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이 과정에서 자산관리 분야의 강점을 살려 인수물량의 3분의 2를 소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공모펀드 구조화 작업에 7개월 소요
환율과 유가에 대한 헤지(Hedge), 헤지를 위해 은행과의 크레딧 라인 구축, 생산량 예측에 대한 검증작업, 한국무역보험공사와 보험 협약, 재무모델 개발 등 하나의 펀드를 출시하기 위해 이들이 벌인 노력들이었다. 공모펀드로 출시하는 까닭에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구조화 작업에는 각종 금융기법들이 동원됐다.
우선 생산량 예측에 대한 부분이다. 최근 다이아몬드 매장량과 관련된 CNK주가조작 사건을 통해 추정 매장량에 대한 신뢰도 문제가 다시금 화두가 되고 있다. 다양한 금융기법의 동원과 여러 기관의 참여로 리스크는 배분이 가능하지만 생산량 예측이 어긋날 경우 수익률에 직결되기 때문에 민감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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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운용은 석유공사 측이 제공한 생산량 예측을 역추산하기 위해 에너지 관련 국제공인기관인 GCA에 매장량 추산을 의뢰했고, 이 보고서를 기준으로 생산량을 보수적으로 추정했다. 베트남 유전펀드가 기대수익률의 두배에 가까운 14.22%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예상 생산량에 대한 보수적 추정 덕택이었다.
베트남 펀드의 경우 예측생산량보다 실제 생산량이 20%가량 초과됐다. 초과된 생산량은 유가헤지가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산량 증가에 더불어 유가상승분까지 동시에 누릴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앵커펀드는 연 10%의 안정적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높은 유가와 환율을 선물거래를 통해 헤지하기로 했다. 스왑 뱅크로는 도이체방크와 계약을 맺었다. 유가에 대해서는 예상 생산량의 75% 수준에서, 환율은 설정 당시의 환율을 기준으로 헤지거래가 이뤄졌다. 이밖에도 무역보험공사와 보험률을 어느 정도로 정할지를 두고도 의사결정을하는데 일정기간이 소요됐다는 설명이다.
서철수 한투운용 실물투자운용본부 상무는 "자원개발펀드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인지도가 낮은데다 변동성이 높다는 인식이 많다"며 "이 때문에 유가 헤지 등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구조화 기법을 구사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아직 국내는 해외자원개발펀드 분야에서 초기단계에 불과하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소개된 민간 해외자원개발펀드는 9개에 불과하고 펀드 조성 규모도 2조4000억원이다. 실제 투자가 집행된 규모는 이에 절반 수준. 최근 앵커펀드처럼 모집과 동시에 투자가 이뤄지는 해외자원개발펀드가 늘어나는 탓에 집행 규모가 늘어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