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긴축안 승인…亞 증시·유로 강세

그리스, 긴축안 승인…亞 증시·유로 강세

권다희 기자
2012.02.13 16:50

15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최종 승인 남아

2차 구제자금을 받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그리스 긴축안이 13일 자정(현지시간) 넘겨 의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긴축안을 반대하는 극렬 시위로 아테네 도심 건물 십여곳이 화염병에 의한 화재가 발생하는 등 향후 후유증도 상당할 전망이다.

그리스 긴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는 소식으로 아시아 증시는 상승하고 유로화도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오는 15일 유로존 재무장관이 그리스 긴축안을 받아들일 때까지는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그리스 의회는 12일 오후 3시 30분부터 2차 구제금융 협정 및 채무조정 양해각서 승인안에 대한 토론을 시작해 아테네시간 13일 오전 0시 45분께 이 같은 내용의 긴축안을 통과시켰다. 표결 결과 찬성은 199석, 반대 74석이었다.

이날 아시아 개장 전 그리스 의회 긴축안 승인 소식이 전해지며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상승하고 유로는 강세를 보였다.

일본 증시 닛케이지수는 지난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저조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긴축안 소식에 힘입어 0.6% 상승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는 상승했고, 당국의 부동산 규제 여파에 하락 출발했던 중국 증시만 보합세로 거래를 마쳤다.

긴축 안 소식 직후 달러대비 0.3% 상승세를 기록한 유로는 한국시간 13일 오후 3시 35분 현재 전일대비 0.41% 오른 1.3251유로/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요 6개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일대비 0.22포인트 하락한 78.77을 기록 중이다.

국제유가도 위험자산 투자심리 확대 여파에 상승세다. 같은 시간 뉴욕 전자거래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 선물은 전일대비 0.89% 오른 배럴 당 99.5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조셉 카푸르소 커먼웰스뱅크 외환 투자전략가는 "그리스 의회가 긴축안을 충분한 찬성표로 가결하며 유로가 40포인트 뛰었다"며 "시장은 이미 (그리스 긴축안 통과에) 반응했으며 이제 남은 다음 관문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로 강세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후카야 코지 크레디트아그리꼴 채권·외환 리서치 대표는 "긴축안이 유로존 재무장관들의 승인을 받는다고 해도 그리스가 이를 실제로 수행할 수 있을지가 불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미틀 코테차 크레디아그리꼴 투자전략가는 "그리스 긴축안 승인은 시장에 호재이나 그리스 긴축안 이행에 대한 유럽연합(EU)이 강경한 태도로 15일 예정된 긴급회의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부채협상이나 2차 구제금융 안 문제가 해결된다 해도 이미 호재들이 유로 가치에 반영돼 있어 유로가 앞으로 얼마나 랠리를 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오메르 에시너 커먼웰스 외환 애널리스트는 "(구제금융 승인은) 단기적 해결책일 뿐 더 넓은 측면의 위기 해결책은 분명히 아니"라며 "큰 그림으로 보면 유로에 대한 투자자들의 회의적인 전망이 더 고조됐으며 이는 달러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의회를 통과한 긴축안은 33억 유로(GDP의 1.5%)의 추가 재정삭감을 골자로 한다. 여기에는 3억유로의 연금 삭감과 최저임금 22% 삭감, 공공부문 일자리 1만5000명 감원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긴축안 최종 승인까지는 아직 마지막 관문이 남아있다. 오는 15일 예정된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그리스 의회가 승인한 긴축안이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려야만 그리스는 2차 구제자금을 받을 수 있다.

야마모토 마사후미 바클레이즈캐피탈 외환 투자전략가는 "아직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구제금융안에 합의할 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리스 사회의 반발여론이 거세지며 긴축안 승인에 반대하는 시위대들이 표결을 실시 중인 의회 건물 주위에서 화염병을 던지며 경찰과 대치하는 등 항의 시위가 극렬해졌다.

아테네에서는 10만명 가량이 모여 구제금융 조건으로 제시된 대규모 긴축안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의회 앞 신타그마 광장까지는 비교적 평화롭게 시위가 진행됐으나, 의회 근처에 이르러 시위대가 의회 건물 진입을 시도하며 시위가 격렬해졌고 이 과정에서 최소 80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게로으키 카미니스 아테네 시장은 5개 은행지점을 포함한 아테네 도심 17개의 빌딩이 시위대의 방화 등으로 파손됐다고 밝혔다.

그리스국립은행과 유러뱅크 EFG 등 그리스 양대 은행도 피해를 입었다. 시위대는 영화관 두 곳과 그리스 3위 은행인 알파은행 본점에도 불을 질렀다. 극장은 영업을 마친 상태였기 때문에 화재에 따른 부상자는 없었다.

이와 관련해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는 "33억 유로의 감축안이 재앙적인 디폴트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고 디폴트하게 되면 그리스는 곧 유로존을 떠나야 할 것"이라며 "긴축안이 채택되지 않을 때의 사회적, 경제적 재앙과 비교해서 긴축안이 통과될 때의 사회적 비용이 더 제한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사우스웨스트 증권의 마크 그랜트 이사는 "긴축안으로 그리스 경제가 공황에 빠질 수 있는 지점에 들어섰다"며 "그리스 경제는 지속될 수 없고 디폴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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