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고유가 진화 나선다…생산·美 수출↑

사우디, 고유가 진화 나선다…생산·美 수출↑

권다희 기자
2012.03.20 13:54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고유가 역풍 우려에 미국 수출을 늘리고 증산을 위해 옛 유전을 다시 여는 등 과열된 원유시장을 진화하기 위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 내각은 19일(현지시간) "고유가가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유가가 적정한 수준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독자적인 방법과 다른 국가들의 공조를 병행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사우디 정부는 최근 적정 유가를 배럴당 100달러로 밝힌 바 있다.

사우디의 알리 나이미 석유장관은 20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걸프협력기구(GCC) 회의 후 원유 가격 안정조치를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 주 미국으로 원유를 수송하기 위한 초대형 유조선 수를 대폭 늘렸고, 수 십 년 동안 사용하지 않던 유전의 원유 생산도 재개했다.

유럽지역 한 트레이더는 "사우디는 원유 시장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유가를 낮추기 위한 전략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에 증산 하지 말 것을 지난 두 달간 경고해 온 이란과의 마찰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같은 결정에 나선 시점은 유가가 미국 대선 가도의 핵심 변수로 부상한 타이밍과 맞물린다.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 후보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버락 오바마 정부의 에너지 담당자 경질을 요구하며 유가 상승을 오바마의 실책과 연결시키고 있으며,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반 값 휘발유' 공약을 내거는 등 유가는 미 대선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워싱턴포스트가 이번 달 초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유가 정책을 불신하는 의견이 65%에 달했고, 유가 상승으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0월 초 배럴 당 90달러대에 거래됐던 국제유가(브렌트유)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이번 달에는 2008년 후 고점인 배럴당 128달러까지 올랐다. 19일에는 배럴당 125.54달러로 전일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촉발된 국제유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이란 핵개발 의혹에 따른 공급 우려가 지목돼 왔지만 이란 뿐 아니라 전 세계 동시다발적 생산 차질이 공급 상황을 더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2월 말 현재 이란의 공급차질규모는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2% 정도인 70만bpd로 지난해 초 리비아 사태 당시와 비슷한 수준임에도 유가 상승이 더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 뿐 아니라 올해 1월 말부터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정정불안으로 원유 공급이 줄었다. 수송비 분쟁으로 남 수단 생산이 중단됐고, 시리아는 반정부 시위대와 정부군의 유혈충돌로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 브렌트유 생산지인 북해지역의 생산 장비 노후화로 발생한 예상치 못한 생산중단도 공급 차질에 영향을 미쳤다.

현재 생산차질을 겪고 있는 국가들의 원유가 고품질(저유황 경질유) 원유로 사우디산 저품질(고유황-중질유) 원유 증산만으로는 수요가 채워지기 힘들다는 점도 유가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당분간은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의 생산차질과 꾸준한 수요에 따른 수급불균형을 기록하겠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지 않는 한 공급 부족도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며 해소될 전망이다.

에드 모스 씨티그룹 원자재 리서치 대표는 "사우디가 최근의 높은 생산수준을 유지한다면 원유 재고가 늘어나며 결국 유가가 하락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권다희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권다희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