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손잡고 '기술혁신의 장' 마련한다

한·EU 손잡고 '기술혁신의 장' 마련한다

브뤼셀(벨기에)=정진우 기자
2012.03.30 06:06

한국산업기술진흥원, '2012 유레카데이' 성황리 개최

↑ '2012 유레카데이' 개막 행사. 김용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정진우 기자
↑ '2012 유레카데이' 개막 행사. 김용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정진우 기자

지난 2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래디슨블루 호텔. 우리나라와 유럽의 연구개발(R&D)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기술 협력 파트너를 찾는 '2012 유레카데이' 행사가 2박3일 일정으로 열렸다.

행사장엔 우리나라와 유럽 각 나라 기업인, 연구소 관계자 등 240여 명이 참석,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개막 행사에 앞서 만난 벨기에 의료기기 회사 할로(HaLO, Heart Link Online)의 포페툰 사장은 기자에게 "한국 기업과 함께 연구개발(R&D)을 하면 혁신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엔삼성전자(178,400원 ▼11,200 -5.91%),현대자동차(465,500원 ▼22,500 -4.61%)와 같은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기술력이 있는 훌륭한 기업들이 많다고 들었다"며 "오늘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껏 고무된 표정으로 "한국은 인터넷 강국으로 널리 알려졌다. 벨기에보다 초고속 인터넷 속도도 4배 이상 빠르고 기술 수준도 훨씬 앞선다"며 "이번 행사에서 한국 기업인들을 많이 만나 최신 기술 협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유레카데이란 우리나라가 지난 2009년 유레카(범유럽 공동 연구개발 네트워크) 준 회원국에 가입한 이후 유럽 회원국과 기술 협력 확대를 위해 매년 3월 셋째 주에 정례적으로 열리는 산업기술 국제 행사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주관하고 있다.

↑ 벨기에 브뤼셀 래디슨블루 호텔에서 열린 '2012 유레카데이' 행사ⓒ정진우 기자
↑ 벨기에 브뤼셀 래디슨블루 호텔에서 열린 '2012 유레카데이' 행사ⓒ정진우 기자

'한국과 유럽이 함께 기술혁신의 장 마련(Bringing Korean and European Innovation Together)'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삼성전자(178,400원 ▼11,200 -5.91%)현대차(465,500원 ▼22,500 -4.61%)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R&D전략 등을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유럽의 기업인들과 연구진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관심 있게 지켜봤다.

문용석 삼성전자 리서치센터(영국법인) 부사장은 삼성의 R&D 성과와 현황을 브리핑했다. 문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전 세계 72개 나라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브랜드가치만 234억 달러로 세계 17위에 해당 된다"며 "이게 기술혁신 덕분이다. 삼성은 앞으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행사 참석자들이 특히 관심 보인 건 문 부사장이 세계 시장 1위를 석권하고 있는 분야를 설명하는 대목이었다. 그가 "TV부문의 세계시장 점유율 29.2%로 세계 1위, 모니터 17.6%로 1위, 디램 반도체 40.7% 1위 등 10개 품목이 세계 시장을 제패했다"고 하자 유럽 기업인들은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봤다.

양승욱 현대차 유럽기술센터장도 현대차의 높은 기술력에 대해 설명했다. 양 센터장은 "현대차는 독일에 유럽 기술연구소를 세웠고 지금 220명이 일하고 있다. 이곳에선 유럽의 경쟁자들을 제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혁신을 이룰만한 것을 찾고 있다"며 "유럽 시장을 제패할 수 있도록 오늘도 밤낮없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기업인들과 연구진들은 뜨거운 박수로 이들의 발표에 화답했다. 글로벌 코리아의 위상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문 부사장과 양 센터장은 발표가 끝나고 15분 동안 이어진 휴식시간에 유럽 각 나라 기업인들로부터 명함과 인사를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개막 행사에 이어 열린 한국과 유럽의 산업기술 협력의 미래에 대한 국제세미나와 한국과 유럽 R&D분야 고위 관계자 회의 등에서 총 43개에 달하는 유레카 회원국이 참여해 기술협력 활성화와 R&D 네트워크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유럽 기업들은 한국 기업과 연구소에 관심이 많았다. 우리나라가 상용화 기술에 강해서다. 원천기술에 강한 유럽으로선 "원천기술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가 항상 고민인데 한국이 잘 한다는 것이다. 유레카란 프로그램이 유럽공동연구개발 네트워크를 통해서 '돈 버는 기술'을 찾아야 하는데, 한국이 그동안 보여준 성과가 유럽에선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졸탄 체펄베이 헝가리 경제부 차관은 "유럽 국가들의 기술협력 중심에는 유레카가 있다. 지난 1985년 도입된 유럽 국가들의 공동 연구개발 협력체제인데 시장성이 있는 기술을 다룬다"고 소개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은 1980년대 경제 위기를 유레카와 같은 공동 연구개발 프로그램으로 극복했다"고 강조했다. 헝가리는 유레카 의장국(2011~2012)으로 이번 행사 개최에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 벨기에 의료기기 회사인 할로(HaLO, Heart Link Online)의 포페툰 사장이 한범호 소리바다 이사에게 회사 홍보영상을 보여주고 있다.ⓒ정진우 기자
↑ 벨기에 의료기기 회사인 할로(HaLO, Heart Link Online)의 포페툰 사장이 한범호 소리바다 이사에게 회사 홍보영상을 보여주고 있다.ⓒ정진우 기자

현장에서 만난 유럽의 전문가들도 유레카를 통해 함께 기술을 개발하길 바라고 있었다. 루돌프 슈트로마이어 EU연구개발총국 부총국장은 "우리가 집에서 보고 있는 고화질TV(HDTV)도 유레카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됐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을 바꾼 신기술 중 많은 기술이 유레카를 통해 나왔다"며 "한국과 함께 이제 새로운 기술 개발 시대를 열고 싶다"고 강조했다.

유레카는 개발비용 절감과 표준 선점, 잠재시장 확보, 협력기회 확대, 지식 확산 등 공동 연구개발의 장점을 갖춰 새로운 시장 창출에 효율적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선 새로운 상품을 적시에 개발하려면 유레카와 같은 국제 공동 연구개발이 필수적이란 얘기도 나온다.

김재홍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은 "지난해 7월 발효된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덕분에 더욱 가까워진 유럽 파트너들과 산업기술 협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FTA를 통해 연구개발 협력의 성과가 상용화로 이어질 기회가 확대돼 현지 수출 등 경제적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유레카(EUREKA)=우리나라가 참여 중인 'EU공동연구개발 프로그램으로, 상용화 기술 위주 국제 공동 연구개발 사업을 발굴해 지원한다. 1985년 유럽 18개국이 미국에 대응해 중소기업 중심의 시장지향적인 산업기술개발 공동체 조성을 목표로 설립한 '범 유럽 공동 R&D 네트워크'다. 현재 43개 회원국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4198개 프로젝트에 297억3800만 유로(약 45조원)가 투자됐다.

우리나라는 유레카를 통해 미국 중심의 국제기술협력에서 벗어나 유럽 국가들과 협력이 긴밀해지는 계기가 마련됐다. 지난 2005년 이래 총 33개 프로젝트에 참여, 30여 개의 유럽 국가(372개 기관)와 협력하고 있다. IT 분야에 대한 참여가 가장 활발하며, 참여 업체 중 중소기업의 비율이 70%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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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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