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말 본사 회의실에서 낭독
검찰 수사를 받으며 논란에 휩싸인 선종구하이마트(7,810원 ▲70 +0.9%)대표가 지난 주말 임직원들에게 사실상 고별사로 받아들여지는 심경고백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선 대표는 지난 21일 하마마트 임직원들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회의를 하고 있는 본사 회의실에 참석, 임직원들에게 미리 준비해온 메모를 낭독했다. 선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진행 중인 검찰수사와 관련한 본인의 입장 및 하이마트를 물러나는 심경에 대해 토로했다.
현재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로부터 불구속 기소된 상태인 선 대표는 낭독중 한 때 감정이 복받쳐 올라 울음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9일에는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이 하이마트 본사를 방문해 임직원들에게 자신의 입장과 하이마트 매각 방향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선 대표는 지난 18일 경영정상화를 앞당기기 위해 조건부 사퇴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당시에는 본인 혼자만의 사퇴가 아니라 각자대표를 맡고 있는 유 회장 및 4명의 하이마트 사외이사들도 함께 물러나는 것을 조건으로 달았었다.
그러나 유진그룹 측은 유 회장이 하이마트 경영에서 동반 퇴진할 이유가 전혀 없으며 선 대표가 비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단독으로 퇴진할 것을 주장했다.
선회장이 이같은 내용의 심경고백을 한 것은 것은 선 대표가 현실적인 한계를 인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팽팽하게 맞선 선 대표와 유진그룹 측의 공방에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한 것은 하이마트 임직원들이었다. 지난 20일 하이마트 주요 지점장들은 회의를 열고 (선 대표를 지지하는 쪽 임원들이 지시한) 단체행동을 거부하고 이사회 의견을 따르자는 데 합의한 것이다.
유진그룹에 따르면 21일 하이마트 임직원들로 구성된 '하이마트 경영정상화 및 매각추진위원회'는 재무대표는 최대주주인 유진기업이, 영업대표는 직원들 가운데 선임해 운용하도록 하는 계획안을 유진그룹에 요청키로 결정했다.
유 회장은 같은 날 하이마트 임직원들에게 전자우편(E-mail)을 보내 "첫 째 매각재개를 위해 힘을 쏟을 것이고, 둘 째 하이마트 미래를 위한 새로운 주인으로는 하이마트를 핵심계열사로 키울 수 있는 회사를 우선적으로 선호하며 매각 과정에서 하이마트 직원의 고용보장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회장은 또 "모든 임직원이 본업에 매진하여 5월과 6월 실적목표를 달성한다면 주가는 다시 이전의 8만원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며 "만약 이러한 영업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회복되지 않을 시 저는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여러분이 우리사주에 투자하여 발생한 이자에 해당하는 금액을 상여금이나 다른 해법으로 처리해 드리도록 이사회에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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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게 되자 설 자리가 좁아진 선 대표가 자신이 조건으로 내건 유 회장 및 사외이사들과의 동반퇴진과는 무관하게 사퇴의 변을 미리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임직원들 또한 선 대표의 퇴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18일 선 대표가 스스로 떠난다는 것을 인정한 만큼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는 게 하이마트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하이마트 관계자는 "선회장이 임직원 회의에서 '단독사퇴'라는 말을 꺼낸 적이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오는 25일 열리는 하이마트 이사회에서는 두 건의 안이 상정돼 있는데 하나가 선 대표의 단독 사퇴 여부의 승인 건이고, 다른 하나는 1분기 실적과 관련한 재무제표 승인 건이다. 하이마트 사외이사 4명 중 과반수 이상이 선 대표의 단독 퇴진 통과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가 끝나면 알려진 대로, 재무 대표이사는 유진 쪽에서 맡고 영업담당은 기존 임원 중 대표를 정해 맡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