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는 8일(현지시간) 그리스의 정치적 혼란이 심화되며 급락하다가 장 막판에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며 낙폭을 절반 정도로 줄였다.
다우지수는 한 때 115포인트 이상 떨어지다 결국 76.44포인트, 0.59% 하락한 1만2932.09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날로 5거래일째 내림세를 이어가며 1만3000선이 깨졌다.
전날 급등했던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2.14% 하락했고 휴렛팩커드도 2.3% 떨어지며 다우지수를 압박했다.
S&P500 지수는 5.86포인트, 0.43% 하락한 1363.72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11.49포인트, 0.39% 떨어진 2946.27을 나타냈다.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재량적 소비업종과 금융업종이 하락세를 이끌었다. 반면 헬스케어와 유틸리티는 강보합을 나타냈다.
◆그리스, 연정 구성 사실상 실패..재선 불가피
케나이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트레스 닙파는 CNBC와 인터뷰에서 "주식에 대한 내 태도는 약간 비관적에서 약간 종말론적으로 바뀌었다"며 "유럽에서 진행되는 상황은 절대적으로 재난이며 리스크 우호적 트레이드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지금은 주식에서 벗어나 있고 싶으며 매우, 매우 방어적이 되고 싶은데 유럽 상황이 선거 이후에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스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이날 증시 하락의 주요 원인이었다. 구제금융의 조건인 긴축을 지지하는 제1당인 신민주당이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서 지난 6일 총선에서 제2당으로 급부상한 급진 좌파연합 시리자가 연정 구성 협상의 키를 쥐게 됐다.
하지만 시리자는 긴축 조치의 전면 철회를 주장하고 있어 연정 구성은 실패할 것으로 보이며 다음달 재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그리스는 다음 총선이 치러지는 다음달까지 사실상 무정부 상태로 지내게 됐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더욱 걱정스러운 점은 긴축 철회를 주장하는 시리자가 다음 총선에서 기반을 더욱 넓혀 시리자 주도의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이 경우 그리스는 유로존을 떠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유로존 다른 취약국까지 위험에 빠뜨릴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 그리스의 ASE 종합지수는 거의 20년래 최저치로 폭락했다.
페퍼 인터내셔널의 CEO인 캐롤 페퍼는 "이 사람들(시리자)은 타협하지 않을 것이며 탈출구가 없다"며 "미국 상황이 좋을 때는 유럽에 대한 우려가 뒷전으로 밀려날 수도 있지만 요즘처럼 경제지표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는 유럽이 전면에 나서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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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간스탠리 스미스 바니의 이사인 앤드로 시몬스는 "그리스 총선 결과가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며 "게다가 우리는 올들어 첫 4개월간 매우 큰 폭의 상승세를 누렸고 시기도 '5월엔 팔고 떠나라'는 증시 격언이 말하는 약세 기간"이라고 밝혔다.
◆정권 바뀌는 프랑스, 독일과 협조 가능성도 불투명
프랑스의 대통령 당선자인 프랑수아 올랑드도 조만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 유럽의 경제위기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올랑드는 기존 긴축 정책을 반대하고 있어 프랑스와 독일간 이견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올랑드는 긴축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춘 기존 위기 대책을 비판하면서 경제성장세를 살릴 수 있는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재정협약은 재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스톡스 유럽 600지수는 1.7% 하락했고 그리스의 ASE 종합지수는 3.6% 떨어지며 지난 1992년 11월 이후 거의 2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국 FTSE100 지수도 1.8% 하락하며 올들어 약세로 전환했다.
미국 자영업자들의 경기 심리는 지난 4월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투자자들의 주목을 거의 끌지 못했다.
전미 자영업자연맹(NFIB)는 지난 4월 소기업 낙관지수가 94.5로 지난 3월 92.5보다 오르며 1년2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4월 소기업 낙관지수는 블룸버그 통신이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 93.0을 웃도는 것이다.
윌리엄 던켈버그 NFI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기업 낙관지수가) 지난달과 비교하면 긍정적이지만 1년 전과 같은 수준이란 점에서 1년을 허비하고도 달라진 것은 없는 셈"이라며 소기업들의 경기심리가 나아지고 있는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가·금값 하락..달러는 유로화 대비 강세
맥도날드는 4월 동일점포 매출액이 예상보다 낮은 것으로 나오면서 2.05% 하락했다. 경쟁 패스트푸드 회사인 웬디스는 쇠고기 비용 인상을 이유로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보다 순익이 부진했다고 발표해 4.11% 급락했다.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즈도 오프라 윈프리 네트워크의 손실로 실적이 예상에 못 미치면서 6.07% 추락했다. 다이렉트TV는 매출액과 순익이 늘었다고 밝혀 0.26% 강보합세를 보였다. 영화 '어벤저스'가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디즈니는 이날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1.1% 올랐다.
HSBC는 실적이 예상을 웃돌았으나 0.62% 하락했고 퍼스트 뱅크는 예상보다 분기 손실이 줄어 1.21% 올랐다.
S&P500 지수 편입기업인 시계 및 패션 악세사리 회사인 포실은 올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1분기 매출액도 기대에 못 미쳐 37.57% 폭락했다.
게임업체인 일렉트로닉 아츠는 전날 장 마감 후 실적 전망이 기대치에 미달해 4.30% 하락했다.
미국 원유 선물가격은 0.9% 하락해 97.01달러로 마감했고 금 선물가격은 2.1% 급락하며 1604달러로 내려갔다. 달러는 유로화에 대해선 강세를 보였으나 엔화에 비해서는 하락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