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부채 위기, 中·美 경기둔화 우려 고조…亞 증시· 유로 급락
스페인을 중심으로 유럽 위기가 다시 부각되고 중국·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고조되며 23일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고 유로화의 가치가 달러대비 2년 최저점으로 떨어졌다.
유럽 위기로 중국 수출 및 미국 소비 전망이 어두워지며 전 세계 경기둔화가 심화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이날 글로벌 거시경제 악재가 동시에 떠오르며 중국 증시 상하이종합지수가 2009년 3월 후 최저점으로 하락했으며 일본 증시도 2%가깝게 급락했다. 홍콩 증시도 장 중 3%대 가깝게 밀렸다.
또 달러/유로 환율이 2010년 6월 후 처음으로 1.21달러 밑으로 하락했으며 엔 대비 유로는 11년 저점으로 떨어졌다.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사상 최고인 7.506%까지 치솟았다.
한동안 잠잠해 보였던 유럽 위기가 지난주 스페인 재정위기와 그리스 디폴트 설로 다시 불거 진데다 중국 경기둔화와 이번 주 2분기 성장률을 발표하는 미국 경기 위축 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며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이다.
20일 스페인 정부가 자국의 경제전망을 하향조정하고 스페인 동부의 발렌시아 지방정부가 스페인 중앙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며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7%를 다시 상회한데 이어 22일에는 스페인 6개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에 추가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뒤따랐다.
여기에 필립 뢰슬러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22일 "그리스가 구제금융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추가 지원은 없을 것"이라며 자신은 그리스가 구제될 수 있을지에 대해 "무척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그리스가 유로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의무 사항을 이행하지 못해 추가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면 오는 9월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피할 수 없다.
유럽 위기 부각이 중국 수출 우려로 이어지며 중국 경기둔화 전망도 강화되는 모습이다.
독자들의 PICK!
송궈칭 인민은행 통화위원회 학술자문 위원은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7.6%를 기록했던 2분기보다 더욱 낮은 7.4%까지 둔화되며 성장률이 7분기 연속 하락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송 위원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향후 몇 달 내 8%에 근접할 것이란 합의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수출 쪽 문제로 인해 더 비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며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3분기 성장률 중간 값은 7.8% 수준이다.
유럽 부채 위기가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수출이 향후 몇 달 내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감소할 수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내수 성장을 위축시킬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2분기 성장률은 3년 만에 7%대로 추락한 7.6%를 기록, 경착륙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켰다. 중국 성장률은 2010년 4분기 9.8%에서 올해 1분기와 지난분기 각각 8.1%, 7.6%로 하락하며 6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루 팅 뱅크오브아메리카 이코노미스트도 "중국 정부가 지속해 온 일부 긴축정책을 단호하게 풀지 않고 효과적인 부양책을 실시하지 않는다면 경기 둔화가 하반기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대적으로 선전했던 미국 경제도 둔화추세를 피할 수 없으리란 관측이다.
블룸버그 집계 전문가 전망치에 따르면 27일 발표되는 올해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1.4%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2분기 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자 올해 1분기 1.9%보다도 둔화된 수준이다.
3분기 가계 지출은 1.3% 증가하며 1분기 증가율은 2.5%에서 둔화, 연내 가장 적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6월까지 소매매출이 3개월 연속 줄어들며 2008년 후 초장기 감소세를 기록한 점도 소비 둔화를 드러낸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유럽 부채 위기로 타격을 입은 데다 미국 세제 변경이 기업 투자를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이클 핸슨 뱅크오브아메리카 이코노미스트는 "지표들이 전반적으로 취약해졌다"며 "소비 둔화가 경기둔화에 꽤 상당한 영향을 미쳤고 유럽 불확실성과 재정절벽도 기업들의 결정과 투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