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케미칼, 식품 등 팔아 4000억 회수… 웅진에너지-폴리실리콘 패키지 매각 추진
웅진그룹 채권단이웅진홀딩스(2,820원 ▲150 +5.62%)가 보유한웅진씽크빅(1,119원 ▲23 +2.1%)을 제외한 그룹 주요 계열사를 올해 모두 매각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과도한 확장을 감당하지 못하고 좌초한 웅진그룹의 모태인 학습지사업만 남는 셈인데 윤석금 회장이 이마저 지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M&A(인수·합병)업계에 따르면 웅진채권단은 16일 서울시내 모처에서 회의를 열어 그룹의 구조조정 방향과 시기, 우선순위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현재코웨이(83,700원 ▲1,600 +1.95%)가 분리매각된 후 웅진에 남아 있는 자산 가운데 거래가치가 있는 것은웅진케미칼과 웅진식품, 웅진씽크빅 3개사 정도다.
채권단 관계자는 "앞으로 경쟁매각이 가능한 계열사 중 씽크빅을 제외한 케미칼과 식품을 연내 어떤 방식으로 매각할지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나머지 자산의 처분과 채권변제 순위를 조정하는 협의도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일단 코웨이 매각과정에서 웅진홀딩스가 다시 사들인 웅진케미칼 경영권 지분 46.3%의 매각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1일 법원에서 매각자문사 선정을 허가받았고 빠르면 이달 중 후보군을 모아 경쟁을 통해 1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딜에는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 등 채권단 관계금융사 외에 삼성증권 등 국내 IB(투자은행)와 회계법인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웅진케미칼 지분 46.3%의 시장가치는 지난 14일 종가 기준으로 1936억원 정도다. 경영권 인수 프리미엄을 30%가량으로 보면 매각예상가는 2500억원 안팎이지만 경쟁이 심화되면 3000억원 정도로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 옛 ㈜새한이 전신인 이 회사는 △섬유 △필터 △전자소재 3가지 사업부문을 소유하고 필터부문 수처리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상장사인 웅진식품은 '아침햇살'과 '초록매실' 등 주스브랜드로 유명한 식음료제조사다. 회생절차에 놓인 웅진홀딩스가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47.79%를 보유했는데 이 지분이 매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웅진식품은 2011년 매출 2195억원과 영업이익 98억원을 올렸다. 이어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은 1765억원, 영업이익은 53억원 수준이다. 웅진홀딩스 보유지분의 거래가치는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2011년 140억원) 배수를 10배로 놓고 보면 800억~1000억원(프리미엄 포함)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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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채권단은 주요 계열사 중 웅진씽크빅은 올해 매각하지 않을 계획이다. 웅진그룹의 모태인 학습지사업을 영위하는 이 계열사는 2010년까지 연간 1000억원 이상의 EBITDA를 기록했고, 재무적으로도 안정돼 있었다.
하지만 그룹 전체의 유동성문제가 전이되면서 실적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코스피 상장사인 웅진씽크빅의 지난해 3분기 누적매출은 537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0억원가량 줄었고, 같은 기간 1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채권단은 웅진씽크빅의 최근 재무상황이 본래 기업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판단, 올해는 경영정상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는 웅진씽크빅까지 처분하는 경우 회생절차에 놓인 웅진홀딩스가 상장 상태를 지속할 명분이 없어질 것이란 우려도 작용했다.
웅진홀딩스는 회생절차 신청에도 불구하고 상장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코웨이 매각 후 웅진케미칼, 식품에 이어 씽크빅까지 처분되면 거래소가 상장실질심사를 통해 '주된 사업의 정지'를 이유로 폐지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채권단은 웅진그룹에 남은 계열사 중 웅진에너지와 웅진폴리실리콘은 최근 시황을 주의깊게 지켜본 후 패키지 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두 계열사는 태양광산업계의 가치사슬을 이루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어 한데 묶어 파는 것이 잠재인수자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채권단 관계자는 "태양광시황이 아직 비관적이어서 두 계열사 지분의 환금성이 너무 떨어지는 게 (매각의) 난제"라며 "두 회사의 채권단은 별도로 구성돼 있지만 패키지 매각으로 자금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데는 의견을 같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