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철강업계, '가격인상' 카드 만지작

사면초가 철강업계, '가격인상' 카드 만지작

오상헌 기자
2013.01.23 06:30

원료값상승+전기료 인상 '원가부담' 커져...주요 철강사, 내달 제품값·수출가격 인상할듯

철강업계가 제품 값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원재료 가격상승과 산업용 전기료 인상 등 '원가부담'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철강 가격을 올릴 경우 최악의 환경에 처한 철강업체들의 수익성 부담은 일시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조선·기계 등 전방산업 부진으로 실수요 회복이 더뎌 경영 환경 호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국내 주요 제강사들은 다음 달쯤 봉형강(철근·형강)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 제강사 관계자는 "고철 가격이 지난 해 말 대비 최소 톤당 6만 원 이상 상승했고 올 들어 산업용 전기요금이 추가 인상(4.4%)돼 원가부담이 크다"며 "원가 상승분을 봉형강이나 후판 가격에 반영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은 올 초부터 열연가격 할인 폭을 톤당 2만 원 가량 축소했다. 사실상 단가를 인상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철강 가격이 지난 해 9월부터 오르는 등 전세계적으로 원재료(철광석 등) 가격과 철강재 가격이 오르는 상황"이라며 "여러 여건상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빡빡해지고 있는 국내 수급 여건도 철강사들이 가격인상 카드를 만지작대는 배경이 되고 있다. 수입 철강재는 물론 국내 철강업체의 생산량도 줄어들 전망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은 이달 말부터 대형 설비 개보수 공사에 들어가 사실상 감산에 돌입한다. 포스코의 경우 다음 달부터 340만 톤 규모의 광양제철소 제1고로 설비 보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제철도 350만 톤 규모의 C열연 라인에 대해 이달 말부터 45일간 대보수에 들어간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기 때문에 철강 공급이 자연스레 줄어드는 것이다.

김정욱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산 철강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재 가격이 올라 자연스럽게 중국산 저가 제품 수입량이 줄고 있다"며 "국내 수급이 점점 타이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철강사들은 수출 가격 인상도 추진 중이다. 원가부담에 더해 '원화 강세, 엔화 약세' 기조로 발생할 수 있는 수익성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철강재 값 인상 바람은 실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료가격 상승이 견인한 것"이라며 "제품 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르더라도 조선, 기계 등 전방산업 침체가 계속되면 철강사들의 경영여건이 나아지긴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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