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써서 해야 하는 신경치료?

신경써서 해야 하는 신경치료?

김인수 치의학박사
2013.08.02 10:00

[MT교육 에세이] 치의학박사 김인수가 보는 치아세상

/삽화=김효정 치위생사(임플란티아 치과 삼성점)
/삽화=김효정 치위생사(임플란티아 치과 삼성점)

찬 음식을 먹을 때 치아가 몹시 시리거나 음식을 씹을 때 통증이 생겨 치과에 내원했을 때 단순한 치료를 기대한 것과는 달리 치과의사로부터 신경치료를 한 뒤 치아를 씌워야 한다는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흔히들 말하는 이런 신경치료란, 실제로는 단어 그 자체처럼 신경을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1. 신경치료란?

치아는 인체에서 가장 단단한 조직이라고 할 만큼 표면은 단단하지만(물론 식사 도중 딱딱한 돌이나 해산물 껍데기 등에 의해 깨지기도 하지만) 치아 내부 조직은 치수라고 하는 신경과 혈관이 분포되어 있다. 심한 충치가 치수까지 이환되거나 외상으로 인해 치아가 파절되면서 치수가 노출되어 세균에 감염되거나 염증이 생기게 되면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럴 때 통증을 없애기 위해 감염된 치수를 제거하고 깨끗이 소독한 뒤 치수가 있던 빈 공간을 대체 약재로 채워 밀봉하여 치아를 빼지 않은 채로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보존하는 치료법이 바로 신경치료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치아 내부의 신경, 혈관이나 미세한 세포 조직 등을 제거한 뒤 그 자리에 대체 재료를 충전하고 밀봉하여 치아의 기능을 유지시키는 치과 시술이라 하겠다.

2. 신경치료를 받으면 통증은 곧바로 사라지는가?

치수를 제거한다는 것은 치아 뿌리 끝에 자극이 생기는 것이고 모든 치료에는 치유 과정이 있기 마련임에도 불구하고 치과에 내원하신 분들 중에는 간혹 통증이 심한 치아도 신경치료 한 번에 드라마틱하게 통증이 사라진다고 생각하시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신경치료 진행 도중이라도 통증을 느낄 수 있고 신경치료를 마무리 한 뒤에도 통증이 없어지기까지는 일시적인 불편감이 있을 수 있다. 신경치료의 마지막 단계인 근관 충전 뒤에도 상당기간 통증이 수반된다면 치아 뿌리 끝까지 치료가 안되었을 수도 있고 미세한 신경관을 놓쳤을 수도 있기 때문에 어떤 이유에서든 이런 경우엔 재치료를 고려하여야 한다. 만약 일반적인 방법인 치아에 구멍을 뚫어 뿌리 끝까지 접근하기 어렵다면 잇몸을 절개하여 직접 접근해서 염증을 제거하는 방법도 있다(치근단 절제술).

3. 신경치료는 얼마나 받아야 할까?

신경치료는 근관 치료라고도 하는데 치아 근관의 형태나 모양, 또는 시술의 난이도, 증상의 호전 정도에 따라 2~3일 간격으로 3~4회 진행된다.

신경치료 초반엔 근관의 개수, 길이나 굵기 등을 측정한 후 치수를 제거하고 근관을 깨끗이 소독하여 치수조직이나 미세한 근관까지 세척한다. 동통의 감소와 염증 소진의 정도를 파악한 뒤 깨끗하게 준비된 근관에 대체 물질을 충전하여 밀봉하는 과정이 일반적이다.

4. 신경치료를 한 뒤 치아는 왜 씌워야 하는가?

신경치료를 한 치아는 감각을 느끼는 신경 자체가 없어지므로 시리거나 통증을 느낄 수 없지만

신경이나 혈관을 통해 공급받던 수분이나 영양 공급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점차 수분이 말라 부서지기 쉬워진다.

보통 살아있는 생 나뭇가지는 잘 부러지지 않아도 말라 있는 나뭇가지는 쉽게 부러지는 경우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따라서 신경치료 중이라도 치료받는 치아 쪽으로는 사용을 금한다. 혹여 치아가 부서지거나 갈라진다면 부득이 치아를 빼는 방법 외에는 대안이 없기 때문에 신경치료 뒤에는 바로 보철치료(크라운)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 힘들게 신경치료를 한 뒤 아쉽게도 치아가 깨져 발치를 하게 된다면 그 동안의 수고가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신경치료'란 몇 문장만으로는 설명이 안될 만큼 복잡하고 섬세한 치료이다. 하지만 환자분의 입장에선 내 자연 치아를 살리기 위한 마지막 방법이며 치과의사의 입장에선 힘들고 예민한 치료라 하더라도 치아를 살리기 위한 보람된 치료라고 할 수 있다.

"신경치료?" 흔히들 얘기하고, 쉽게 접하는 치과 치료 용어지만 치아로서는 치명적인 치료라 할 수 있으므로 가능한 정기적인 검진과 세심한 치아 관리로 신경치료까지 받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 하는 것이 현명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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