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00억 금융사고 증권사 직원, 4년전에도…

[단독]100억 금융사고 증권사 직원, 4년전에도…

조성훈 기자, 박경담
2013.08.02 16:25

전 직장서도 고객과 사적인 금전거래 적발 퇴사 불구 또 채용, 어떻게?

하나대투증권 서울 삼성동지점에서 근무하다 지인들에게 사적으로 고금리를 약속하고 100억원대로 추정되는 자금을 모아 운용하다 잠적한 A차장이 전직장에서도 유사한 비리를 저질러 징계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비위자가 회사를 옮겨 또 다시 금융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감독당국의 금융사고 관리시스템에 허점이 노출됐다는 지적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차장은 2009년 3월에 전 직장인 한국투자증권에서 고객과 사적인 금전거래가 적발돼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으며 징계 직전 퇴사했다. 증권사 직원이 고객과 사적으로 금전거래를 갖는 것은 사규에 의해 엄밀히 제한된다. 자칫 금융사고로 이어질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당시 징계수위는 '견책'이었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이미 4년 전 일이라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지만 내부감사에서 고객과 금전대차가 드러났다"며 "당시에도 사적인 거래였고 회사 차원의 사고 금액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융회사의 직원징계는 주의와 견책, 감봉, 정직, 면직 순으로 수위가 높다. 견책의 경우 경징계에 해당한다.

문제는 A차장의 이같은 비위 사실이 전혀 공유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A차장은 한국투자증권을 나온 2009년 바로 그 해에 다시 하나대투증권으로 옮겨 근무하며 지인들의 돈을 모아 사적으로 운용하다 대형 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증권업 종사자의 경우 전문자격이 필요하며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전문인력 관리시스템'에 등록해 회원사들이 자격과 징계 내용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비위 행위시 징계 수위에 따라 일정기간 동안은 '전문인력 관리시스템'에 채용금지기간(등록제한)으로 표시된다. 채용 금지 기간에는 회원사들이 해당인에 대한 '업무정지' 여부를 조회할 수있다.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의 경우 견책부터 1개월간 등록제한 조치를 받게 된다.

하지만 A씨처럼 증권투자상담사(영업 담당자)의 경우 견책까지의 징계는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공유되지 않는다. 사실상 회사 내부 인사기록에만 남는다. 금투협 관계자는 "사내 징계정보 역시 개인의 민감한 정보인 만큼 본인 동의 없이는 확인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직하면 사실상 징계 내용이 세탁되는 셈이다.

당시 피해조사와 징계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위를 저지른 직원이 퇴사를 결정하는 경우 일정 부분 책임을 진 것으로 보고 조사나 징계수위를 낮추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감사에서 A차장이 연관된 비위를 추가로 적발해 이같은 내용이 지난달 25일 하나대투증권에 통보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역시 A차장이 23일 잠적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금융감독원측은 "현재 검사 중이어서 최종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A씨에 대한 징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해당인의 비위 정보가 다른 회사에 알려지지 않은 채 채용이 이뤄졌다면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금융투자협회 등과 협의해 제도적인 보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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