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월 4~6% 이자 약속할게" 금융사기의 유혹

단독 "월 4~6% 이자 약속할게" 금융사기의 유혹

조성훈 기자, 박경담
2013.08.03 09:20

100억대 금융사고 장본인 A차장, 고금리 약속한 뒤 신규 자금으로 돌려막기한 듯

금융감독원이 하나대투증권 직원이 연루된 100억원대 금융사고와 관련, 긴급검사에 들어간 가운데 사건의 전모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3일 금감원과 증권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음독자살을 기도한 뒤 잠적한 A차장은 피해자들에게 "고금리 채권에 투자해 주겠다"며 월 4~6% 가량의 이자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연리기준 48~72%에 해당하는 고금리로 사채 수준이다.

이에 따라 피해자들은 A차장이 소유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계좌로 돈을 송금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A차장이 전직장에서 근무하면서 만났던 고객들이거나 주변 지인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금감원에 신고된 피해액은 피해자 2명이 각각 신고한 7억원과 12억원으로 총 19억원이지만 숨겨진 피해자들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피해액이 이자를 포함해 100억원이 넘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A차장이 자금을 어떻게 운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A씨는 매월 이자를 지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3일 피해자들이 하나대투증권 지점을 찾아온 것도 A차장이 이자를 제 때 지급하지 않고 연락이 두절됐기 때문이었다.

해당 증권사 관계자는 "자금을 운용하다 손실을 본 뒤 신규 고객을 유치해 그 돈으로 돌려막기를 하며 이자를 지급하다 걷잡을 수 없이 손실이 커지자 잠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차장은 하나대투증권으로 이직하기 전 한국투자증권에서도 이처럼 고객의 돈을 사적으로 받아 운용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A차장은 2009년 3월에 한국투자증권에서 고객과 사적인 금전거래가 적발돼 징계를 받고 퇴사한 뒤 하나대투증권으로 이직했다.

이번 금융사기 사고는 대다수 피해자들이 경찰에 고소·고발을 하거나 금융당국에 신고를 하지 않고 있는데다 A차장이 현재 소속된 하나대투증권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피해 사실을 주장하지 않고 있어 여러가지 의구심을 낳고 있다.

이는 A차장과 거래했던 사람들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간 이자만 받은 피해자도 있지만 이자와 함께 원금 일부를 돌려받은 이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000만원 안팎의 소액 투자자는 원금 전액을 돌려받기도 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피해자는 "A차장이 받은 자금을 실제 투자하지 않았다"는 진술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고소·고발이나 법적 대응에 나서지 않는 것은 고금리로 이자를 받은 경우 세금탈루 문제가 있고 자칫 자금 출처에 대한 계좌 추적이 이뤄질 수도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이 단순 사기사건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감원은 현재 A차장 사건과 관련해 해당 증권사를 대상으로 긴급 검사를 진행 중이며 A차장이 관리한 계좌도 추적하고 있다. 검사에는 일주일여가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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