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BW 투자 열중 '무늬만 창투사'

[더벨]BW 투자 열중 '무늬만 창투사'

박제언 기자
2013.08.07 10:54

[thebell note]

더벨|이 기사는 08월05일(08:32) 자본시장 미디어'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창업투자회사(이하 창투사)는 벤처캐피탈 사업을 위해 중소기업청(이하 중기청)에 등록된 회사를 일컫는다. 자본금이나 인력에 대해 일정 요건만 갖추면 창투사 명함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중기청에 창투사로 등록된 회사는 102곳이다.

창투사는 법적으로 창업자나 벤처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이윤창출이라는 목적 외에 벤처기업 육성이라는 책임과 의무를 지는 셈이다. 1년 동안 '설립된지 7년 이내 벤처기업'에 투자하지 않으면 중기청의 경고 조치를 받는다. 이후 문제점이 시정되지 않으면 창투사 등록까지 취소될 수 있다.

대부분의 창투사는 등록 취소를 피하기 위해 노력한다. 투자의무 비율이나 일정 기간내 벤처기업 투자 등의 창투사 요건을 충실히 이행한다.

문제는 무늬만 창투사인 곳들이다. 창투사이면서도 창투사 역할을 하지 못하는 곳들이 있다. 창투사 명함으로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사 일을 하는 곳들이다. 최근 창투사들이 국민연금이나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등 공적자금 출자에 관심을 둘 때 상장사 신주인수권부사채(BW) 투자에 더욱 초점을 맞춘 창투사도 있다.

W 창투사는 지난 달 상장사 BW 투자만 230억 원 가량을 집행했다. 올해 상장사 BW 투자만 치더라도 350억 원이 훌쩍 뛰어넘는다. 작년말 기준 자기자본이 70억 원, 유동자산이 74억 원인 W 창투사가 어떤 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투자했는지도 신기할 정도다. W사 관계자는 "차입과 비슷한 형태로 자금을 조달받아 투자했으나 사업기밀이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상장사들의 BW 발행이 줄을 잇는 이유는 분리형 사모BW가 이 달 말부터 금지되는 영향이 크다. 마지막으로 BW를 발행해 대주주 지분율을 확보하자는 경향이 크다. 투자자 역시 이 기회에 기업들의 워런트를 확보해 1~2년 뒤 수익을 보자는 것이다. W사의 BW투자도 이같은 이유다.

W사는 2011년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벤처조합을 결성한 적이 없다. 고유계정으로 BW 투자에만 열을 올렸다. 창투사 라이선스를 유지하기 위해 벤처기업 투자는 한 두 건 집행했을 뿐이다. 이쯤되면 W사의 주인이 왜 창투사를 하고 있는지가 궁금해진다.

W사의 지분 71% 가진 최대주주는 제약·바이오업을 하는 시가총액 1400억 원의 코스닥상장사다. 나머지 주주들 역시 국내 중견 제약사들이다. W사가 이들 제약사들을 LP(유한책임투자자)로 설득해 펀드 결성을 하는 것이 어려워 보이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년 동안 조합 결성이 없는 점은 의지나 필요성 부족으로 설명될 수밖에 없다.

W사의 BW 투자에 대한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아니다. 방식이 어찌 됐건 회사는 합법적인 영역에서 이윤창출을 해야 한다. 하지만 상장사 투자가 적성에 맞다면 창투사 보다는 다른 투자회사로 업종 변경을 생각해봐야 한다. 창투사는 단순 이윤창출이 아니라 중소기업 창업 활성화와 육성에 더욱 큰 뜻을 두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상장사 BW 투자만으로는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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