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니 출퇴근하겠다" 대체복무 여호와의 증인...법원 판단은?

"아이 키우니 출퇴근하겠다" 대체복무 여호와의 증인...법원 판단은?

이혜수 기자
2026.04.06 07:00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사진=이혜수 기자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사진=이혜수 기자

자녀 육아를 위해 출퇴근 복무를 허용해달라며 제기된 대체복무요원의 행정소송을 법원이 각하했다.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대체역법)상 합숙 복무의 예외가 규정되지 않았으므로 관련 기관에서 거부한 행위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이다.

6일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같은 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진현섭)는 원고 A씨가 병무청장과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상근예비역 제도 준용 요청 거부 처분 취소 소송을 지난 2월5일 각하했다.

A씨는 2021년 3월19일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서 대체역법에 따라 대체역으로 편입됐다. 이후 2023년 10월30일 대체복무요원으로 소집돼 한 직업훈련교도소에서 합숙하며 복무했다. A씨는 2024년 9월27일 딸을 출산했고 이듬해 5월12일 병무청장과 법무부 장관에게 '자녀를 돌보며 대체복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병역법상 상근예비역 제도를 준용해 출퇴근 형태로 복무할 수 있게 해달라'는 내용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상근예비역이란 징집에 의해 현역병으로 입영한 사람이 기본 군사교육 훈련 후 상근예비역에 소집돼 집에서 통근하며 향토방위와 관련된 분야에 복무하는 제도다.

그러나 병무청장과 법무부 장관은 A씨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상근 예비역 제도 준용요청에 대해 거부 처분했다. 병무청장은 같은 달 20일 "대체역법은 대체복무요원이 36개월간 합숙해 복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헌법재판소 2024년 5월30일 선고에 따르면 자녀가 있는 모든 병역의무자가 출퇴근할 권리를 부여받는 건 아니다"라고 회신했다. 법무부 장관도 같은 달 29일 "대체복무요원은 합숙해 복무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예외 규정이 없다"며 "대체복무요원은 현역 또는 보충역과 종류가 다르다"고 답했다.

그러자 A씨는 "병무청장·법무부 장관이 출퇴근 형태의 복무를 허가하지 않은 건 현역과 보충역에 비해 대체역을 자의적으로 차별하는 것"이라며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헌·위법한 처분"이라며 소를 제기했다.

병무청장·법무부 장관은 A씨의 청구 자체가 부적법하므로 본안 판단 전에 법원이 각하해야 한다며 본안 전 항변했다. 이들은 "A씨는 합숙 복무 이외의 다른 형태의 복무를 신청할 수 있는 법규상·조리상 신청권이 없다"며 "병무청과 법무부가 보낸 회신이 취소소송의 대상인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병무청장·법무부 장관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에게 적용되는) 대체역법은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현역 등의 복무를 대신해 병역을 이행하는 사람을 대체복무요원으로 소집해 교도소 등에 '합숙'해 복무하도록 함으로써 우리나라 병역 체계를 유지한다"며 "해당 법은 합숙 복무의 예외를 규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법이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 보기 어렵다"며 "합숙 복무로 인해 여러 제한이 있단 사실만으로 침해의 최소성에 어긋나는 과도한 제한을 발생시킨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또한 재판부는 "병무청장·법무부 장관에겐 A씨가 합숙 이외 출퇴근 형태로 복무할 수 있도록 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이 없다"며 "이들이 한 회신은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이라 볼 수 없으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A씨의 소는 부적법하다. 그러므로 이를 각하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혜수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이혜수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