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뉴시스] 박주성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대한항공과 합병 체결을 가결한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활주로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기가 이동하고 있다. 2026.08.12. park7691@newsis.com /사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9/2026090216205679902_1.jpg)
고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의 장녀 조승연(개명 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28,900원 ▲150 +0.52%) 부사장이 모태 기업인 정석기업 보유 주식 전량을 매각한다. 과거 경영권 갈등을 빚었던 남동생 조원태 회장측이 이를 인수할지 주목된다.
만약 남매가 지분 매매를 통해 '화합'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한진(14,730원 ▼430 -2.84%)그룹에는 호재다. 특히 호반그룹이 꾸준히 지분을 늘려오며 경영권을 위협하는 가운데 향후 발생할지 모르는 대결 구도에서 변수가 될 수도 있다.
2일 재계 등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 측은 최근 정석기업 지분 매각을 위해 복수의 인수 의향자들과 접촉하고 있다. 정석기업은 한진그룹 창업주인 정석 조중훈 회장의 호를 딴 회사로 서울 한진빌딩 등 그룹의 부동산 관리·임대사업을 한다. 조 전 부사장 4.59%, 조원태 회장 3.83%, 한진칼 60.49% 등 총수 측이 100% 소유한 비상장사다.
정석기업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조 전 부사장의 지분을 누가 살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외국계 경영참여형 PE(사모펀드) 여러 곳에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거래가 성사되면 한진그룹의 뿌리 기업 지분이 해외로 넘어가는 첫 사례가 된다.
정석기업은 2021~2025년 조 회장 등의 상속세 납부 과정에서 자금 마련을 위해 고려아연(1,216,000원 ▼35,000 -2.8%)에 지분 일부가 팔렸던 적은 있지만 이 역시 지난해 한진칼(139,100원 ▲9,300 +7.16%)이 다시 사들였다. 그만큼 외부 지분 없이 오너 일가가 100% 지배력을 행사해왔다.
이 때문에 조 회장측이 조 전 부사장의 지분을 인수할 수도 있다. 이 경우 경영권을 놓고 충돌했던 남매가 화합하는 모양새가 연출된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KCGI(강성부펀드), 반도건설 등 3자 연합 공세를 펴면서 남동생 조 회장과 맞섰으나 경영권 경쟁에서 졌다. 현재 조 전 부사장도 해외에 팔기보다는 조 회장측에 매각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실적인 이해관계를 따져볼 때도 조 회장측의 인수 필요성이 거론된다. 경영참여를 내세우는 사모펀드 등이 그룹의 모회사이자 오너 일가가 100% 지분을 가져왔던 비상장 회사에 주주로 들어오려는 이유는 명확해서다. 재계에서는 회계장부 열람 청구권 등 상법상 보장된 주주 권리를 최대한 활용해 한진그룹을 압박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조 회장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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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관계자는 "총수가 100% 지분을 가지고 지금까지 운영해왔던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며 "실제 조 회장 쪽에서 조 전 부사장의 지분 인수 여부와 방법 등에 대해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조 전 부사장의 지분 가치는 얼마나 될까. 비상장 회사의 특성상 시장가격을 바로 산출 할 수는 없다. 다만 고려아연과 거래가 하나의 기준은 될 수 있다. 한진칼은 지난해 고려아연으로부터 520억원에 정석기업 지분 12.22%를 매입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세 등을 고려할 때 조 전 부사장의 지분 가치가 고려아연 거래 때보다는 높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당시 매매가 우호 세력 간 일시적 거래 성격이 강했던 점도 작용한다. 영원히 소유권을 넘기는 개념이라기보다 재매입을 전제로 사고판 거래여서 깐깐하게 가격 산정을 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얘기다.
재계의 시선은 호반과 경영권 분쟁이 터졌을 때 미칠 영향을 향하고 있다. 호반건설을 필두로 한 호남 기반의 호반그룹은 '단순투자' 명분이지만 지속적으로 지주사 한진칼의 지분을 사들여 20.15%를 확보했다. 조원태 회장 측 지분 20.57%와는 불과 0.4%포인트(p)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물론 현재는 조 회장이 우호 지분을 포함해 과반 지분율을 가지고 있어 문제는 없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보유한 10.58%는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머지않아 매각이 불가피하다. 이 지분을 누가 사느냐에 따라 경영권 확보 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호남 정치권을 중심으로 현실성을 떠나 시나리오는 끊이지 않고 회자된다"며 "정부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산업은행의 지분 매각이 분수령이 되기 때문에 결국 국민 여론이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조 전 부사장의 지분을 조 회장이 인수하는 '남매 화합'의 구도는 한진그룹에도 긍정적이다. 집안 싸움하는 오너 일가보다는 화해한 쪽에 힘을 실어주는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매각 작업과 관련해 조 전 부사장 측 대리인인 이주헌 법무법인 송율 변호사는 지분 매각 사실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