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 장기화로 체질 개선…"내년 신사업 매출 비중 확대"

글로벌 철강산업의 공급 과잉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철강사들이 신사업에 한층 더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항공우주 분야의 신수요를 공략하는 동시에 전기로 등 친환경 철강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며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3일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철강 수요는 17억2200만톤으로 전년 대비 0.1% 감소할 전망이다. 내년에는 17억5200만톤으로 1.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증가폭이 크지 않다. 세계 최대 철강 소비국인 중국의 수요는 올해 2% 감소한데 이어 내년에도 1%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올해 1.8%, 내년 1.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글로벌 철강업계의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내 철강사들의 올 3분기 실적은 엇갈렸다. 현대제철(28,500원 ▼350 -1.21%)은 영업이익 8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했고, 세아베스틸지주(28,800원 ▼1,250 -4.16%)도 144억원으로 46.4% 줄었다. 반면 포스코와 동국제강(8,980원 ▼110 -1.21%)은 전년 동기보다 개선된 수익성을 시현했다. 다만 건설경기 침체 등 전방산업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내년에도 철강 수요가 큰 폭으로 회복되기는 어렵다는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에 따라 철강사들의 신사업 확대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주요 철강사들은 올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워내 내년 성장세를 이끌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포스코는 지난 6월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톤 규모의 전기로를 준공해 가동에 들어갔다. 초기에는 고로에서 생산한 용선과 전기로 용강을 섞어 일반강을 생산하지만 향후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 등 고급강까지 생산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전기로 사용에 따른 원가 상승분은 탄소저감 강재에 프리미엄을 붙여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업체(OEM)와 풍력에너지 업체를 상대로 제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가동률과 판매량을 본격적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철강의 새로운 수요처를 찾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현대제철은 연초 '차세대 전력 인프라 핵심산업 판매확대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이후 국내 AI 데이터센터 7곳에서 3만톤 이상의 철강재 공급 계약을 따냈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팹(Fab)에 들어가는 고사양 H형강 시장을 겨냥해 압연·용접 H형강을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 'H One'도 출범시켰다. 동국제강 역시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 등 대형 프로젝트를 정조준해 봉형강 생산·판매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세아베스틸지주는 내년부터 가동되는 미국 특수합금 법인 SST를 앞세워 항공우주 시장을 공략한다.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SST는 항공기 엔진과 우주 발사체, 방산 부품 등에 쓰이는 니켈 기반 초내열합금을 연간 6000톤 생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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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철강사들이 그동안 투자해온 신사업의 매출 확대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철강 업황의 단기간 회복이 어려운 만큼 신사업과 고부가 제품이 기존 사업의 수익성 부진을 얼마나 보완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