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뉴스채널을 통해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지구 반대편 남미 아르헨티나, 유럽 프랑스에서도 K-POP 열풍이 일어 한류열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미디어를 통해 K-POP을 접한 남미와 유럽 현지의 젊은이들이 한국 아티스트들의 이름을 두루 나열해가며 "노래도 잘 부르고 댄스, 멤버마다의 카리스마가 뚜렷하다는" 등 나름의 전문가적 평가를 내놓을 정도로 한국 음악에 심취해 있었으며 유럽 문화관에서 주최한 K-POP 댄스경연대회에는 무려 79개 유럽 각지 팀이 도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음악공연산업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한 필자는 K-POP이 제2의 한류를 이끌고 있다는 소식에 격세지감을 느끼면서도 가치관이나 문화적 원류가 유사한 일본, 중국 및 동남아에만 국한된 일시적인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을까 내심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그러나 남미뿐만 아니라 북미 선진국과 유럽·중동지역에서도 K-POP이 각종 차트의 상위를 차지하고 관련 영상 조회건이 7억건을 훌쩍 넘었으며, 연예관련 프로그램에서도 한국 아티스트를 다루는 모습을 보며 필자는 강한 자신감과 함께 사명감을 가질 수 있었다. 혹자는 이런 현상을 디지털 미디어의 혜택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필자는 무엇보다 한국 음악의 전통과 저력이 글로벌 상품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근원적인 경쟁력을 거론하고 싶다.
지난 4월, CJ E&M 음악공연사업부문의 초청으로 세계적인 팝프로듀서이자 아티스트인 '퀸시 존스'(Quincy Jones)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마이클 잭슨의 최고 히트작 '스릴러'의 프로듀서뿐 아니라 라이오넬 리치, 스티비 원더, 레이 찰스, 밥 딜런, 폴 사이먼, 빌리 조엘 등 전세계 내로라하는 팝아티스트가 대거 참여한 '위 아 더 월드' 제작으로 소위 팝의 역사로 불리는 이 거장은 직접 한국 음악의 총체적인 성장과 현황을 둘러보며 K-POP의 보편화 가능성에 대해 뜻깊은 의견을 표명했다.
그는 일정 내내 한국의 판소리, 농악무, 퓨전국악부터 근래 아이돌 K-POP까지 한국음악을 감상하면서 연신 최고라는 찬사를 쏟아냈다. 무엇보다 '음악언어에 대한 충만한 이해'(그는 음악은 과학임을 누차 강조했다)와 '소통을 이끄는 음악적 혼'이 한국 음악에 존재함을 느낄 수 있다고도 했다. 또 K-POP의 글로벌화 비결에 대해서는 "많은 이가 들을 수 있도록 하라"는 단순하고도 기본적인 명제만 남겼다. 이는 K-POP이 세계와 소통할 수 있도록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확보하고 활용하라는 뼈 있는 충고였다.
그는 "영국의 비틀스가 미국에서 활동할 때도 그 비결은 단순했다. 많은 사람이 들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출했다"고 소개하며 K-POP의 기본기에 대한 의심과 고민보다 어떻게 효과적으로 세계인들과 소통할지 고민하라고 조언했다.
때문에 유명 음악평론가는 "2011년 한국 음악계의 최고 사건(?)은 퀸시 존스의 방한"이라는 표현으로 그가 갖고 있는 무게를 대변했었다.
연이어 유명 팝그룹 '블랙아이드피스'의 '윌 아이 엠'도 한국을 방문해 한국 음악 콘텐츠가 글로벌 협업을 통해 세계화될 수 있다는 확신을 피력했으며 이를 검증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한국 아티스트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도 했다.
한국 드라마의 수출로 시작된 1차 한류는 아쉽게도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자국문화 보호라는 미명 하에 편성 제한을 두는 쿼터제 등의 난관을 맞고 있다. 하지만 음악은 국가와 언어, 콘텐츠 장르라는 문화적 장벽을 손쉽게 뛰어넘을 수 있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K-POP의 현상 역시 그 어떤 분야의 콘텐츠보다 이해도가 높으며 연령에 상관없이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에 기인한다.
이같은 점을 고려할 때 글로벌 콘텐츠사업을 육성하려면 음악에 기반한 상품(스타매니지먼트, 뮤지컬, 콘서트, 음원라이선스)을 독창적으로 개발하고 이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SNS를 통해 세계 팬들이 스스로 찾아오기만 기다리기보다 우리의 콘텐츠를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는 기회를 만들어내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역량 있는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기획해 글로벌 인프라를 접목해서 전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한국의 리듬과 K-POP을 들을 날이 곧 오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