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말 미국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에서 열린 '제1회 뉴욕 K-POP 경연대회'가 큰 관심을 끌었다. 미국 전역에서 참가자가 몰렸던 이 대회에서 무엇보다도 뛰어난 미모와 춤 실력을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한 15살 소녀가 "한국에 가서 K-POP 아이돌이 되고 싶다"고 밝힌 당찬 소감이 기억에 남는다.
드라마, 영화, 가요 등 대중예술 분야에서 시작된 한류의 물줄기는 어느덧 아시아를 넘어 세계 곳곳에 거세게 흐르고 있다. 중국, 동남아의 공항에는 한국의 아이돌을 환영하는 인파가 넘쳐나고 있고, 심지어 문화강국인 일본에서조차도 한류 열풍은 뜨겁다. 또 유럽, 미국, 남미 등 이제 한류는 아시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뻗어가고 있다. 심지어 미국의 빌보드차트에는 최근 한국 가요인 'K-POP'을 담당하는 분야도 생겼다. 이처럼 한류가 세계로 뻗어나가면서 그 파급효과는 문화적 경제적인 효과를 배가시키는 것을 넘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브랜드를 제고하는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하지만 한류가 일시적인 붐이 아닌 문화현상으로 지속되기 위해서는 대중예술 분야에만 의존해서는 한계가 있다. 대중예술에서 비롯된 한류가 순수예술로 파고들어 한류문화의 고급화와 다양화성을 보여줄 때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드라마나 K-POP과 같은 대중문화가 한류의 폭을 넓히고 대중화에 큰 기여를 했다면, 이제는 보다 다양한 한국문화를 세계에 보여줘야 할 때다.
그 가능성을 올 봄 가야금 명인 황병기 선생의 국악칸타타 '어부사시사'에서 보았다. 국악과 양악의 경계를 허물고 국악관현악단과 양악관현악단, 바리톤, 테너 등 130여명이 출연해 동양의 '비발디의 사계'로 불린 이 작품은 우리의 정서가 담긴 '한국 클래식'이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현대적으로 우수한 예술임을 보여 주었다.
이처럼 한국은 긴 역사를 지닌 만큼 그 문화도 다양하다. 다만 콘텐츠화에 늦었을 뿐이다. 그런 면에서 대중문화로 인해 세계가 한국과 한국문화를 주목하고 있는 지금이 한류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질을 높일 수 있는 기회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한국문화를 보다 더 이해하고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한국 국민들도 인정하지 않는 한국 문화를 세계인들이 봐줄리 없기 때문이다.
최근 필자는 대중문화뿐만 아니라 우리의 전통문화, 순수예술 등을 기반으로 한류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사다리를 놓고자 '아츠 앰배서더 아카데미'에서 관련 주제로 논의를 한다. 우리의 빛나는 문화를 새롭게 해석하고 이를 재료로 매력적인 고급 한류문화를 만들어 K-POP을 능가하는 K-무용, K-뮤지컬, K-문학 등을 탄생시키고자 하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류스타들만이 민간외교관이 아니다. 국민 한명 한명이 민간 문화예술대사로 거듭나야 한다. '아츠 앰배서더 아카데미'에서 문화예술로 소통하고자 하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여 우리의 문화, 예술, 정서를 이해하고 직접 체험하고 창작하는 과정에서 한류가 양의 문화에서 질의 문화로 전환될 수 있도록 변화와 진화를 이끌어갈 것이다.
독자들의 PICK!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은 "한국에 비빔밥정신이 있는 한 멀티미디어시대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미 반세기 전 한류를 이끈 그의 비디오아트가 계속해서 세계인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최신의 과학기술을 작품에 응용함과 동시에 아리랑, 김소월의 시, 태극기와 호랑이 같은 한국의 정신과 가치를 담았기 때문이다. 시대를 넘어서 영원으로 이어지는 명품한류를 만드는 열쇠는 한류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함께 이를 우리의 문화와 창조적으로 융합해내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