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구본정, 국내 첫 개인전 '오만과 편견'··· 28일까지 옵시스아트 화랑

"생존을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수컷의 모습이 마치 제 모습 같았어요."
용맹스러운 동물과 세계경제의 중심인 월가의 모습을 한 폭에 담은 작업으로 서울 종로구 소격동 옵시스 아트 화랑에서 국내 첫 개인전 '오만과 편견'(Arrogance & Prejudice)을 열고 있는 서양화가 구본정(41).
그는 "3년 전부터 시작한 동물시리즈 작업을 발전시켰고, 지난 2년간의 작업 중 20점을 골라 이번 전시에 선보이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 태생인 구본정 작가는 서울예고,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다니던 중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뉴욕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 독특한 이력을 지닌 그는 대학 시절 내내 연예 기획사에 재직하며 홍대 앞과 강남 클럽을 주름 잡는 20대를 보내다가, 돌연히 미국 뉴저지에 있는 드류대학교(Drew University)로 유학을 갔다. 그곳에서 신학석사(M.Div.)를 받고 전도사가 되어 8년을 보내며 틈틈이 세속화된 종교를 풍자하는 그림을 그리고 몇 차례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3년 전부터는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구 작가의 작품은 자본주의 정글에서 숨가쁘게 살아가는 적자생존의 절박함이 느껴진다. 그는 종교와 시장, 예술은 서로 다른 영역이지만 같은 구조로 이루어진 세계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수컷이 가진 허세가 단지 우스꽝스러운 게 아니라 숙연함으로 보이기 시작했어요. 더 확장하면 생존을 위한 처절함이랄까요? 특히 제가 살고 있는 뉴욕의 환경을 보다보니 인간의 모습은 모두 다르지만 생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똑같다고 느꼈습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매우 사실적이며 거대한 힘을 자랑하듯 보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무척 슬픈 눈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 작가는 "어쩔 수 없는 그런 슬픔을 담으려고 했다"며 "육식동물은 살아남기 위해 때론 육식성을 감춰야하고 초식동물도 영악하고 야비해질 때가 있는데, 이처럼 본성과 다른 엇갈림에 대해 작가의 눈으로 다시 보고 그것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개인전을 계기로 한국에서 더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지금까지 인간 본성 속에 내재된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작업했다. 앞으로 그 욕망의 모습이 구 작가만의 표현방식으로 어떻게 구현될지 기대된다. 이번 전시는 오는 28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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