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스치앙 살가두의 ‘제네시스(GENESIS)’展 세종문화회관에서 내년 1월 15일까지

“제 사진을 보러 온 사람과 보고 나가는 사람이 같은 사람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생존하는 최고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불리는 세바스치앙 살가두(70)의 말이다. 브라질 출신의 노작가는 그동안 빈곤, 폭력 등 사회적인 이슈뿐만 아니라 지구 환경이 파괴되는 현실을 흑백사진에 담아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를 던져왔다.
내년 1월 15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열리는 전시 ‘세바스치앙 살가두 제네시스(GENESIS)’에서는 살가두가 지난 2004년부터 갈라파고스, 마다가스카르, 알래스카, 사헬 사막 등 120여 개 국가를 돌며 포착한 사진 245점을 만날 수 있다.
‘제네시스 프로젝트’라 불리는 이번 전시는 살가두가 사람의 접근조차 힘든 곳에서 몇 주에서 몇 개월씩 머물며 8년간 기록한 작품들로 이루어졌다. 앞서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싱가포르 등을 거친 ‘제네시스’ 전은 이번에 서울에서 첫 선을 보인다.
브라질 상파울로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를 받고 프랑스 파리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수료한 살가두는 1975년 포토그래퍼로 입문해 국제 자유 보도사진 작가 그룹인 ‘매그넘’의 정회원으로 가입한다. 이후 사진집 ‘사헬(Sahel)’, ‘노동자들(The Workers)’, ‘이민자들(Migration)’ 등으로 주목을 받은 그는 미국의 유진 스미스 상, 독일의 오스카 비르낙 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

이번 전시 ‘제네시스’에서는 창세기(創世記)를 뜻하는 제목처럼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지구의 가장 순수한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공개된다. 전시는 살가두의 아내인 레일리아가 편집하고 디자인했으며, 촬영 장소에 따라 △남극 대륙 △안식처 △아프리카 △북구 공간 △아리조나와 판타날까지 5개 섹션으로 나누어 구성됐다.
그동안 주로 사람을 찍었던 살가두는 제네시스 프로젝트를 통해 인간이 아닌 피사체를 카메라에 담는 작업을 시도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해 살가두는 “진정한 모험이자 대단한 배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작가는 정글, 사막, 북극 등 세계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과 문명사회와 동떨어져 사는 사람과 동물의 경이로운 모습을 필름에 새겼다. 이를 통해 지구의 장엄함을 칭송하는 한편 우리가 이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던진다.
살가두의 작품은 모두 흑백톤이며 아날로그 방식으로 인화했다. 한국 전시를 담당하는 조수경 큐레이터는 “흑백 사진은 색채감이 없는 대신 깊은 맛을 오래도록 느낄 수 있으며 작품을 볼 때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확장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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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이구아나=살가두가 제네시스 프로젝트를 시작한 2004년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찍은 사진이다. 자연사 박물관이라 불리고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영향을 준 갈라파고스에서 살가두는 이구아나의 앞발을 눈여겨본다. 비늘 아래 발가락이 자신의 손가락과 다르지 않음을 깨달은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 모두가 동일한 기원에서 나왔음을 전달하고자 했다.

■턱끈 펭귄=이 사진은 2009년 살가두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펭귄 산다는 사우스 샌드위치 제도에서 찍은 빙하 위 턱끈 펭귄의 모습이다. 펭귄에게 바다는 먹잇감을 구할 수 있는 곳이자 천적이 우글거리는 공포의 장소다. 펭귄 무리는 바다에 들어갈 때 머뭇거리지만, 한 마리가 먼저 바다로 뛰어들면 나머지 펭귄들도 두려움을 잊고 뒤따른다.
◇‘세바스치앙 살가두 제네시스(GENESIS)’展=내년 1월 15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입장권 1만5000원, 중고생 1만원, 초등생·어린이 8000원. 문의 02-722-2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