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도 헷갈리는 우리말]임대, 임차

[기자도 헷갈리는 우리말]임대, 임차

최소영 기자
2006.08.29 15:48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자기 건물이 가압류돼 1억5000여만원이 필요하자 기존 임대차 계약이 해약되지도 않은 자기 건물 내 사우나를 박모씨에게 임차해 주겠다고 속여 2억7000만원을 받아 가로챘다'고 밝혔다." 앞 문장에 쓰인 '임차'는 잘못 쓰인 것입니다. 여기서는 '빌리다'의 뜻을 가진 '임차'가 아니라 '돈을 받고 물건을 빌려 주다'란 뜻의 '임대'를 써야 하며 우리말로 '빌려 주다'를 써도 됩니다.

"우체국 TV뱅킹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거주 지역의 케이블방송 사업자에게 디지털케이블방송 서비스를 신청한 후 셋톱박스 등을 임대해 설치하면 즉시 이용이 가능하다." 이 문장은 앞에서와 반대로 '임차'를 쓸 자리에 '임대'를 써서 틀린 표현이 돼 버린 경우입니다. 셋톱박스 등을 빌려서 설치하면 즉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니 '빌리다'란 의미를 가진 '임차'를 써야 합니다.

다시 한번 설명하자면 '임대'는 '돈을 받고 빌려 주는 것'이고, '임차'는 '돈을 내고 빌려 쓰는 것'입니다.

앞에서 예로 든 두 문장은 '주인'이 한순간의 착각으로 반대의 뜻을 가진 한자어를 쓰는 바람에 뜻하지 않게 '기자도 헷갈리는 우리말'에 잘못된 문장으로 실리는 불상사(?)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굳이 한자어를 고집해서 이런 잘못을 하는 것보다 쉬운 우리말로 표현하는 게 훨씬 더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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