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화장품·유통 '맑음'… 주류·섬유 '흐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국내 소비재산업에도 상당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최근 들어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으로부터 수입물량이 많은 농업·섬유·주류 등 분야에선 한·중 FTA를 우려하는 모습이며, 반면 가공식품·화장품·유통 등 업계에선 한·중 FTA가 중국시장을 개척하는데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중 FTA가 타결될 경우 가장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는 분야는 농업이다. 2009년 기준 한국의 대 중국 농수산물 무역수지 적자는 20억 달러를 넘는데, FTA 이후엔 적자폭이 한결 불어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2009년 기준 한국의 대 중국 농산출금액은 3억2700만달러에 그친 반면 중국산 농산물 수입금액은 17억달러에 달했다"며 "양국 간 FTA가 타결되면 이 같은 농수산물 무역수지 적자폭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농수산물 외에도 한약재나 특용작물, 화훼류 등에 이르기까지 중국산 수입이 늘면서 국내 관련 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
그러나 2차 가공식품은 한-중FTA 체결로 대 중국 수출에 물꼬를 틀 수 있다. 국내 식품업계 관계자는 "한-중 FTA 타결 시 중국 정부의 관세 인하 내지 철폐로 주요 품목별로 수입가격이 현재보다 10~30%이상 저렴해질 수 있다"며 "중국 내에서 한국산 가공식품의 선호도를 감안할 때 판매 신장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같은 유통 분야도 현재 품목과 자격, 지분율 등을 제한하고 있는데 한-중FTA가 타결되면 일부 규제가 풀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반면 주류산업은 한-중FTA 체결로 칭따오 맥주 같은 세계적 맥주가 싼 값에 수입될 수 있어 우려하는 모습이다.
주류업체 관계자는 "한-EU FTA 타결로 유럽 맥주가 싼 값에 들어오는데다 중국과 FTA까지 타결되면 칭따오 맥주처럼 브랜드 인지도가 뛰어난 맥주 수입가격도 이전보다 저렴해질 수 있다"며 "국내 맥주업체들에게는 반갑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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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미 중국에 활발히 진출해 있는 일부 식품 기업은 한-중 FTA 타결에 크게 주목하지 않고 있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앞으로 2~3년내 중국 현지법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제한 뒤 "이렇게 중국 현지법인을 적극 가동중인 한국 기업들은 FTA 타결되더라도 큰 반사이익은 없다"고 말했다.
패션 섬유업계는 한-중 FTA를 우려하는 눈치다. 일부에서는 생산기반이 흔들려 농업과 비슷한 수준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반응도 있다. 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한-미 FTA는 연간 1.8조억달러, 한-EU FTA는 2.2억달러의 섬유 수출 증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러나 한-중 FTA가 체결되면 우리 섬유패션산업 생산기반이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의 지난해 대 중국 섬유 수출액은 27억4000만 달러다. 반면 중국산 섬유 관련 수입금액은 53억7000만 달러로 무역수지 적자가 심각하다.
반면 화장품업계는 한-중 FTA를 은근히 반기고 있다. 대한화장품협회 관계자는 "중국은 우리 화장품산업의 가장 큰 수출국"이라며 "큰 틀에서 보면 FTA 타결로 대 중국 수출이 더 활기를 띨 것"이라고 했다. 한국산 화장품의 대 중국 수출은 지난해 5억9693만 달러로 중국산 화장품 수입액(1억5636만 달러)을 크게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