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박재완, 취임 한달 합격점 받았지만…

[기자수첩]박재완, 취임 한달 합격점 받았지만…

김경환 기자
2011.07.04 17:44

"열정은 스피드건에 찍히지 않는다." "교만한 병사는 반드시 패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한지 한 달이 지났다. 박 장관은 4일 재정부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함께 힘을 모아 전설적인 작품에 도전해보자"는 말로 지난 한 달의 경험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박 장관 스스로의 행보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느껴지는 말이었다.

그는 재정부 직원들을 '명불허전'이란 최고의 찬사로 칭찬하면서도 혹시 부족할지 모를 2%를 함께 채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엘리트주의'를 경계하고 '갑의 마음'에 길들여져서는 안 된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소통에 기반한 부드러운 리더십을 추구하는 박 장관의 면모가 잘 드러났다.

박 장관은 한 달이라는 짧은 재임기간에도 불구하고 국회일정, 현장방문, 각종회의주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확정, 한·일 재무장관 회담 등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해내면서 몸소 치열함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줬다.

내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우후죽순처럼 터져 나오고 있는 무상복지 등 포퓰리즘적 요구에 대해 "스파르타의 300전사처럼 맞서 싸워야 한다"며 강단 있는 모습을 보였다. 검은색 대형세단 대신 비좁은 준중형 하이브리드 차량을 이용하는 인간적인 소탈함도 보여줬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는 성장률을 낮추고 물가전망을 상향조정하는 등 유연함도 돋보였다. 감세철회, 반값등록금 등 정치권에서 촉발된 논란에 대해서도 재정부의 입장을 소신 있게 밝히기도 했다.

박 장관의 이 같은 면모는 재정부 관료 경험이 적다는 주변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가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과제는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물가는 정부의 온갖 처방에도 불구하고 6월에 다시 4.4%로 급등해 서민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은 내수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지만 전임 장관들이 손도 대지 못한 문제다.

정권말기를 맞아 떨어지고 있는 정책 추진동력과 해이해지고 있는 공직기강도 다잡아 나가야 한다. 박 장관의 복지정책의 소신인 '일하는 복지'와 '맞춤형 복지' 등도 구체화해야 한다.

박 장관은 일단 취임 한 달 동안 보여준 행보로 '합격점'을 받았다. 그가 앞으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산적한 정책 현안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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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경제부장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입니다.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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