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유출사고 이후 태안주민 암 발생률 높아져"

"기름유출사고 이후 태안주민 암 발생률 높아져"

성세희 기자
2011.12.15 18:36

태안 주민과 군인, '산화스트레스' 나타내는 8-OHdG, MDA 농도 높아

태안 기름유출사고 이후 인근 주민의 건강상태를 조사한 결과, 호흡기와 폐손상 증상과 유전자 변형이 나타났다. 기름방제작업에 장기적으로 참여했던 군인과 자원봉사자도 건강 이상증세를 보였다.

환경부 산하 환경보건센터는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태안 기름유출사고 이후 주민 건강영향관리 토론회를 열었다.

발제자로 나선 노수련 태안환경보건센터 팀장은 "기름유출사고 이후 피해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8-하이드록시-2'데옥시구아노신(8-OHdG) 농도를 조사한 결과, 5.61㎍/g-크레아티닌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폐광산 지역 주민보다 약 2배, 일반인보다 약 3배 높게 나타난 수치"라고 말했다.

이는 태안주민 체내세포가 유전자 손상과 DNA 변형을 일으켜 암을 유발할 확률이 높다는 의미이다. 8-OHdG 농도는 주로 세포조직에 염증이 일어나는 '산화 스트레스'를 나타내는 지표로 체내 DNA 손상 정도를 나타낸다. MDA는 세포막의 지질과 활성산소가 반응해 만들어지는 지질 과산화물이다. 이 물질은 세포막과 DNA에 장애를 일으킨다고 알려졌다.

하미나 단국대 의과대학 교수는 "스페인에서 2002년 발생한 프레스티지호 기름유출사고 이후 기름에 노출된 주민은 호흡기 이상과 유전자 변화가 발견됐다"며 "체내 유전자가 손상되면 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태안에 거주하는 아동은 기름에 노출된 뒤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앓는 아동 수가 다른 지역보다 많았다. 지영구 단국대 의과대학 교수는 "태안 기름유출사고지점과 가까운 곳에 거주할수록 천식을 앓는 어린이 천식 유병률이 높게 나타났다"며 "어린이가 원유 독성에 노출되면서 호흡기와 폐가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름유출사고 이후 자발적으로 기름방제작업에 참여했던 자원봉사자들의 건강상태 역시 좋지 않았다. 정해관 성균관대 의대 교수는 "유류오염 초기에 방제 작업량이 많았던 태안자원봉사자의 8-OHdC와 MDA 농도가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유출사고는 일회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몇 십 년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후유증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인근 주민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 유출된 원유에 오염된 해산물을 몇 십 년씩 먹게 된다"며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포괄적이고 환경 피해자를 구제하고 보상할 환경오염피해구제법을 제정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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