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 역량평가 의무화 추진···"정부, 인사개입 강화되나" 비판도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한국전력(43,400원 0%), 석유공사, 가스공사 등 지식경제부 산하 주요 공기업 임원을 대상으로 고위공무원급의 '인사청문회(역량평가)'가 도입된다. 엄격한 자질검증을 통해 '9·15 정전사태' 같은 비상 상황시 위기대응능력을 높이고'기관장 측근 낙하산 인사' 논란도 끝내겠다는 의도다.
11일 정부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산하 공기업 기관장이 임원을 선임할 때 문제인식, 전략적 사고, 위기 대처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일종의 인사청문회, 즉 역량평가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관련 규정 개정에 착수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한전, 전력거래소, 한국수력원자력 등의 전력계통운영(SO) 책임자와 같이 국민의 생활과 안전에 밀접한 관계를 가진 직책을 대상으로 역량평가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의 자원개발 책임자처럼 국가 미래전략과 안보와 관련된 직책도 대상에 포함 된다"고 덧붙였다.
지경부의 결정은 국민생활 안정 및 국가 성장기반 확충 등을 위한 핵심 공기업의 정책 역량을 끌어 올리는 동시에 논란이 지속되는 임원 선정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현재 공기업 임원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당 기관장이 임명하고 있으나, 일부 정실인사나 보은인사가 많아 전문성과 도덕성이 모두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역량평가 대상 직책은 △한전 사업총괄본부장·기술본부장 △전력거래소 운영본부장 △한수원 안전기술본부장·발전본부장 △석유공사 부사장·비축사업본부장 △가스공사 자원사업본부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전력 운영과 관련 △한전 영업처장·송변전전략실장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선터장·계통운영처장 등 1급 직책에 대해서도 평가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들을 합칠 경우 역량평가가 의무화되는 직책은 모두 20~30개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 방법은 고위공무원 승진 내정자가 받는 '고공단 역량평가 기법'이 유력하다. 내정자들을 9명의 평가전문위원으로부터 문제인식, 전략적사고, 성과지향, 변화관리, 고객만족, 조정통합 등 6개 분야를 1:1 역할수행, 집단토론, 서류함기법((In-Basket) 등의 기법으로 평가 받는다. 이 과정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받지 못할 경우 고위공무원 승진이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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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취지와 달리 인사검증을 명분으로 공기업 경영 전반에 대한 정부의 '입김'이 더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지금도 사실상 인사권을 정부가 틀어쥐고 있는데 역량평가 제도가 도입될 경우 공기업 자율 경영은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것이다.
김철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가 (기관장 인사권 등을 통해) 사실상 손에 쥐고 있는 임원 인사권을 노골적으로 행사하겠다는 취지로 볼 수 있다"며 "정부 권한 강화보다는 임원추천위원회 기능을 강화하는 등 다른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