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신규계약 월세비중 높은 현실 반영…올해말 소비자물가 구성품목 및 가중치 전면 개편

통계청이 올해 연말 소비자물가 구성품목과 가중치를 개편하면서 월세 물가 가중치를 높인다. 최근 주택 신규계약 시 월세비중이 높고 가구별 월세 부담액도 커진 현실을 고려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물가상승률(CPI)도 다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경준 통계청장은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소비자물가 지표와 체감물가의 괴리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최근 3~4년간 월세가구가 많이 늘었고 세부담액도 늘어난 점을 고려해 월세의 소비자물가 가중치를 지금보다 높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은 현재 481개 품목을 기준으로 소비자물가지수를 산출한다. 품목별 가중치를 고려하면 현재 전세(6.2%)가 월세(3.08%)보다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2배 이상 높다. 월세는 스마트폰이용료(3.39%), 휘발유(3.12%)보다도 가중치가 낮다.
그러나 저금리 여파로 집주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면서 주택 신규거래 시 월세 비중이 급증해 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147만2398건으로 전년대비 0.4% 증가했고 이 가운데 월세 거래비중은 44.2%로 집계됐다.
월세 거래량은 △2011년 43만6000건 △2012년 45만건 △2013년 54만건 △2014년 60만1000건 △2015년 65만1000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신규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 비중은 2011년 33.0%에서 4년 만에 11.2%포인트 커졌다. 서울 도심 일부지역은 신규 월세 계약율이 50~60%를 웃돈다.
국민들의 월세 부담액도 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주택의 평균 월세가격은 56만원(수도권 69만4000원, 지방43만9000원)이다. 특히 서울은 평균 월세가격이 81만2000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45% 비싸다. 서울 월세 거주자들은 보통 한해 1000만원씩 월세로 쓰는 셈이다.
전문가들도 월세 등 일부품목의 물가 가중치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월세나 사교육비 등 최근 소비지출 부담이 커진 항목들은 물가 가중치를 현실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통계청은 월세 이외에도 사교육비, 통신비, 일부 공공요금 등의 물가 가중치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 청장은 “현장 실태조사와 각계 전문가 및 주요 기관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올해 연말 최종적인 소비자물가 가중치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변경된 물가 가중치는 내년 통계부터 적용된다.
물가 가중치가 재조정되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다소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7%로 1965년 통계작성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세를 고려해도 매우 낮은 수준인데 이 때문에 물가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