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관세청, 천연가스 관세 탈루 조사 논란

[단독]관세청, 천연가스 관세 탈루 조사 논란

세종=유영호 기자
2017.04.13 05:21

에너지업계 "국제 에너지시장 관행 무시한 탁상행정" 강력 반발

관세청이 포스코가 천연가스 수입가격을 낮춰 신고해 1000억원대에 이르는 관세를 탈루한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포스코를 비롯한 에너지업계는 관세청이 국제 에너지시장의 관행 및 규제를 무시한 채 탁상행정을 피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11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최근 포스코가 인도네시아 탕구광구에서 도입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신고)가격이 국제시세보다 터무니없이 낮다고 판단하고 전담팀을 꾸려 조사를 개시했다.

포스코는 2004년 계약을 체결하고 2005년부터 탕구광구에서 매년 약 50만톤의 물량을 ‘산업용’으로 직도입해 포항·광양제철소에서 사용하고 있다. 관세청은 이 중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도입한 약 250만톤 규모의 물량에 대해 포스코가 1000억~15000억원의 관세를 탈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곧 조사관이 현장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세청은 포스코가 일부 계약옵션으로 수입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췄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도착지 제한’(지정한 국가로만 도입 가능)과 ‘처분제한’(제3자 판매금지)이다. 따라서 ‘정상가격’을 기준으로 과세가 다시 이뤄져야 한다는 게 관세청의 입장이다.

관세청은 비교가격으로 한국가스공사의 평균 LNG 도입가격을 내세우고 있다. 포스코의 수입가격은 가스공사와 비교해 50% 이상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법 30조와 관세법 시행령 21조는 신고가격이 동종·동질물품 또는 유사물품의 거래가격과 현저한 차이가 있는 경우와 물품을 특정인에게만 판매 또는 임대하도록 하는 제한 등이 있는 경우 수입가격을 과세가격의 적정성을 판단하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에너지업계에서는 관세청의 탈루 주장이 각종 규제를 받고 있는 에너지업계의 현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우선 도착지 제한 옵션은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어서 유동적이지 않은 천연가스 시장에서는 일반적인 관행이다. 바이어(수입자)간 매매가 이뤄질 경우 가격 변동성이 커져 개발프로젝트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할 것을 우려한 일종의 통제조치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중동 등 전통적 가스 수출국과 맺은 계약에서는 공급받은 천연가스를 자국 내에서 소비하고 남은 물량을 다른 국가로 수출할 수 없도록 한 도착지 제한 조항이 통상적”이라고 말했다.

처분제한 조항도 국내 현실을 반영했다고 강조한다. 현행 도시가스사업법은 가스공사를 제외한 민간기업은 가스발전소 등 자가 소비용에 한해 제한적으로 천연가스를 도입할 수 있으나 제3자에게 재판매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수급관리 등 제한적인 경우에 한해 가스공사에게 판매 등을 허용할 뿐이다. 따라서 처분제한 옵션은 이런 상황을 고려한 문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에너지업계의 입장이다.

아울러 에너지업계는 포스코의 수입가격이 가스공사의 평균 도입가격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도 2003~2005년 사이 이뤄진 계약의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게다가 전 세계에서 들여오는 가스공사 평균 도입가격과 개별 계약 건의 수입가격을 비교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2003~2005년은 공급과잉으로 가스시장이 바이어 우위였다”며 “포스코의 수입가격이 가스공사의 평균 도입가격과는 차이가 있지만 비슷한 시기 계약을 맺은 일본기업 등과 비교하면 적정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결과적으로 가스 수입가격을 낮춘 것은 국민 부담을 그만큼 낮췄다는 의미”라며 “세금을 탈루하는 부도덕한 기업으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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