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경제 위축을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라고 규정하고 21일 특단의 일자리 대책을 내놓는다.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정부 대책은 좋은 참고서다. 정부가 과거 위기 때와 비교해 고용유지에 총력을 기울이듯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는 대목을 따져봤다.
2001년 7월 고용노동부(당시 노동부)가 펴낸 실업대책백서에 따르면 1997년 말 터진 외환위기에 대응한 첫 일자리 대책은 1998년 3월 나온 '종합실업대책'이다.
이 대책은 △고용안정 △일자리 제공 △직업훈련과 취업알선 △실업자 생활안정 등 4개 축으로 구성됐다. 정부가 21일 발표할 일자리 대책을 △고용유지 △실업대책 △긴급 일자리·새로운 일자리 창출 대책 △사각지대 근로자 생활안정 등 4가지 범주로 제시한 것과 유사하다.

1998년 김대중정부는 고용안정을 위해 일자리 나누기, 일시휴업 지원, 인력재배치 지원, 고용유지훈련 지원 등을 강화했다. 일시휴업 지원은 회사 문을 잠시 닫으면서 직원을 내보내지 않은 기업에 인건비를 보조하는 고용유지지원금과 같다. 1995년 고용보험을 도입하면서 시작된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는 외환위기 당시 생긴지 얼마 안돼 활용도가 높진 않았다.
이에 더해 김대중정부는 노동자 근로시간을 줄여 감원을 방지한 사업주, 업종전환 후 기존 노동자의 60% 이상을 계속 고용한 사업주, 고용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직업훈련 실시로 고용을 유지한 사업주 등에게 지원을 강화했다.
실직자를 위해 공공일자리 및 생활안정지원 확대 방안도 내놓았다. 공공일자리는 풀뽑기, 하천 청소, 교통정리 및 주차 계도, 자율방법 요원 등 지방자치단체가 각자 사정에 맞게 마련했다.

아울러 실업급여 하한액을 최저임금의 50%에서 70%로 상향 조정하고 고용보험 적용 사업장은 5인 이상에서 1인 이상으로 확대했다. 실업급여 사각지대 노동자는 생활안정자금, 생업자금, 주택자금을 낮은 금리로 빌릴 수 있었다.
2008년 9월 벌어진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일자리 대책은 같은 해 말부터 본격 가동됐다. 당시 이명박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비율을 높였다. 고용유지 기간 중 훈련을 실시한 기업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은 180일에서 270일로 연장했다. 청년 인턴 활성화도 금융위기 일자리 대책의 큰 특징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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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일자리 대책의 초점을 고용 유지에 맞춘 건 실업자 대량 발생을 막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경험 때문이다. 고용유지 대책을 내놓는 속도와 폭은 빠르고 커졌다. 고용부는 지난달 모든 중소기업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비율을 90%까지 끌어올렸다. 금융위기 때 시도하지 않았던 지원 수준이다.

가장 강력한 실업대책인 실업급여 특별연장급여 카드는 아직 나올 단계가 아니다. 특별연장급여는 수급 기간이 끝나더라도 실업급여를 2개월 더 지급하는 제도다. 환란 후 반년이 지난 1998년 하반기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시행됐다. 정부는 외환위기 때처럼 실업자가 현재 실업급여 지급기간(120~270일)으로도 버틸 수 있는지 지켜본 뒤 특별연장급여 실시 여부를 정할 방침이다.
나랏돈만 축내는 일자리 사업은 경계 대상이다. 김대중정부는 실업백서를 통해 외환위기 당시 일자리 창출 대책이 단기적이고 임시적인 일자리만 늘렸다고 자성했다. 금융위기 때 청년인턴은 양질의 일자리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고용보험 사각지대, 청년 등을 위한 일자리 창출 방안을 마련 중인 정부가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다.